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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사드의 전쟁이 발발해 온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잔학한 참상 때문이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촉발된 이번 전쟁은 무고한 민간인을 무참히 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하고 잔악하기 그지없다. 지금까지 양측의 사상자는 모두 1만 명이 넘고 있고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교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측 사망자는 1,300여 명, 부상자는 3,2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만 어린이 447명과 248명의 여성을 포함해 1,417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서안지구에서 발생한 사망자 31명을 더하면 총 1,448명이다, 팔레스타인 측 전체 부상자는 6,868명으로 파악됐다고 알려졌다. 이는 사상자 규모가 1만 명을 넘긴 수치이다. 불과 6일 만의 일이다. 6천 발 이상의 폭탄이 가자지구에 쏟아졌다. 하마스는 이미 7천 발의 로켓을 이스라엘 날리며 대대적인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하마스 목표물을 겨냥한 대대적인 보복 반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특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자지구는 거의 초토화됐다.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무고한 민간인이 되고 있다. 아비규환의 현장이자 생지옥이 따로 없다. 국제법 타령은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다 처음 하마스는 예루살렘을 포함한 이스라엘 도시에 수천 발의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기습공격하면서 120명 이상의 인질을 납치했다. 민간인과 군인들이다. 가자지구에 억류되어 있다. 납치된 인질도 외국인들이 다수여서 초미의 관심사다. 하사드는 22개 이스라엘 도시와 군 기지에 침투해 거리에서 집에서 민간인을 무참히 죽이고 인질을 납치해 갔다. 인질을 인간 방패로 내세우고 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등이 석방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그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기습적인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그야말로 독이 올랐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가 며칠 만에 초토화되고 남부지역으로 대피하라는 경고까지 내려진 마당에 인질 문제가 얼마나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벌써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따른 상황에서 일부 인질들이 희생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참으로 비극적이다. 온 세계가 경악하며 하루속히 비극적인 상황이 끝나길 바라고 있다.
이번 전쟁 발발의 상황을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차이가 난다. 월등히 우세한 군사력을 갖춘 러시아가 금방이라도 끝낼 것같이 지난해 2월 24일 침공한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사드의 전쟁은 다르다. 이번에는 2년여를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이스라엘의 군사력에 비해 턱없이 약한 군사력을 갖고도 마치 이길 듯이 기습 공격을 감행한 하사드의 공격이기 때문이다. 무모한 것인지 용감한 것인지 참으로 의아할 정도다. 기습적으로 침투해 주로 나약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많은 잔혹한 살상을 자행했다는 점에서도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심지어 영유아까지 잔학하게 죽였다. 한마디로 광란의 전쟁이다. 우크라이나에서도 무수한 민간인들이 처참하게 죽어갔다. 인면수심의 무자비한 전쟁이 21세기를 혼돈으로 몰고 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보복 공격은 주변 시리아와 헤즈볼라 등과도 연계되면서 전쟁 확산의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 혹시 3차대전이 이곳에서 벌어지지는 않을지 벌써 우려감이 크다. 지금은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극한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얼마나 많은 희생이 뒤따를지 막막한 전쟁상황이다. 이스라엘과 하사드의 전쟁은 마치 종교전쟁과 같아 보인다.
우리가 주목할 점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동안 평화에 젖어있던 유럽을 잠 깨우게 했다는 점이다. 러시아 침공에 놀란 각 나라들은 전력을 증강하기 위해 부랴부랴 나섰다. 대표적인 국가가 폴란드다. 우리나라로부터 전차와 자주포 등 무기를 구매하며 국방력을 한층 강화했다. 루마니아, 핀란드 등 다른 나라들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동안 가볍게 보았던 전쟁을 가까이서 보면서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유비무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여기에다 이스라엘과 하사드의 전쟁이 촉발된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경험하며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는 군비증강이 세계적인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전개되는 험악한 국제질서 속에 살아남기 위한 자구노력 없이는 그 누구도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6·25 전쟁이란 엄청난 비극을 겪은 나라다. 그것도 동족상잔의 참혹한 전쟁으로 무수한 인명이 희생되었다. 6·25전쟁은 127만 명의 사망자를 낸 전쟁이다. 남북 민간인은 약 53만 명, 한국 군경은 14만 명, 북한군은 52만 명이 숨졌다. UN군 사망자 중에서 미군의 사망자가 수가 약 89%인 3만3,669명이다. 전시 무수한 민간인 학살이 곳곳에서 자행됐다. 서울대학교 부속병원 학살 사건, 함흥 학살 사건, 영광군 학살 사건, 303고지 학살 사건, 대전교도소 학살 사건, 거창 민간인 학살 사건, 보도연맹 학살, 산청·함양 양민 학살 사건, 국민 방위군 사건 등등 곳곳에서 벌어진 참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전쟁 동안 남한과 북한을 합쳐서 약 300만 명 가까이 사망 또는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 전쟁이나 2차 세계대전에 비해서도 한국전쟁은 민간인 사망자 비율이 높다고 한다. 이런 비극적인 6·25전쟁 발발 73주년을 맞는 지금도 불안한 평화를 누리고 있는데도 정전상태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나라 형국이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의 참상은 특히 우리나라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너무 크다. 남의 나라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절박한 현실이다. 남북한의 심각한 대치 상황에서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이스라엘 정치권처럼 분열과 대립으로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가 기습적으로 당하며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당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21세기 전쟁은 발전된 무기만큼이나 상상을 초월한 인명 살상과 비극적인 참상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힘없는 평화는 공허한 메아리임을 자각해야 한다. 늘 방안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권의 각성이 요구된다. 이스라엘 정치권이 반면교사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두 전쟁의 비극적인 상황이 우리의 대비 태세에 엄청난 경각심을 던져주고 있다. 늦기 전에 모두가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202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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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에게 보낸 국민 환호
항저우 제19회 아시안 게임은 모처럼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태극전사의 멋진 모습에 국민은 환호했다. 금메달도 자랑스러웠지만, 동메달도 값진 모습을 보였다. 우리 선수들이 투혼을 불태우며 이룩한 경기 장면과 결실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무한한 잠재력과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수영을 비롯해 탁구, 양궁, 축구, 배드민턴에 이르기까지 뉴스타의 탄생과 최강의 기량을 선보였다. 만리장성의 장벽은 넘은 탁구 여자복식의 드라마는 국민에게 무한한 엔도르핀을 선사했다. 시상식 장면의 정겨움도 중국 대륙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경기에서는 당찬 모습을 보이면서도 경기 후에는 보여준 신유빈, 전지희 선수의 겸손함과 구김살 없는 순수함이 금메달을 더욱 빛나게 했다. 이런 결실을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훈련과 준비과정을 거쳤을까 생각하면 숙연해지기도 한다. 기쁨과 눈물이 교차하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항저우 하늘에 울려 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며 함께 즐긴 국민은 오랜만에 환호와 함께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느끼는 시간을 보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다.
이번 아시안 게임을 보면서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보았다. 비겁한 경기 행태로 스포츠정신을 먹칠하던 모습이다. 바로 우즈베키스탄과의 축구 준결승전이었다. 경기 내내 육탄전을 방불케 하는 거칠고 험악한 태클과 경기 자세는 추한 모습으로 다가섰다. 승패를 떠나 축구 경기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행태는 박수는커녕 야유의 대상이 되었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만 하면 된다는 식의 비겁한 자세는 정정당당한 스포츠정신과 거리가 멀었다. 결국 도를 넘는 추한 반칙으로 퇴장당하는 수모를 당한 쪽은 우즈베키스탄 선수였다. 반면에 이에 당당하게 맞선 대한민국 선수들의 멋진 경기 모습은 더욱 빛났다. 그래서 승리의 감격도 컸다. 사실 중국과의 8강전도 마찬가지로 중국팀이 거칠게 다가섰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여기에서 느끼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못한 경기는 결과도 역시 패배자의 길이었다는 것이다. 정당한 승부야말로 승리의 기쁨도 배가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겁한 상대 선수들의 경기 모습과 자세는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의 선수들의 모습에서 아름답지 못한 행태도 목도되었다. 특히 패배 후 북한 선수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참으로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탁구가 됐건 배구가 됐건 남북 대결 경기에서 패배한 북한 선수들은 참으로 무미건조한 악수와 냉랭한 표정을 보였다. 마치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상징처럼 다가왔다. 이들의 경직된 자세는 곳곳에서 보였다. 특히 여자 복식 탁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우리나라 선수들이 보여준 여유 있는 밝은 모습과 대조되는 북한 선수들의 표정과 행동은 어딘가 어색하고 밝지 못했다. 사실 은메달도 매우 값진 것임에도 그랬다. 특히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패배한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들에게 살갑게 다가서는 우리 선수들이 오히려 멋쩍은 모습이었다. 승자와 패자의 진정한 격려와 축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멀게만 느껴진다. 양궁이나 다른 경기장에서는 패자나 승자 모두가 서로를 위로하고 축하하는 멋진 모습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서지만 유독 북한만은 그렇지 못했다. 앙숙처럼 외면하고 퉁명스러운 겉치레 인사로 경기를 마감하였다. 우리 선수들의 환한 모습과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에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멋진지는 탁구 시상식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정감 어린 배려장면을 보면 안다. 중국 대륙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다. 동메달 시상 장면이었지만 금메달 시상보다 더욱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정정당당한 스포츠정신과 태도가 얼마나 중요하며 그 결과를 더욱 빛나게 하는 지를 보여주었다. 숱한 땀방울을 흘리고 투혼을 발휘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자랑스럽고 멋진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에서 스포츠 정신을 망각하고 비겁한 경기 자세로 임하는 선수와 팀들은 박수받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 게임을 보면서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과연 무엇을 느꼈는지 자못 궁금하다. 정정당당한 선거운동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고 있는지 하는 점이다. 여당과 야당이 늘 찬반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는데 과연 정정당당한 논거를 갖고 대립하고 있는지 하는 점이다. 당리당략에만 급급하여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페어플레이는 뒷전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시안 게임이 바로 이를 보여주고 있다. 법과 원칙에 따르는 정치 자세야말로 바로 스포츠정신이나 태도와 마찬가지다. 반칙하지 않고 경기규칙을 준수하며 페어플레이해야 한다는 점에서 선거와 선출직 정치인의 자세와도 비견된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아시안 게임은 감동 못지않은 또 다른 커다란 울림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난마처럼 얽혀 싸움터 같은 모습을 보이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북한 선수들이 우리 선수에게 보여주는 냉랭한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정치 현장에서의 여당과 야당의 극한 대립과 반목은 박수갈채는커녕 국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감동 없는 대한민국 정치도 아시안 게임 시상대에 당당히 선 우리 선수들의 멋진 승리의 모습을 본받아 새롭게 거듭 태어나는 계기를 마련하면 어떨까 싶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리며 이 힘든 길을 걸어왔는지 우리 선수들의 값진 준비과정이 교차한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이룩한 이런 승리야말로 진정한 승리임이 분명하다. 이런 차원에서 항저우 아시안 게임은 우리 정치와 선거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정치인들도 국민 환호를 받으려면 법과 질서를 철저히 준수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한 진정한 페어플레이 정치선수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아시안 게임의 환호는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값진 승리를 일궈내기 위해 투혼을 불태운 우리의 젊은이인 태극전사들에게 보낸 국민 감동의 선물임을 직시하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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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심판(審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승전보가 국민 감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메달 소식 못지않게 모든 경기에서 보여주는 투혼은 그 자체가 감동이다. 이들이 흘리는 땀방울에는 대한민국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담고 있다. 최선을 다해 이뤄내는 금메달 현장은 그만큼 감동을 자아낸다. 그동안 이번 대회를 위해 쏟아온 땀방울의 결정체다. 수영에서는 금메달 3관왕이 탄생하고 펜싱과 e스포츠에서도 금메달이 쏟아지며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렸다. 이처럼 각종 경기 때마다 보여주는 선수들의 불타는 투혼을 접하면서 국민은 우리 선수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에 박수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경기 모습이 멋지다. 역시 스포츠 정신이야말로 승부 세계에서 가장 본보기가 되는 정신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의 금메달이 영광스러운 것은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이룩한 결실이라는 점이다. 은메달이나 동메달도 마찬가지다. 반칙과 조작과 거짓이 용인되지 않는 승부의 길이다. 반칙이나 약물에 의한 속임수는 들통이 나면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당연하다. 정정당당한 경기는 당연히 기본이다. 심판들의 경기 운영도 마찬가지다. 심판의 판정이 문제가 있다고 하면 어김없이 비디오 판독을 통하여 그 판정의 정당성을 가려내기 때문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심판판정에 문제가 많았던 경기도 있었다. 비디오 판독이 없었던 시절은 더했다. 축구 경기가 됐건 복싱 경기가 됐건 심판판정이 문제가 되어 늘 중계방송 아나운서들이 불만 섞인 방송내용을 전하던 때도 있었다. 심지어 88서울올림픽 당시 복싱 경기에서 미국 심판의 불공정한 판정으로 인해 국민감정이 상한 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소련 농구 경기 결승전에 소련을 응원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스포츠가 정정당당하지 못하면 그 경기 결과는 인정받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회자하는 사건이 있다. 이른바 쇼트트랙의 오노 사건이다. 오노 사건이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남자 1,500미터 결승에서 김동성이 1위로 골인했으나 안톤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김동성이 반칙한 것으로 오심 판결을 한 것이다. 오노 사건의 심판은 호주 출신의 제임스 휴이시(James Hewish)로 얼마나 사람들이 어이가 없었으면 제임스 휴이시는 한국 전용 실격 심판이라는 비아냥도 쏟아졌다. 경기 승부를 좌우하는 이런 오심과 편파 판정의 시비는 역대 중요 경기에서 숱하게 등장해 왔다. 하지만 이는 역사에 고스란히 남아 세계인들에게 회자하고 있다.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비겁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에서도 승부조작이 들통나는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 돈으로 매수한 경우인데 행위자는 지탄받고 퇴출당했다. 이런 행위는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비겁한 행위로서 용납되지 않는다.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여주는 훌륭한 경기 모습에서는 정정당당한 승부사의 모습이 멋지고 자랑스럽다. 대한민국의 정치 현장에서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국회를 비롯해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소모적이고 투쟁적인 정쟁이 넘쳐난다. 불법과 탈법, 부정부패의 꼼수가 난무하며 거짓이 판을 친다. 죄를 짓고도 큰소리치고 법정을 들락거리면서도 오히려 목소리가 크다. 죄 없는 사람들이 사법기관을 내 집 드나들 듯 오가는데도 떳떳하다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도 한참 맞지 않는다. 부정선거를 통해 뒤늦게 당선이 무효가 되고 선거판에 돈 봉투가 뿌려지고 있는데도 무고한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 반칙과 불법, 탈법으로 승자의 자리를 노리는 비겁한 행동이다. 이른바 민주 질서를 훼손하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정정당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정치권의 일부 몰지각한 행태는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아시안 게임에서 이런 모습의 경기가 생방송 된다면 과연 박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정치나 스포츠나 정정당당하게 겨뤄야 하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특히 최근에는 사법부의 법적 판단도 심판대에 오르고 있다. 과연 공정한 판결을 하고 있는지 하는 점이다. 사법부의 역할을 보면 원고와 피고를 두고 과연 누가 옳은지 비디오 판독을 하는 최후의 심판자와 같다. 한 점 의혹 없이 법대로 처리해야 하는 중차대한 심판이다. 불법행위자를 포장하는 기관이 사법부가 아니다. 우리나라 대법원 앞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저울과 법전을 들고 있다. 여기서 저울은 다툼을 공평하고 공정하게 해결하라는 뜻이고 법전은 정해진 법에 충실하게 재판하라는 뜻임이 분명하다. 오심과 편파 판결로 정의와 진실을 왜곡하는 행태를 경계하는 상징적인 모습이다. 작금에 사법부가 이런 정의로운 모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단순히 생각해 볼 일이 아닌 것 같다. 과거 군대 사조직을 방불케 하는 무슨 단체 출신의 판사들이 주요 요직을 독식하고 편파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 무엇보다 사법 정의가 국민 신뢰를 잃고 있다면 이는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법을 말하면서 ‘고무신도 짚신이 있다.’, ‘위록지마(謂鹿之馬)”라는 어불성설의 판결과 견강부회(牽強附會)의 논리모순을 보여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우리나라 헌법 제11조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명시한 헌법정신을 사법부가 훼손해서는 법치국가의 질서가 바로 설 수 없다. 여기에는 신분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법적으로 평등하다는 지침이 제시되고 있다. 오심과 편파 판정이 스포츠정신을 좀먹는 악질적인 행위라고 한다면 사법적인 오판과 편파적 판결도 민주 정신을 훼손하는 반헌법적인 적폐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가 썩는다면 대한민국의 정의와 미래는 없다. 이런 차원에서 아시안 게임에서 경기마다 올바른 판정을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심판들의 당당한 모습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선수들도 스포츠정신에 따라 경기규칙을 준수하며 정정당당하게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심판도 편파 판정과 오심이 없도록 공정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당연히 심판판정이 공정해야 진정한 승부가 가려지는 것이다. 비디오 판독처럼 3심제를 채택한 사법부도 공정한 저울과 법전의 의미처럼 정의로운 심판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아시안 게임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기심판과 같은 대한민국의 사법부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자못 궁금하다.
202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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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가을 단상
가을이 왔다. 2023년의 가을이다. 예전 가을은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로 덮인 삭막한 가을의 일상을 보냈다. 올해는 달라도 많이 다른 것 같다. 일상을 되찾은 가을의 분위기는 언제 코로나 사태를 겪었는지를 잊은 듯하다. 사람들의 모습에도 자유로움이 넘치고 마스크를 벗어버린 환한 모습에서 우리가 평소 누리던 여느 가을의 모습을 되찾았다. 가을을 반기는 듯 각종 축제와 체육대회의 열기도 마냥 뜨겁다. 대부분이 코로나 기간에 중단되었던 행사가 재개되는 것들이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것들도 있어 이채를 띄운다. 잔뜩 움츠렸던 지난가을과 너무나 대조되는 주변 분위기다. 코로나로 험악한 분위기를 보였던 지나 간 가을의 사회상이 언제였나 싶다. 예식장도 활기를 되찾고 각종 모임도 아무런 제약 없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지난가을과 대비되는 2023년 가을의 모습이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가을의 모습이다. 태풍을 이긴 들녘의 풍성함도 이 가을의 정취를 새롭게 하는 것 같다.
가을을 흔히 천고마비지절(天高馬肥之節)이라고 일컫는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뜻으로 하늘은 맑고 곡식은 결실을 보기 좋은 계절을 상징한다. 그래서 그런지 높푸른 하늘과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성큼 다가온 가을을 체감하게 한다. 어느덧 무더위가 물러가고 가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자연의 모습에서 변치 않는 위대한 섭리를 느끼게 한다. 곳곳에 피어난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의 한들거림도 빼놓을 수 없는 풍광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제 가을이 시작인지라 코스모스 피는 길이라는 대중가요도 이 가을의 시작을 장식하는 노래로 정취를 더한다. 가을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는 늦가을로 이어질 때는 낙엽이 가는 길이라는 대중가요가 또 가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이다. 무엇보다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고 탐스러운 과일이 넘쳐나는 올가을의 들녘이 수확의 계절로 다가와 넉넉한 마음을 안겨준다.
가을의 정취가 그 어느 해 보다 물씬 풍기는 2023년의 가을은 그래서 설레는 마음으로 맞게 된다. 추석 연휴도 무려 6일이나 이어진다. 이렇게 길게 연휴가 이어진 적이 언제 있었을까 싶다. 지난 몇 년간은 추석 명절을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고 통제적 상황에서 보내야 했다. 숨 막히는 삭막한 코로나 상황에서 추석다운 추석은 실종되고 말았다. 명절 분위기는 고사하고 답답한 코로나 일상으로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연일 환자 발생 숫자만 세고 사는 세월을 보냈다. 이제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는 가을을 맞았다. 이런 일상을 되찾은 시간이 사실 그리 길지 않았지만, 어찌 보면 한참을 지난 듯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특히 어린이들의 해맑은 얼굴을 가렸던 마스크가 사라지니 더욱 평화로운 가을의 모습이 다가선 듯하다. 올 추석 연휴가 긴 것은 마치 코로나로 빼앗긴 지나간 추석의 아쉬움을 마음껏 달래라고 하는 새로운 선물처럼 느껴진다. 가족과 친척, 친지들이 고향에서 이런저런 제약 없이 이 가을의 추석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게 되어 긴 연휴의 의미가 더욱 새롭다.
1년 중 가장 풍성하고 넉넉한 날인 추석은 가을의 서막과 함께한다. 추석의 여유로움이 배어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말하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같기만 바란다(加也勿 減也勿 但願長似嘉俳日)’라고 일컬어왔다. 참으로 정감이 넘치는 여유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코로나로 빼앗긴 우리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추석다운 추석을 올가을 다시 찾았다. 올 추석은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먹고, 보름달을 보며 소원 빌고, 강강술래를 하고 놀며, 조상의 산소를 찾아 성묘하는 풍요로운 날의 세시풍속을 자라나는 세대들도 익히는 날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위대한 섭리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다. 이 아름다운 가을을 맞았는데도 정치권만큼은 악을 쓰고 핏대를 올리며 난장판이다. 도대체 이들은 왜 국민의 생각과 엇박자를 내며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대립과 갈등, 투쟁에만 혈안이 되고 있는지 참으로 의아하다. 늘 상습적으로 정치투쟁만 일삼고 있으니 이를 보는 국민은 그저 한심할 뿐이다. 가을이 왔는데도 이들은 마치 한 겨울 엄동설한에 머무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삭막하고 강퍅하다. 말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다. 사생결단식이다. 덕스럽고 인자한 사회 지도자나 정치인의 모습은커녕 위선과 거짓이 난무하고 콧잔등 아물 날이 없다. 국회는 정쟁의 장으로 변모해 국민을 위한 생산적인 모습을 잃은 지 오래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내세우며 민생을 입버릇처럼 외치지만 기실 표리부동한 언행으로 신뢰감을 잃고 있다. 교만한 정치 행각과 부정부패로 검찰과 법원을 들락날락거리고 있으니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정의와 불의, 선과 악의 개념이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정치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피해자는 성실히 일하는 평범한 우리 국민이다. 이 가을이 지나고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내년 4월 10일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이 퇴출해야 할 정치인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이 가을을 혼돈으로 몰고 가는 수준 이하 정치인들을 기억하고 솎아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인 것 같다. 가을이 왔지만, 가을을 느끼지 못하는 무리가 정치권에 너무나 많은 것은 그만큼 구린데가 많다는 방증인 듯하다.
분명한 것은 이 가을에는 모든 것이 정상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이 가을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을 저해하는 그 어떤 모습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풍요로운 계절만큼이나 그늘진 곳의 이웃들, 복지 사각지대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웃들도 생각해야 한다. 풍요 속에 빈곤으로 우리 사회 생활고로 인해 생을 마감하는 가족들의 소식이 끊기질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교사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탁상공론에 머물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잇따르는 불행한 사태를 막아야 한다. 하루속히 평화롭고 질서 있는 분위기를 되찾아야 한다. 아동학대도 절대 금물이지만 학부모라는 이름으로 교사를 황당하게 괴롭히는 사태가 재발해서도 결코 안 된다.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따뜻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국민을 괴롭힌 암울한 시기를 불러왔지만 이제 이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 새롭게 맞이한 2023년의 가을은 사악한 기운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밝고 희망찬 시기를 맞아야 한다. 하루하루가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행복 지수를 높이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일에는 너와 내가 있을 수 없다. 우리 공동체 모두의 일이다. 차제에 이번 가을은 행복한 나라,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긍정과 화합의 전 국민 캠페인을 한번 펼쳐보았으면 어떨까 싶다.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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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나?
대한민국이 대립과 반목으로 극심한 사회갈등을 겪고 있다. 참으로 위험천만한 사회상황이다. 그 주역은 단연 정치다. 국민을 이분법으로 재단하고 있다. 이른바 좌파와 우파개념이다. 여기에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을 추가하고 있지만 좌파는 진보 우파는 보수라는 개념은 다소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다. 보수라고 해서 진보적 성향이 없다는 것은 논리의 모순이기 때문이다. 경제력이나 이념 성향을 보면 이른바 좌파가 더욱 보수적인 성향도 엿볼 수 있다. 엄청난 부의 축적한 사람들이 좌파라는 이름 속에 머무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 속에서 좌우를 넘나드는 철새 정치도 볼 수 있다. 가치관과 정치이념, 철학이 오락가락하는 인물들을 너무나 많이 목도하는 현실이다. 정치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사는 이를 둘러싼 정쟁으로 얼룩진 투쟁사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좌우 대립 속에 보복과 단죄의 후속 조치가 늘 수반됐다. 이른바 핑퐁식이다. 그러다 보니까 국민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늘 좌고우면해 왔다. 이제는 아예 좌파와 우파라는 이분법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국민 분열의 정치 시대를 맞고 있다. 정치가 만들었다. 다만 중도층이라는 이름으로 편들지 않고 묵언수행 하는 국민 층이 다수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정치 세력들의 교묘한 구애 전략을 쥐어짜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까 거짓 선동이 난무하고 가짜뉴스로 국민을 기만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요즘 대한민국은 지난 대선 3일 전에 가짜뉴스로 도배하며 과거 김대업 사건을 방불케 하는 조작적 허위뉴스를 전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른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대선에 개입해 관련자들이 감옥살이했다. 그런데도 지난 대선에서도 멈추지 않고 과거 김대업 사건과 같은 조작적으로 허위사건을 진실인 양 꾸며 가짜뉴스를 대대적으로 퍼트려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절대 간단치 않은 사건이다. 작위적인 허위보도로 국민을 속이고 정권을 찬탈하려는 문력 쿠데타 같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 지난 일이라고 덮어버리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사건임이 틀림없다. 이런 언론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는 것은 언론탄압이라고 항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잘못하고도 마치 정당한 언론의 사명을 다한 것처럼 반발하는 것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을 기만한 행위를 넘어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필력에 의한 쿠데타라는 지적이 거세다. 이런 보도가 정확한 사실을 검증하지 않고 대선 3일 전부터 동시에 지상파, 종편까지 가세하고 인터뷰를 조작해 편집해 보도했다는 사실은 다분히 의도성을 띠고 있다. 한결같이 좌 편향 언론들이다. 잘못을 사과하는 종편방송사도 있었다. 아무리 정치가 가는 길이 권력 쟁취라고 하지만 언론까지 부화뇌동하며 본연의 자세마저 내팽개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정론직필의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진배없다. 이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근간부터 뒤흔드는 악질적인 문력 쿠데타 세력과 다름없다. 어떤 세력들이 작당해 국민을 속이는 짓을 자행했는지 언론사, 정치인, 관련 인물 등 모조리 조사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
이분법의 논리는 비단 정치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교육계도 마찬가지다. 노조가 생긴 이후 교육계도 사실상 좌파와 우파의 대립적 개념이 파고들었다. 좌파교육감, 우파 교육감이라든지 진보교육감, 보수교육감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정당을 표방하는 교육감선출이 아닌데도 그렇다. 이러다 보니까 일선 교육 현장은 말이 아니다. 교육이 발전하고 미래비전을 그려야 하는데 노동자, 근로자로 변한 선생님들이 그려내는 현실과 학부모들이 바라보는 현실은 너무나 동떨어져 각자도생이 되고 있다. 학교 교육을 믿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은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다. 허리가 휠 정도의 사교육비 지출이다. 결국 그 피해자는 학부모들이다.
요즘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 잇따르고 있는 교사들의 자살 사건이 사회적 충격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교권 보호와 아동학대법의 대치 상황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어쩌다가 교육 현실이 이처럼 참담한 상황을 맞고 있는지 안타깝다. 이를 조장한 세력들은 이 현실에 답해야 한다. 교권이 추락하는 현실 곳곳에서도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좋은 말만 골라서 하는 것도 모순이다. 어린이 교육 현장에서조차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 간 극단적인 행동이 오가는 상황이다. 겉모습만 화려하고 첨단 교육환경을 지향하고 있지만 이런 교육은 사상누각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정치 못지않을 정도로 곪아 터진 교육계의 개혁과 자성 없이는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는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이념교육과 그릇된 역사교육의 폐해까지 걱정되고 있다.
더욱 한심한 곳은 정치판이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각종 불법 범법행위 의혹으로 얼룩진 현실이 참담할 정도다. 여기에는 모두가 검은돈이 주범이다. 청렴해야 할 정치인들이 국민 앞에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시정잡배 같은 행각을 일삼고 있다는 점에서 실망이 매우 크다. 이미 벌어진 행위조차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의 구차한 변명과 거짓말로 둘러대는 것을 보면 더욱더 가관이다. 도대체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 의식은 전혀 없고 비겁한 책임 전가만이 난무하고 있다. 오히려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국민을 들먹이는 가소로운 모습조차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후안무치가 극치를 이룬다. 국민을 하나로 결속해 화합하고 세계를 향해 생산적으로 달려 나가야 하는데 정치는 늘 싸움판이니 국민 걱정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분열의 대한민국을 끌고서 어디로 가고자 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국민은 저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기할만한 모습이 있다. 최근 세종대왕 기념관에서 베풀어진 세종대왕 전통예술경연대회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무용과 민요, 판소리, 기악, 타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전통예술의 수준 높은 기량을 보여줬다. 우리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지켜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자구노력이다. 사회지도층과 정치인들도 이같이 곳곳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평범한 국민의 비범한 일상을 살펴보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진정 국민과 나라를 생각한다면 소아병적이자 소모적인 분열 정치 행각을 당장 멈춰야 한다. 지금은 평지풍파를 일으킬 그럴 때가 아니다.
2023-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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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교권 이대로 좋은가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이 무너지는 교권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학부모의 갑질이 도를 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교원단체들이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애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점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역시 유사한 이유로 군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교사들이 세상을 등지는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교원단체들은 지난 4일 서울에서 대규모집회를 열고 교권 보호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교육공동체 상호존중의 날'로 정해 현재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의 위험성을 알리고, 교육 주체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아동학대 관련법을 개정하고, 학교폭력법의 관계 법령을 정비하여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권을 법률적으로 구체화할 것을 국회에 요구했다.
악성 민원과 무고성 아동학대로 인해 교권이 침해받으면서 교사들이 처한 참담한 현실이 속속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존경심과 교육풍토는 그야말로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교육연대는 또 아동학대 관련법을 개정하고, 학교폭력법의 관계 법령을 정비하여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권을 법률적으로 구체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교사들의 고통스러운 교육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죽하면 선생님들이 교단을 떠나 길거리로 나서서 목소리를 높여야 할 지경이 되었는지 안타깝지만, 대다수 국민은 이해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학부모 갑질이 교권 침해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더욱 가관인 것은 심지어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황당한 사건까지 빚어지고 있다. 충격적이다. 요즘 뒤늦게 밝혀진 교사 폭행 사건이 이런 교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바로 광주광역시 한 고교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여성 담임 교사가 남학생에게 폭행당해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폭행한 학생은 퇴학 처분받았다. 광주광역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오전 광주광역시 한 특성화고교 2학년 교실에서 남학생(16)이 여성 담임 교사를 5분간 폭행해 실신시킨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당시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제비뽑기로 자리 배치를 하는 중이었고, 이 학생은 희망하는 자리에 배정되지 않자 격분해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여교사는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 치료받은 뒤 한 달가량 출근했다고 한다.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얼마나 정신적 충격도 클 것인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는 교권 추락이다.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6학년 담임을 맡은 여성 교사도 6월 30일 자기 반 남학생에게 폭행당했다. 여교사는 당시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해당 학생은 전학 조치가 취해졌지만 이 역시 충격적이다. 이렇다 보니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 3명 중 2명은 언어폭력, 5명 중 1명은 신체 위협 및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사 10명 중 4명은 심한 우울 증상이 있으며 6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 무너지는 교권은 교사들의 정신건강과 공교육의 위기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교육계의 심각한 면모가 우후죽순처럼 드러나고 있지만 그동안 쉬쉬하면서 세상에 드러내지 않은 사건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에도 대전과 충북 청주시에서 초등 교사가 잇달아 사망했다. 두 달 사이 서초구 서이초 교사를 비롯해 경기 용인·의정부시, 양천구, 전북 군산시, 제주 등에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만도 9건에 달했다. 교사들의 비극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교단의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깝다. 법과 제도가 이들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말한다. 교원단체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와 소송, 악성 민원 등으로 고통받고 있거나 병가·질병 휴직 중인 선생님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교사들의 우울 증상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에 헌신하는 교사들이 일선 교육 현장에서 고통을 겪고 심지어 자살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은 오늘날 교단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결코 일회성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교사들이 대규모집회를 열어 마치 “우리를 살려달라”,“우리를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식으로 왜 항변하고 있는지를 깊이 살펴야 한다. 암담한 현실에서 토로하는 절규는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심경일 것이다.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자살에 이어 도미노처럼 잇따르고 있는 교사들의 극단적인 선택은 이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한 교육 현실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탁상공론으로 교권 보호를 외쳐야 할 때가 아니다. 문제가 많다. 국회는 당장 나서서 이런 문제를 개선하는 입법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국회는 이런 일을 하라고 있는 것이다. 현실을 외면한 포플리즘에 젖은 입법으로 초가삼간을 불태우는 어리석은 우를 범하는 국회 입법은 국민 고통만 심화시킬 뿐이다.
교단도 자정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념교육으로 학생들의 역사의식 등을 왜곡시키는 교육 양태를 벗어나야 한다. 노조가 생기면서 선생님이 근로자, 노동자로 변모된 지 오래다. 그동안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훈육이나 생활지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떠들어도 그만이다. 잔소리는커녕 학생들의 행동을 방관하고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조금만 문제가 생기면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난리를 피우니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체념의 교육 현장이 되어버렸다. 인성을 논하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는 높지만 기실 문제 학생에 대한 교육적 대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왔다. 교사들도 문제 학생들과의 마찰을 피하거나 외면하고 있다. 선생님의 길인지 근로자, 노동자의 길을 가는지 냉철히 판단하고 가치관과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아쉬운 것은 학교 건물이나 교육시스템은 첨단화하고 선진화하고 있지만 이는 외형적일 뿐 스승 존경의 풍토는 옛말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갑질 학부모와 폭력적 문제 학생들로 인해 황당하고 충격적인 장면들이 교육 현장에서 버젓이 펼쳐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폭행당해 병원에 입원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이를 말한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충남 홍성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차마 볼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충격을 던져주었다. 교단에서 수업 중인 여교사 뒤에 누운 채로 한 중학생이 케이블이 연결된 휴대전화기를 들고 조작하고 있는 모습이다.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퍼지며 회자했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까지 이르렀는지 누구의 책임인지 성찰해야 한다. 곪아 터질대로 곪아 터졌다. 이것이 오늘날의 대한민국 교육 현실이라고 한다면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달라져야 한다. 말로만 교권이 아니다. 학생들의 인권도 존중해야 하지만 악질적인 폭력 행위와 학부모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에까지 보호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제 교육 현장의 모든 문제를 다 펼쳐놓고 어디에서 무엇부터 꼬여서 이처럼 황당한 모습들이 이어지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자. 무너지는 교권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국민의 걱정이 하늘을 찌른다.
2023-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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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공분의 순살 아파트 철저히 파헤쳐야
철근을 빼먹고 짓던 아파트 무량판 주차장이 무너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사고 이후 전국적으로 이른바 순살 아파트를 찾는다며 지방자치단체는 호떡집 불이 난 듯하다. 건설현장기동반을 운영하는 광역시도 나타났다. LH가 철근을 빠트린 아파트 단지 15개 단지 명단이 최근 공개됐다. 국토부 장관까지 나섰다. 설계, 시공사, 감리에 참여한 업체들도 공개됐다. 이 가운데는 이미 입주를 마친 아파트도 있다. 공주 월송을 비롯하여 아산 탕정, 파주 운정, 남양주 별내, 음성 금석 등 5곳의 단지다. 입주 중인 아파트는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와 수서역세권, 수원 당수, 오산 세교2 등 4곳이고 공사 중인 곳은 파주 운정3, 양산 사송, 양주 회천, 광주 선운2, 양산 사송, 인천 가정2 등 6곳이다. 이 가운데 10곳은 설계단계부터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5곳은 시공과정에서부터 설계 도면대로 전단보강근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LH는 9월 안으로 보강공사를 완료한다고는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오죽하면 철근이 누락된 순살 아파트라는 치욕적인 명칭이 등장했을까 싶다. 2023년 4월 29일 밤 11시 30분경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1층 지붕 층인 어린이 놀이 지하주차장 2층의 지붕 층이 연쇄적으로 붕괴하여 무너져내린 사고가 아니었다면 밝혀지질 않고 쉬쉬하면서 넘어갈 것은 뻔하다. 정말 아찔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민간아파트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293개 단지를 대상으로 9월까지 조사하고 있으니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자못 궁금하다.
GS건설은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로 인해 모두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것 같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책임 주체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처분하겠다”라고 발표하였다. 국토부는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시공업체인 GS건설 컨소시엄 및 협력업체에 대해 부실시공을 이유로 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영업정지 8개월을 추진하였다. 또한, 서울시가 불성실한 안전 점검 수행 등의 이유로 GS건설 컨소시엄에 대한 영업정지 2개월 처분해달라는 국토부 요청을 받아들이면 총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목양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인 건설사업관리자에 대해서는 고의 또는 중대 과실을 이유로 6개월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건설공사 주요 구조에 대한 시공·검사·시험 등을 빠뜨렸다는 점을 이유로 이 업체에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경기도에 요청할 계획이다. 설계업체인 유선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에 대해서는 서울시에 자격등록 취소나 업무정지 2년을 요청하였다. 또한 관계 전문기술자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국토청장이 자격정지 1년을 처분하기로 하였다. 국토부는 특히 설계·시공·감리 업체의 관련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할 예정이어서 이 파문은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LH자료에 따르면 순살 아파트뿐만 아니라 아파트 하자도 상상을 초월한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LH 아파트에서 발생한 하자는 총 25만199건으로 나타났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지난 2018년 2,561건이던 하자 건수는 2019년 1,748건, 2020년 2,337건으로 비슷했지만, 이후 2021년 11만5,392건, 2022년 12만8,161건으로 대폭 늘었다. 이는 2021년부터는 주택법 개정 사항 반영함에 따라 천정·벽체 누수 같은 중대한 하자가 아닌 마루 들뜸·창호 틈새 같은 일반 하자도 집계에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하자 발생은 현대건설, 한화건설, 디엘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에서도 상당수 드러났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충북 충주에 있는 639세대 아파트에서는 무려 4,888건의 하자가 확인돼 세대당 7.65건의 하자를 보였으며, 한화건설은 세대당 11.62건의 하자를 기록해 하자발생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11.12건의 두산건설 순이었다.
이런 정도라면 민간아파트는 과연 어떤지 모를 일이다. 건설 건축의 기본적인 철근까지 누락시키면서 안전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 중의 착각이다. 인천의 붕괴 사고가 바로 이를 말한다. 언제든지 과거 삼풍백화점처럼 비극적인 붕괴 사고가 발생한다면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토지공사와 통합해 한국토지주택공사로 공룡화한 조직이 그동안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더욱 발전하고 건실하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한동안 임직원 땅 투기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더니 이제는 부실 공사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니 공조직으로서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더욱 황당하고 가관인 것은 주택공사 노조의 반성하지 않는 뜬금없는 기자회견 내용이다. 무량판 구조 전단보강근철근 누락 사태의 원인은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공급정책 강요와 품질안전 확충 요구를 묵살한데 있다며 책임을 전가했다. 전관예우도 “이번 사태의 원인인 것처럼 진단하는 것은 국민 안전과 동떨어진 해결책이 나오는 것이 우려된다”라는 황당한 주장도 하고 나섰다. 이런 의식구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제대로 업무가 추진될 리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업체 선정과 계약과정에서 유착관계가 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가려 일벌백계해야 한다. 아파트 부실은 붕괴 사고가 발생하며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다룰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차제에 LH를 종전처럼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로 분리하여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할 때다. 이를 미루면 향후 어떤 사태가 또 빚어질지 모른다. 지금 하는 행위를 보면 마치 사후약방문이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민간아파트도 걱정이다. 철근 누락은 누락한 철근만큼 돈 빼먹기이며 대형사고 유발시킬 수 있는 범죄행위다.
20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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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공교육 멈춤의 날
세종미래교육연구소 대표 강 미애
지난 7월 19일 우리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서이초 교사 교내에서 자살’
서이초 학교 주변으로 전국에서 보낸 화환이 둘러쳐 있었고, 매일 많은 교사들이 추모의 발걸음을 서이초로 향했다. 서이초 곳곳의 벽이 있는 곳은 모두, 심지어 조화의 빈곳이 있으면 그곳까지도 추모의 글들은 끊임이 이어졌다.
“선생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선생님 그곳에선 편히 쉬시길..” 등의 많은 글들이 마음이 울컥하게 했다.
심지어
“다음엔 내 차례일 수도...”라는 글을 읽을 땐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어 터진 모 작가의 특수반 아들로 인해 특수교사 선생님이 직위해제 된 이야기, 학생의 폭력으로 3주간 병가를 내야만 했던 선생님 이야기, 왕의 DNA를 가졌다는 아이의 이야기 등 끊임없이 이어진 학생과 교사, 학부모님들의 이야기가 봇물터지 듯 쏟아져 나왔다.
그러면서 추모집회가 매주 토요일 마다 광화문 거리, 종로 거리, 국회앞에서 열리고 있다.
학교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등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학교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등 사람들이 함께 지내는 곳이다.
학교는 교사, 학생, 학부모 등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한다. 학교도 당연히 바람 잘 날 없는 곳이다. 그래도 그 안엔 규칙과 질서가 있다. 그 규칙과 질서가 오랜 세월 학교를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규칙과 질서가 흩뜨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결국 서이초 교사 사망까지 왔다.
지난 월요일 학교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운영위원회 개최 목적은 ‘9월 4일 공교육 멈추의 날 재량휴업일 지정’에 관한 회의였다.
회의자료를 살펴보니, 재량휴업을 찬성한다고 하는 학부모들이 83%가 넘었고,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여를 원하는 교사들도 75%가 넘었다. 이 데이터를 보면 당연히 재량휴업일 지정을 해야 마땅한 상황이다.
당일 운영위원회은 분위기는 무거웠다. 만일 재량휴업일로 지정을 하지 않을 경우 75%의 교사들이 연가나 병가로 결근을 하게 될 것이고, 그리된다면 한학년에 10여개의 반, 200여명의 학생들은 교실에서 선생님을 기다릴 것이고, 선생님들은 학년당 2-3명만이 출근해서 10여개 반의 200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학생들에게나 당일 출근한 교사들에게도 수업이 아닌 돌봄의 시간으로 파행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될 것이다.
그뿐만아니라 교육부의 엄포(?)대로 교사들이 병가나 연가를 사용하여 결근을 감행한 교사들에게는 법적인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 눈에 보이 듯 뻔하다.
그런다고 교장선생님이 ‘재량휴업일로 지정하겠습니다.’라고 재량휴업을 감행한다고 하면 교육부의 칼날을 교장선생님은 피해갈 수가 없을 것이다. 운영위원회는 교장선생님의 결정을 도와주는 심의기구이지 의결기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회의에 참여한 교원위원과 학부모 위원 모두 발언권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였다. 교원위원들은 교사들의 입장을 이야기하였고, 학부모 위원들은 학부모들이 불편해하는 마음을 이야기하였다. 먼저 교장선생님께서 교사들의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여 비율이 학부모의 동의 비율보다 적은 이유를 말씀하셨다. ‘교육부의 강력 대응에 대한 발표도 있고, 교실을 지켜야 하는 선생님들의 의무도 있으니, 선생님들이 공교육 멈추의 날 참여를 고려해주시기 바란다’는 교장선생님의 입장을 담은 담화문을 교사들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 담화문을 읽고서 교사들의 참여 수가 조금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수는 75%가 넘는다고 하셨다.
또, 한 학부모 위원은 ‘이런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선생님들께 죄송하다.’고 말씀하셨다. 그자리에 모이신 학부모위원님들 모두 ‘공교육 멈춤의 날 재량휴업일에 찬성’한다고 말씀을 하셨다. 투표 결과는 교장선생님만 재량휴업일 지정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으셨고, 나머지 교원위워놔 학부모위원들 모두 동의를 하여 ‘재량휴업일 지정’에 대한 가결이 선포되었다.
교육부에서는 9월 4일 학교 임시 휴업이나 교사의 집단 연가·병가를 통해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자는 주장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르면 교사들의 집단행동을 위한 학기 중 임시휴업일 지정과 교사의 연가·병가 등의 사용은 명백한 위법"이라고 강조하였고, 심지어 8월 29일(화)부터는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들을 확인하기로 하였다. 이에 일부 시도에서는 재량휴업일 철회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우리 몸의 체중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은 대표적으로 물, 뼈, 근육, 지방 4가지라 한다.
체중을 유지하는 것 중 물과 뼈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가 된다 한다. 그런데 가끔 체중은 그대로인데 몸이 피곤하고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근육이 빠진 자리에 지방이 그 자리를 채워 체중은 유지되지만, 근육과 지방의 비율에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즉, 근육양이 줄어들면 지방이 늘어나고, 근육 양이 늘어나면 지방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근육 양은 줄고, 지방은 그대로여서 체중의 변화는 없는데 몸이 피곤하고 힘들다면,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근육 양을 늘리기 위한 운동과 식습관을 같이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교육계는 큰 혼란에 빠진 듯하다.
분명 일간 붉어진 많은 사안들은 처리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교권보호도 중요하지만, 이런 일련의 사안들이 발생하게 된 그 이유를 살펴보고 그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래야 교권도 보호되고, 학습권도 보호되고, 수업권도 보호가 된다.
학교는 학생들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믿는다. 학생들의 지력도 체력도 사회성도 만들고 길러지는 곳이 학교라고 믿는다.
우리몸의 체중을 유지하는 것 중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있고, 근육이 늘어나면 지방이 줄어들면서 우리 몸은 건강해지고, 근육이 줄어들면서 지방이 늘어나면 우리 몸은 망가진다고 한다. 그 망가진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운동하고 식이 조절도 같이 해야한다 한다. 즉, 고통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 학교에서 꼭, 당연히 유지되어야하는 것은 무엇이며, 건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늘려야 할 것은 무엇인가?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감내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는 지금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찾아내서 건강한 학교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서이초 교사의 49제를 맞아, 선생님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교원,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주체는 물론 교원단체, 국회, 정부, 나아가 국민들이 한목소리로 통합되는 공교육 강화와 교권회복의 엄정한 시간이 되길 소망해본다.
202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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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죄로 얼룩진 혼돈의 사회
대한민국 사회가 위기로 치닫고 있다. 흉악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무고한 시민들이 무차별적인 흉악범죄로부터 목숨까지 잃고 있다. 비정상의 극치를 걷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감도 날로 증폭되고 있다. 호신용품의 구매도 급증하고 있다. 자신을 스스로가 보호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강력범죄의 유형이 흉악한데다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흉악범죄를 보면 묻지 마 칼부림 형태가 유독 두드러진다. 지난 7월 신림역 칼부림 사건에 이어 분당 서현역 칼부림 사건에 이르기까지 흉포하기 그지없다. 무고한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분당 서현역 AK플라자에서는 무려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흉기 난동 범인들의 나이를 보면 신림역은 33살, 서현역은 22살이다. 이들은 한마디로 정신 병력을 운운하지만, 흉기를 사고 범행을 미리 준비했다는 점에서 병력 사안으로 치부할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대낮에 무차별적인 살인 행위를 서슴지 않고 저질렀다는 점에서 잔악한 심성을 보게 된다. 무고한 시민들이 그 피해자가 되었다. 예방대책이 필요하지만, 무방비 상태에서 보는 피해라 생각보다 쉽게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황당한 흉악범죄가 창궐하는 최근의 대한민국 사회상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어 국민의 불안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칼부림 사건이 벌어지자 전국적인 모방범죄의 양상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날로 사회불안이 가중하고 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칼부림 미수 사건도 발생했다. 사전에 범인을 검거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얼마나 많은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봤을지 모른다. 심지어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 직원을 사칭해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 30대 회사원이 범행 하루 만에 붙잡혔다. 지난 21일 오전 블라인드 게시판에 경찰 직원 계정으로 ‘오늘 저녁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칼부림한다’라는 게시물을 쓴 혐의다. 이처럼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쏟아진 온라인상 '살인 예고 글'이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25일 오전 9시까지 전국에서 살인 예고 글 총 469건을 수사해 이 중 219건(22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번지는 무분별한 흉악범죄 예고 글이 사회 혼란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와 함께 사회 분위기를 험악하게 달구며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전과 17범이나 되는 신림역 조선에 이어 서현역 최원종의 신상도 공개됐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 피의자 30살 최윤종도 공개됐다. 최근에만 3명이다. 역대 신상이 공개된 흉악범죄자들을 보면 '어금니 아빠' 이영학,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김성수,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 안인득, 연쇄살인범 최신종, 'N번방 사건' 조주빈, '신변보호자 가족 살인사건' 이석준, '세 모녀 살인사건' 김태현, '전 남편 살인사건' 고유정,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전주환 등이 있다. 이런 흉포한 사건이 발생하면 정신 병력을 문제로 제기하지만 사실 계획된 살인 행위를 살펴보고 범죄경력을 보면 정신 병력으로 치부하기 힘든 포악한 일상의 면면을 엿보게 된다. 심지어 사는 것이 어려워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신림역 범행자의 말은 사회에 대한 증오심마저 드러내고 있다.
최근 들어 더욱 우려되는 것은 살인 예고 글이 커뮤니티 상에 폭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서현역 흉기 난동 바로 다음 날 4일에는 “8월 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 하겠습니다.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경찰도 죽이겠습니다. 저를 죽이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죽이겠습니다“라는 살인 예고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국민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공포로 몰아넣는 사악한 예고 글이 섬뜩하기만 하다. 인터넷상에는 심지어 용산구 대통령살해 협박까지 등장하는 등 살인 예고 글이 범람하고 있다. 참으로 심각하다. 전국적으로 동시다발로 등장하는 살인 예고 글이 10대의 장난들로 치부하기에는 최근의 일련의 상황이 간단치 않다. 부산 서면역, 대구 동대구역, 원주역, 청량리역 예고 글에 이르기까지 혼돈의 연속이다. 이들을 검거하기에 경찰이 총출동하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비감하다. 하나같이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사회적 불만과 정신적 불안정,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는 이런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적인 흉악범죄를 경계해야 한다.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벌이는 흉포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런 범죄가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황당한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살인사건'도 벌어졌다. 피의자 최윤종(30·구속)은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생태공원과 연결된 목골산 등산로에서 A 씨를 성폭행하며 무차별로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를 받는다. 더욱 가관인 것은 지난 4월 구매한 금속 재질 흉기인 너클을 양손에 끼우고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참으로 황당하고 포악하다.
이런 시한폭탄 같은 흉악범들이 우리 사회를 활보하는 한 평온한 사회 분위기는 요원하다. 무고한 시민들을 해치는 흉악범죄로부터 국민과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임시방편으로 전시효과를 노리는 방범 대책은 금물이다.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방법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조치가 수반되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 갈등과 반목도 위험 수준이지만 치안과 국민 안전도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사후약방문’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치안 대책은 안된다. 흉악범의 인권 타령이나 하면서 본말이 전도되어서도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 조치해야 한다. 국민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흉악범죄로 얼룩진 혼돈의 사회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2023-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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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대회의 반면교사(反面敎師)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잼버리 대회가 끝냈다. 대회 기간 보여준 파행과 준비 부족은 그야말로 국제행사 개최지의 꼴불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기본적인 화장실에서부터 샤워실조차 제대로 준비가 되질 않았다. 화장실 청소, 샤워 시설, 폭염대비 그늘, 썩은 계란, 식품 부족 등등이 최악이었다. 도대체 7년의 준비기간 동안 무엇을 해왔다는 것인지 낯이 뜨겁다. 행사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간 청소년들은 그동안 한국에서 겪은 상황을 SNS에 올리며 후담을 말하고 있다. 가장 백미는 해외 유튜버가 소개하는 열악한 푸세식 화장실이다. 불결하고 원시적인 화장실의 실상을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알리고 있다. 참으로 황당하고 개망신이다. 그동안 쌓아온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끌어내렸다. 중앙정부가 나서 부랴부랴 응급처방을 내려 K-POP 공연 등으로 세계 청소년들의 마음을 달래려 했지만 그건 그거고 황당한 실상을 담은 청소년들의 후담은 여전했다. 어쩌다가 국제행사를 이 모양 이 꼴로 치르려고 했는지 참으로 얼굴이 화끈거린다. 돈은 돈대로 다 쓰고 기본적인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행사를 개막했다는 사실은 정말 믿기지 않는다. 도대체 조직위는 왜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왜 잼버리 대회를 유치했는지 모를 일이다. 한마디로 수준 이하의 졸작이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조직이나 사람들은 없다. 외유성 호화여행이나 예산 낭비 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공사업자 선정에서부터 현장관리에 이르기까지 한마디로 난장판으로 그동안 쌓아온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왕창 깎아 먹었다. 그러고도 네 탓 공방만 치열하다. 참으로 후안무치하다.
감사원이 칼을 빼 들었지만, 이것은 비단 감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을 살펴보면 각종 불법과 탈법, 편법 모두가 동원된 한심한 대회 준비라는 점에서 때에 따라서는 수사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준비는 엉망인 대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중앙정부가 부랴부랴 나서서 일정을 변경하고 대회 흐름도를 바꿔야 했을까 싶다. 연루된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집행위, 조직위, 해당 부처 등 철저한 감사를 통해 아마추어만도 못한 국제행사 준비의 허상을 들춰내야 한다. 특히 예산을 떡 주물 듯이 하면서도 행사장 준비가 부실해 개망신을 자초한 부분에서는 한 점 의혹 없이 책임자를 가려내어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이런 자세로 공무를 집행해 왔다는 점에서도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은 조마조마하면서 잼버리가 마무리되길 기다렸다. 성공적인 개최는 물 건너간 만큼 욕이라도 덜 먹어야 하지 않느냐는 절박한 심경으로 노심초사하며 상황을 주시했다. 8월의 폭염 아래 허허벌판에서 무엇을 얻고자 대회를 개최한 것인지 답해야 한다. 유형무형으로 국제적인 개망신을 자초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깎아내린 것은 무슨 의도인지 밝혀야 한다. 차세대 지도자들인 세계 청소년들을 불러 모아놓고 실패한 대회를 놓고 서로 남의 탓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겁한 공직자들의 두 얼굴을 보게 된다. 그동안의 준비 경과를 살펴보고 예산투입 상황을 파악하면 모든 것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감사원의 감사는 철저해야 하고 필요하면 수사를 통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새만금 현장에는 부패한 관료들의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결과는 있고 책임지는 사람은 나서지 않고 있는 형국이라 더더욱 안타깝다.
지금 대한민국은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잼버리 대회의 실패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계와 재계 등 모두가 나서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 잼버리 대회가 그야말로 초를 친 격이라서 걱정이 앞선다. 사실 올해로써 30주년을 맞는 대전 엑스포는 지난 1993년 93일간의 대장정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세계에 우리의 위상을 드높였다. 행사 기간에서도 잼버리와는 게임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조직위를 중심으로 중앙정부, 대전광역시 등이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일사불란한 운영체계와 자원봉사자, 도우미 등의 활약에 힘입어 성공적인 개최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하루 20~30만명의 엄청난 관람객들이 찾아도 대과 없이 축제 분위기 속에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렀다. 지금도 이런 훌륭한 성과를 거둔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부산 엑스포 유치에 당당히 나서고 있다. 다만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세계 청소년들의 실망과 일부 국가들의 철수로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평가 속에 국가신인도를 크게 떨어트린 대회로 두고두고 회자할 것이 분명하다. 세계 청소년들의 뇌리에는 불결한 화장실의 모습이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응급대처로 문화관광에 나서는 등 대한민국의 새로운 문화를 접하도록 재계, 종교계. 대학 등이 애를 썼지만, 이는 분명 잼버리 대회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동안 준비한 프로그램에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됐을 것이고 실행이 되지 못한 것이 다수일 것이다. 이는 그야말로 예산 낭비다. 대회를 준비해온 프로그램 참여사업자들도 허탈할 것이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다 엉망이 되었다. 국민 세금이 허무하게 날아가 버린 상황이다. 태풍 카눈이 올라와 철수했기 망정이지 여기에서 계속 잼버리 대회를 지속했다면 또 무슨 개망신을 자초했을지 모를 일이다. 주먹구구식 잼버리 대회 준비를 보면서 입이 열 개라도 유구무언이어야 할 사람들이 집행위원회와 조직위원회 책임을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한마디로 비겁한 모습이고 추하다. 이런 정신자세로 준비했으니 잘 될 일이 있을까 싶다. 대회 준비를 위한 치밀한 분석이나 지혜, 가치관, 철학, 공인의식 등 모든 것이 결여된 무책임한 지도층의 허상을 보게 되어 씁쓸하다.
전 세계 153개국에서 온 4만 3,000여명의 참가자들은 돌아갔다. 제25회 잼버리 대회는 막을 내렸다. 혹자는 늦게나마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자화자찬하지만, 그것은 응급처방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1,171억 원의 예산을 다 어디로 갔나 궁금하다. 이 모든 문제는 책임 공방을 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잼버리 대회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해당 부서 모두가 책임이 있다. 나는 아니고 네 탓이라는 식은 웃기는 언행이고 비겁한 책임회피다. 감사원의 감사를 통하여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나 ‘구렁이 담 넘어가는 식’으로 본질을 호도하려는 작태를 경계한다. 모든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실패의 책임 소재는 분명히 가려져야 한다. 혹자는 파행이라고 말하지만 실패작이다. 무슨 007작전을 방불케 한 전국 버스 1,000대 동원과 잼버리 사상 유례없는 3만6,000명의 대이동은 다급한 상황을 바로 말해준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 대회에 관한 한 부끄러움만 남는다. 대한민국이 1988년 올림픽 행사를 성공리에 치르고 아시안게임, 대전과 여수 엑스포, 고성 잼버리 대회 등을 성공리에 끝내 한국의 위상과 품격을 높여온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제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국제행사로 낙인이 찍혔다. 안타까운 교훈을 남겼다. 그래서 총체적인 부실 책임은 반드시 가려져야 한다. 국민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감사원의 총체적인 감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2023-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