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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매체를 통해 알아보는 성인지감수성
"편견은 누가 가르쳤나?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배운다"
성인지 감수성. 누군가에게는 아직 생소하고 누군가에게는 이미 식상한 개념.
성인지 감수성이 가장 시급한 대상은 누구일까?
필자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조금 특이한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중고등학교에 출강하여 8~12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6시간 동안 하루 종일 성교육만 진행했다. 둥글게 앉아서 양방으로 소통하는 집단상담 형식이었는데, 그 덕에 아이들이 지닌 성에 대한 불안이나 궁금증, 자라며 겪었던 성별 고정관념이나 차별 사례를 풍부하게 접할 수 있었다. 그때 학생들이 열을 내며 호소했던 성별 고정관념이나 차별 사례를 조금 공유하자면-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와 무관하다고 판단되는 사례들만 추렸고, 가정에서 부모나 조부모, 친지로부터 겪은 것들 위주로 공유-, 다음과 같다.
읽는 이들은 자신이 그 나이대에 들었던 말들과 어쩜 이리 닮아있을까 싶을 것이다. 다양한 교육에 노출되는 요즘 아이들은 이제 이런 말들이 옳지 않음을 쉽게 아는 것 같다. 오히려 스펀지처럼 비판 없이 그대로 흡수하는 경우가 문제다. 아이들은 부적절함을 알아도 다양한 목적을 위해 친구에게 인용하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은 5~6년 전에 유치원을 다니며 친구에게 들었던 성별 고정관념을 호소하며 그 당시 감정 그대로 울먹이기도 한다. 색깔에 대한 성별고정관념-‘남자가 왜 분홍색 운동화를 신었어?’, ‘여자는 파란색 크레파스 쓰지 마’-이나 역할 혹은 놀이에 대한 고정관념-‘주방 놀이는 여자들이 하는 거야’, ‘여자는 축구에 안 끼워줄래’ 등-은 단골 사례다. 아이들은 이런 말들은 어디에서 듣는 것일까? 하얀 도화지로 태어난 아이들은 가까운 성인의 성별 고정관념, 편견에 그대로 노출이 된다.
차별, 편견 이런 거 없으면 좋은데, 그럼 도대체 왜 편견이 생기고 차별로 이어질까? 편견의 이유는 인간의 유한성 때문이다. 영원히 살지 않기 때문에 빨리 판단하려고 하고 패턴화시킨다. 예를 들어서 머리가 긴 남성이 소위 말하는 여성스러운 언행을 사용하는 것을 봤을 때, 이걸 보고 ‘아 머리 긴 남자들은 여성스러운 성향이 있구나…’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한다. 다른 자리에서 머리가 긴 새로운 남성을 만났을 때 ‘저 사람은 여성스러운 성향이겠다’라고 자동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편견이 개인을 넘어서서 집단의 공통 편견이 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누구나 무의식적인 편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악의 없는 편견이라 해도 위험하다. 이는 성별의 문제만이 아니다. 점점 다양한 형태의 가족과 성 정체성이 인정되는 사회에서, 그 누구보다 양육자는 편견 없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엄마, 아빠가 없는 건 이상해” 라던가 “남자는 남자다워야 해” 같은 말을 무심코 하게 되면, 이 말을 한 두다리 걸쳐 전해 들은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이 상처받고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사회 전체의 아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키워야 하는 사명이 있다.
성인지 감수성은 다시 말하면 인권 감수성이기도 하다. 이 감수성을 통해 다양한 삶의 형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를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이렇듯 일상에서 만나는 어른, 특히 의미 있는 양육자를 통해 성별 고정관념을 학습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 김홍신 소설가는 ‘삶은 괴로움의 밭’이라고 표현했다. 악의 없는 무의식적 편견이라도 스치듯 무심한 나의 말과 행동이 누군가의 삶에 괴로움의 씨앗을 심을 수도 있고, 혼란스럽고 고민하는 아이를 편안하게 해 줄 수도 있다.
성인지 감수성은 실천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어떠한 관점이 더 편하고 옳다고 느끼는지는 다를 수 있지만, 양육에서만큼은 성인지 감수성의 필터를 장착해 보자. 아이들과 대화할 때 비차별적이고 존중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자애가 울면 못 써”가 아니라 “슬플 땐 누구나 울 수 있어. 울면 마음이 편해지기도 해”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들은 감정 표현에 있어 성별에 따른 제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실수할 수 있다. 성인지 교육 전문가라고 행세하는 필자 역시 정말 수도 없이 실수한다. 하지만 괜찮다. 조금 늦게라도 바로잡아주고 진심 어린 사과를 덧붙이자.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관대해서 잘 용서해 준다.
▪ 황선영 (섹슈얼리티 커뮤니케이터)
스미다 인식전환교육연구소, 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 성교육 및 성인지교육 전문강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성에 대해 글 쓰고 이야기하고 강의하는 사람.
20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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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성장시키는 리더의 조건 – 사람 보는 눈
요즘은 강의실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며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배움의 의미를 만들어간다. 젊은 대학생들 사이에는 오랜 조직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입학한 만학도도 종종 눈에 띈다. 수십 년간 직장 생활을 거쳐 현재는 창업을 하여 대표로 활동 중인 입학생이 인상적이다.
3월 학기 초, ‘자기이해’ 과정의 수업시간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MBTI를 활용한 강의를 진행하던 중에 그가 반색하며 이야기했다. “교수님, 저희 회사에서는 채용할 때 MBTI 유형을 꼭 물어봅니다.” 그 말이 끝나자 강의실은 순간 조용해졌고, 학생들은 저마다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의 말을 듣고 강조하고 싶었다. “MBTI는 성격 유형을 이해하는 도구일 뿐이지, 업무 역량이나 직무 적합성을 직접적으로 예측해주는 도구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걸 채용에서 의사결정 기준으로 삼는 건 적절하지 않아요. 지원자의 역량과 가능성을 충분히 살피기 어렵거든요.” 기업에서 MBTI를 채용에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이는 MBTI가 조직 내에서 일정 부분 유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동시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MBTI는 역량 판단 도구가 아니다
MBTI는 성격 유형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일 뿐, 업무 능력이나 성과를 예측하는 수단은 아니다. 게다가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MBTI 유형을 정확히 알지 못하거나, 온라인에서 간단한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답변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 결과만으로는 지원자의 실제 역량이나 조직 적합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더 큰 문제는 특정 유형을 선호하는 조직의 고정관념이다. 예를 들어, “외향적인 사람이 영업을 잘할 것이다”라는 단순한 가정은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는 내향적인 사람이 고객과의 신뢰를 깊이 구축하며 더 뛰어난 영업 실적을 내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MBTI를 채용 기준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MBT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리더가 먼저 공부해야 한다
리더가 MBTI를 바탕으로 직원들을 깊이 관찰하고 소통하면, 단순한 유형 구분을 넘어 개개인의 동기부여 요소와 협업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F형 직원은 감정적 공감과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T형 직원은 논리적 근거와 명확한 방향성을 선호한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는 리더는 팀원 성향에 맞춰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조직의 리더들이 MBTI를 활용해 사람을 깊이 이해하길 바란다. MBTI는 채용 과정에서 유형만을 묻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조직 내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이끌어내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MBTI를 제대로 공부하고, 선입견이 아닌 객관적인 관점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20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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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국회 개혁이 답이다
대한민국의 국회는 국민의 뜻을 대변하고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최고의 입법기관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국회는 민의를 반영하기는커녕,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쟁의 중심지가 되어버렸다. 민생은 뒷전이고, 오로지 권력 싸움과 예산 다툼에만 몰두하는 국회의 행태를 보면, 과연 대한민국이 건강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나아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정쟁의 온상이 된 국회, 국민을 위한 정치는 사라졌다
최근 국회의 행태를 보면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는 국민이 많다. 국회는 법을 만들고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지만, 지금의 국회는 대립과 갈등의 진원지가 되어 나라의 분열을 심화시키는 역할만 하고 있다. 여야가 서로 협력하여 민생을 살피고 국정을 논의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직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들은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경제 위기 속에서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도 국회의원들은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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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대립이 심화되는 국회, 국민은 볼모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국회는 이념 대결의 장으로 변질되었다. 보수와 진보가 극단적인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합리적인 토론은 실종되고, 국민을 위한 정치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정책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만이 목표가 되어버린 지금의 정치 문화는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탄핵 정국으로 분열된 대한민국에서 국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구시대적인 특권 유지, 개혁은 뒷전
국회의원들의 각종 특권 역시 시대착오적이다. 세비 인상을 자기들끼리 결정하고, 고액의 운영비를 책정하며, 국민이 감당해야 할 예산을 마구 삭감하는 행태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공무원과 일반 근로자들은 한 푼을 아껴가며 살아가는데, 국회의원들은 스스로에게만 관대한 특혜를 유지하고 있다. 정치 개혁을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모습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탄핵 정국으로 더욱 심화된 국회의 분열
최근의 탄핵 정국은 대한민국 국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은 극한으로 치달았고, 여야는 협력보다는 적대적 공방에만 몰두했다. 국회는 국가적 위기를 해결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장으로 변질되었다. 탄핵 정국 속에서 국회의원들은 국민을 위한 해법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며 정쟁을 확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 무책임한 태도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었다.
민생보다 권력 다툼이 우선인 정치인들
세계 경제가 불안정한 가운데 대한민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관세 폭탄의 파고가 대한민국에도 밀려오고 있다. 여기에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국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회의 관심사는 오로지 권력 다툼이다.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은 뒷전이고, 정부 예산을 두고 정쟁을 벌이며 국민을 볼모로 삼는 모습만 반복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국회 개혁 방안
이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국회를 개혁하고, 정치 문화를 혁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개혁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국회의원 특권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과도한 세비, 불필요한 운영비, 그리고 불합리한 면책특권을 폐지하고, 일반 국민과 동일한 기준으로 국회의원의 권한과 책임을 조정해야 한다. 둘째, 정당 중심의 정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공천 제도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회의원의 책임 정치를 강화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한 법안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국민 소환제를 도입하여 국회의원들이 책임 있는 정치를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원이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를 할 경우, 국민이 직접 소환하여 책임을 묻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넷째, 국회의 입법과 예산 심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회가 국민의 뜻을 충실히 반영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국회의 변화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회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국회가 정쟁의 늪에서 벗어나 국민을 위한 정치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변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나서야 한다. 이제는 국민이 국회를 감시하고 개혁을 요구해야 할 때다. 대한민국이 정쟁이 아닌 협력과 발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국회의 개혁을 향한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한다.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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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것과 성적인 것
뱀파이어 영화를 좋아하는가? 10대 때 우연히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라는 영화를 보고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브래드 피트, 톰 크루즈가 뱀파이어를 연기했고, 10대 소녀의 눈에 뱀파이어의 모든 것은 에로틱하게 비춰졌다.
피라는 요소도 매우 섹슈얼하다.
인체의 여러 곳에 존재하는 정신적 힘의 중심을 이룬다는 차크라는 정수리와 척추를 따라 존재하는데, 7개가 명상과 신체 수련에서 중요시된다. 실제로 엉덩이 부위의 척추 바닥에 위치한 1번 뿌리 차크라(물라다라)의 상징적 색은 빨강이며 후각과 관련있다. 뱀파이어가 흡혈하는 모습은 기괴하나 어떤 면으로는 매우 섹슈얼하며, 스크린 가득 피를 빨리며 죽어가는 사람의 모습은 마약성 물질을 통해 엑스터시를 경험하는 이들과 다르지 않다.
영적 수행자들은 고차원의 영적 수행 끝에 해탈, 혹은 경지에 이르는 순간 극강의 엑스터시를 경험한다고 한다. 뱀파이어는 흡혈을 통해 공여자에게 오르가즘, 조이 또는 엑스터시를 경험케 하는 것이 아닐까? 에너지 교환의 관점에서 본다면, 흡혈 대상을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영적 도구 혹은 스승인 것이다. 성적인 것과 성스러운 것 사이의 딜레마는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에게 섹스는 언제나 부끄럽고 두루뭉술하게 흘러가길 바란 무언가였다. 매번 연애에서 그것을 염두하면서도 정작 만나자마자 상대가 바로 섹스를 어필하면 서운해지면서 단호해졌고 노골적이지 않게 허울좋은 A, B, C가 잠자리 전에 수반되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했다.
성은 영성과 不二라고 말하면서도 나의 섹슈얼리티는 스스로 누추하게 취급하고 적절한 맥락을 눈치 보게 만들었으며 주인공의 자리에 당당히 세우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신성한 의례를 준비하듯, 섹스를 준비한다면 어떨까. 마음을 열기 위해 서로에 대해 깊이 묻고 공유하며 세심하게 D-day를 준비하는 거다. 상상만 해도 간지럽고 부끄러우면서도 약간 두렵기도 할 테지만 한편으론 한번도 가운데 자리에 놓지 못했던 섹슈얼리티를 주인공 자리에 놓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따뜻하게 박수 쳐주는 느낌이지 않을까.
여태 가져본 적 없었던 이런 발상은 내게는 매우 신선하다.
상호 충만한 섹스를 위함이라는 대전제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대화는 사회, 문화의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해도 이상하게 몸이 달뜬다. 성적인 대화가 아니어도!
경건하고 조심스럽고... 그래, 매우 섬세하고 다정하게 섹스를 준비하고 맞춰본 적이 없었다. 상상만으로도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다.
내가 단지 내 모습으로 존재해도 될 것 같은 느낌. 자신도 깨닫지 못한 채 잠자리에서 해왔던 굳어진 역할연기를 안 할 것 같은 예감.
고대 인도에서 비롯된 탄트라 수행은 성 에너지를 단순한 육체적 쾌락의 차원에서 벗어나 삶의 창조적이고 영적인 힘으로 바라본다. 이 에너지를 몸 전체로 확산시키고, 나아가 의식과 연결하여 더 깊은 치유와 깨달음,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섹슈얼리티 안에서 모든 에고를 내려놓고 단지 온전한 나로서, 상대로서 존재하길 바란다.
서로의 통로를 열고 연결되어 마침내 서로의 뮤즈로 우뚝 서길 의도한다. 단순한 성적 상대가 아닌, 서로에게 영감을 전달하고 치유와 성장을 돕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섹스가 공허나 집착, 열등감과 연결되는 것이 아닌, 인생을 보다 관대하게 다루고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기회가 되길. 아주 오랫동안, 이것이 탄트라 수행이지 않을까.
◈황선영 (섹슈얼리티 커뮤니케이터)
스미다 인식전환교육연구소, 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 성교육 및 성인지교육 전문강사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성에 대해 글 쓰고 이야기하고 강의하는 사람.
20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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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자녀와 스마트하게 대화하세요~!
부모와 이야기를 잘 나누던 아이도 사춘기에 접어들면 또래 친구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며, 자연스럽게 대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부모 입장에서 청소년 시기의 자녀는 품에 안고 있기에는 버거우면서도 놓아주기에는 걱정되는 존재일 수 있다. 이 시기에 열린 대화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소통을 하는 것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자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스마트(SMART) 한 대화법을 활용해 보자.
S: Specific (구체적으로 대화하라)
자녀와의 대화에서 부모의 생각과 감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애매하거나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명확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보다는 “네가 늦게까지 연락 없이 밖에 있으면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고 불안해”라고 표현하면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M: Meaningful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라)
대화의 시간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녀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자녀의 생각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가 진심으로 부모에게 공감받는다고 느낄 때, 더 깊은 대화가 가능해지고, 추후에도 대화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A: Affirmative (긍정적인 반응을 먼저 보여라)
아이와 의견이 다를지라도, 먼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라.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더라도 그 말에 대해 긍정적으로 수용해 주도록 하라.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 같은 말로 아이의 생각을 인정해 주자. 그러면 아이도 자신의 생각을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이후 부모의 의견을 더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R: Reality (현실적인 규칙을 만들어라)
의욕이 앞서다 보면 지키기 어려운 것들을 약속하는 경우가 있다. 지키기 어려운 규칙을 세우면 오히려 규칙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해진다. 처음부터 열정만 내세우지 말고 작은 목표부터 설정하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해"보다는 "하루 30분씩 집중해서 공부해 보자"처럼 실천 가능한 규칙을 정하여 성취하게 되면, 성취감을 느끼고 더 큰 목표에 도전할 동기가 생긴다.
T: Time-limited (마감 기한을 정하라)
중요한 대화일수록 즉각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이 문제에 대해 우리 3일 뒤에 다시 이야기해 보자"처럼 기한을 정하면, 서로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단, 너무 길게 미루면 대화의 기회를 놓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점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의 핵심은 통제가 아닌, 사랑과 존중,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과정이다. 부모가 먼저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대화를 이어나갈 때, 부모와 자녀 간의 사이는 더욱 깊어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조은지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육컨설팅 박사 수료중이며, ㈜타임 교육이사,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상임이사, 한국평생교육융복합학회 상임이사, ㈜타임커뮤니케이션 대표와 ㈜타임 교육이사로 다년간 초, 중등 학생과 부모 교육을 해오고 있다.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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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학습코칭의 시대입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시대에서 역량을 키우는 시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단순한 암기와 반복 학습으로는 성공적인 학습자가 될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정보를 단순히 기억하는 능력보다는 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따라서 학습코칭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고 자신의 학습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어야 한다.
특히, 학습코칭에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역량을 길러야 한다.
1) 인지 역량: 정보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이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깊이 있는 이해와 효율적인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2) 동기 역량: 자신의 의지(will)를 가지고 학습에 대한 내적 동기를 높여 학습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는 힘이다.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3) 사회정서 역량: 감정을 인식, 표현, 조절하며 타인과 협력하는 능력이다. 학습 과정에서 친구나 교사와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4) 행동 역량: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능력이다. 효과적인 공부 습관과 자기 시간 관리 등 자기조절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 학습자의 자기조절학습에 대한 책임감을 키우는 학습코칭
학습코칭에서는 학생이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며, 피드백하는 모든 과정(PDS, Plan Do See)에 대한 자기조절학습(Self-regulated learning)의 역량을 갖도록 지도한다. 이는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것을 넘어, 평생 학습하는 태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습자가 자기조절학습(Self-regulated learning)의 태도를 기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며, 학습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학습코칭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이를 보완하는 전략을 스스로 찾아가는 힘을 기르게 된다.
◈부모와 교사의 역할 변화: 코치로서의 전환
미래 교육에서 부모와 교사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 이제 교사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치(coach)가 되어야 한다. 이는 부모에게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공부하는 방식을 통제하기보다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때 "왜 못했니?"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어떤 점이 어려웠니?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식은 아이가 자신의 학습 과정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유도하며, 궁극적으로 자기주도적인 학습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학습코칭이 만들어가는 교육의 미래
앞으로의 교육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문제 해결력, 자기조절력, 협업 능력을 요구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와 부모가 학생의 학습 여정을 함께하는 코치가 되어야 한다. 학습 역량 기반 학습코칭은 학생들이 주어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학습의 즐거움을 찾으며, 평생 학습자로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방법이다.
결국, 교육의 미래는 더 이상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과정’으로 변화해야 한다. 학습코칭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을 스스로 조절하고, 실패 속에서도 성장하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될 것이다. 이제 교육은 ‘티칭(Teaching)’이 아닌 ‘코칭(Coaching)’으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최원미(블로그 blog.naver.com/wonmi282kr)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과정중으로 한국학습코칭전문가협회(KLCA) 이사.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이사, 한국평생교육융복합학회 상임이사를 역임중이며 현재 ㈜교담 인재개발원 책임연구원, 파트강사로 학습역량기반 학습코칭전문가과정(민간자격증)을 진행 및 강의 하며, 학습코칭 관련 학교 및 여러 기관에서 다년간 부모 교육을 하며 학부모님들과 소통하는 Edu-Communicator로 활동하고 있다.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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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 소통의 열쇠 MBTI "중장년, 당신의 MBTI 유형은 무엇인가요?'
캠퍼스의 3월은 자기소개의 달이다. 지난 한주동안 대학 강의실에서 신입생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키워드로 자기소개하기’ 미션을 부여하자 학생들은 이름을 말한 뒤 자연스럽게 MBTI 유형을 밝혔다. "저는 INTP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처음에는 말을 잘 못 거는 편이라 저에게 먼저 다가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ENFJ예요. 지금은 처음이라 조심하고 있지만 조금 지나면 엉뚱한 매력을 발산합니다"라며 저마다 자신의 MBTI 유형에 덧붙인 자기소개를 했다. 유형을 언급하자 며칠 동안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나와 같은 유형이네’ 하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이제 MBTI는 젊은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사람의 성격을 에너지의 방향, 정보수집 방법, 의사결정 기준, 생활양식등 네 가지 기준을 통해 분류하는 성격 유형 검사다. 외향(E)과 내향(I), 감각(S)과 직관(N), 사고(T)와 감정(F), 판단(J)과 인식(P)의 조합으로 총 16가지 유형이으로 구분된다. MBTI는 단순한 성격 테스트가 아니라 스위스의 분석심리학자 칼융의 이론을 근거로 만들어진 성격검사 도구이다. 개인의 성격특성을 짧은 시간안에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소통 방식과 문제 해결 스타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TV 예능에서도 출연자에게 "MBTI가 뭐에요?"라고 묻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대학가에서는 친구를 사귈 때도, 팀 프로젝트를 할 때도 MBTI 유형을 먼저 확인하며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반적인 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중장년층에게는 이러한 문화가 아직 낯설다. "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MBTI를 따지는 거야?"라고 의아해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MBTI에 대한 호불호를 따질 때가 아니다. MBTI를 모르면 젊은 세대와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소외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중장년층은 MBT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MBTI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세대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퇴직 후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이들에게 MBTI는 가족과의 소통을 시작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MBTI 유형이 뭐니?” 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긴 시간 대화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자녀들과의 대화에서 MBTI 유형의 특징을 활용하면 서로의 성향을 존중하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감정형(F)인 자녀에게 논리적으로만 조언하기보다는 공감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으며, 내향형(I) 배우자가 조용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당신의 MBTI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이 되고 있다. 이제 중장년층도 ‘MBTI 유형이 뭐에요?’ 라는 질문에 “ISTJ입니다.” “ESFP입니다” 등으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칼럼니스트 MBTI커뮤니케이터 소개
충남도립대학 교양과 외래교수
2006년 MBTI를 접한 후 2008년 MBTI 전문강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그후 약 20년간 MBTI를 일상에서 적용하고 있다. MBT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며 제대로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됨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공공기관, 기업, 대학 등에서 MBTI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2025-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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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대한민국의 진로
국제 정세와 대외 경제 환경의 변화
대외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시적으로 오는 4월 2일까지 유예는 했지만,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 인상한데 이어 또다시 10%까지 인상해 20%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도 10~25%의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정책 강화로 우리나라 수출은 연간 최대 180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 지출 증가는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8.4%로, OECD 평균을 넘어섰다. 일부 지역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로 복지 지출이 2030년까지 GDP의 1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이 가져야 할 자세
어려운 시기일수록 국민들의 단합과 현명한 대응이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그때마다 국민들의 합리적 소비, 금 모으기 운동 등 자발적 참여가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개인 차원에서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 절약에 동참함으로써 가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가정 내 에너지 절약 실천만으로도 월평균 전기요금의 15~20%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재테크와 직업 역량 강화에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와 함께 새로운 기술 습득을 통한 자기 계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으로서 정책에 대한 건설적 비판과 대안 제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감정적 대립이 아닌 합리적 토론 문화를 통해 정책의 질을 높이고,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
정치권이 가져야 할 자세
정치권은 국민 생활과 경제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은 경제 위기 속에서 정책 공백과 사회적 비용만 초래할 뿐이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 건설·부동산 경기 안정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 취약계층 지원 강화,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 등은 정파를 초월한 협력이 필요한 과제들이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저소득층 부담 완화를 위해 에너지 바우처, 주거비 지원 확대 등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취약계층의 에너지 빈곤율이 전년 대비 3.5% 상승했다. 이에 대응하는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 대외적으로는 통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자유무역 질서를 지키기 위한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새로운 무역 장벽에 대비한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난 극복을 위한 방향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대응책과 함께 장기적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과 어려움을 겪는 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시급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한 취약계층 지원 확대, 건설업 위기에 따른 일자리 안전망 강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유동성 지원 등이 우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개편과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 녹색 산업, 생성형 AI, 휴머노이드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규제 혁신을 통해 기업들의 성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민간의 창의력과 혁신을 끌어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중심의 성장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동반한다. 대한민국은 과거에도 수많은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왔다. 1960년대 가난의 위기에서 산업화의 기적을, 1997년 외환위기에서 경제 체질 개선을, 2008년 금융위기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낸 것처럼 말이다. 현재의 경제난 역시 우리의 결집된 의지와 지혜로 극복할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이 절약과 혁신으로, 정부와 정치권은 책임 있는 정책과 협력으로, 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이 위기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3월의 봄바람처럼,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롭게 피어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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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의미와 우리의 길
어느덧 3월이 왔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물러가고, 얼어붙었던 대지가 기지개를 켜듯 따스한 봄기운이 서서히 퍼져나간다. 3월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다. 긴 겨울을 견디고 새로운 희망을 품는 시기이며, 역사적으로도 대한민국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달이다. 삼일절이 자리한 이달은 민족의 독립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되새기는 시기이며, 동시에 새 학기가 시작되고 경제와 사회의 본격적인 활동이 재개되는 출발선이기도 하다.
그러나 2025년의 3월은 그리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은 지금 정치적 혼란, 경제적 불안, 국제 정세의 급변 속에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국민들은 혼돈과 불안 속에서 길을 찾고 있지만, 어느 때보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단단한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의 현실과 국민이 가져야 할 자세
현재 대한민국은 여러 복합적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극심한 대립과 분열이 계속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서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외교적 대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3월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1919년 3월 1일, 온 국민이 하나 되어 외쳤던 독립의 함성은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국민이 깨어 있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으며, 정치와 경제가 흔들릴 때도 국민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소모적인 갈등이 넘쳐난다.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나 반대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냉철한 판단과 행동이다. 건강한 민주주의는 성숙한 시민의식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치권의 혼란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현명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봄을 맞이하는 마음가짐
3월은 봄의 시작이다. 자연이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듯이, 우리도 새롭게 시작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봄은 단순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계절이 아니다. 농부들이 땀을 흘리며 밭을 일구는 계절이고, 학생들이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는 계절이며, 기업들이 한 해의 본격적인 경영 전략을 가다듬는 계절이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냉철한 태도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지혜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것은 결국 국민 개개인의 노력에서 비롯된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려운 난국을 이겨내는 지혜
대한민국은 수많은 위기를 이겨내며 성장해 왔다. 한국전쟁,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거대한 난관 속에서도 국민들은 단합했고, 결국 극복해 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 또한 냉철한 분석과 지혜로운 대응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먼저, 정치권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쟁(政爭)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과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개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도 냉소적인 태도를 벗어나 건전한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경제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글로벌 경제의 변동 속에서도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분야를 적극 활용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며, 기업과 정부, 노동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의 자세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근거 없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기보다,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3월은 새출발의 계절이다. 힘들더라도 나아갈 길을 찾고, 함께 걸어가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희망을 품고 나아가자
3월은 새로운 시작의 달이다. 비록 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역경을 딛고 일어선 경험과 지혜가 있다. 삼일절의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기며, 봄을 맞아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 냉철한 판단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가 하나 되어 노력할 때, 3월의 봄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과 도약의 시작이 될 것이다.
202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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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하는 건설업계 위기, 구조적 대응이 시급하다
한국 건설업계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전국 곳곳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공사 중단, 미분양 증가, 그리고 건설사들의 부도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위기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광역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건설업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 수는 전년 말 기준으로 7만173가구에 달했다. 특히 준공 후에도 분양되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2만1,000여 가구로 이는 2014년 7월 이후 처음으로 2만 가구를 넘어섰다. 미분양 주택은 더 이상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고 그 피해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에 달하는 수치로, 미분양 주택의 비율이 수도권 1만6,997가구로 전월보다 17.3%가 증가했고, 경기도에서만 2433가구가 증가해 1만2954가구에 달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1420가구가 늘어난 4,131가구 대구는 632가구가 증가한 8,807가구로 대구 울산이 최악의 미분양중심지가 되었다. 전국적으로 심각하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 원인에는 2021~2022년 동안 대규모 과잉 공급이 이뤄진 뒤, 2024~2025년에 집중적으로 준공되면서 발생한 시차적 수급 불균형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는 수요를 크게 위축시켰고, 그로 인해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발생한 공급 과잉의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재건축 사업장의 약 43.2%가 사업 지연 또는 중단 위험에 처해 있다. 건설원가 상승과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수익성 저하, 그리고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아 많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2024년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00을 기준으로 138.7로 급등했다. 건설사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 지난해 종합건설업체 폐업신고는 총 641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변보다 60건(10.3%) 늘어난 수치로 2005년 조사 시작 이후 최대치로 기록된다. 더욱이 올 1월 한 달 동안에만 58개 종합건설업체가 폐업신고를 했고, 전문공사업체까지 포함하면 330여 건에 달할 정도다. 신동아건설과 대저건설의 연쇄 부도 등 중견 건설사들도 상황이 심각하다. 여기에다 건설업계의 고용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2% 감소했으며, 특히 일용직 근로자는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현장의 공사 중단과 신규 착공 감소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내수 위축과 경제적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정부는 건설업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건설산업 활력 제고 방안'을 통해 미분양 주택 매입을 위한 5조 원 규모의 공적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여 임대주택으로 전환함으로써 건설사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보증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보증료율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계의 자구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을 조언한다. 일부 건설사들은 이미 환경·에너지 사업, 도시재생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 건설기술의 도입을 통한 원가절감은 필수적이다. 건설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모듈화 공법이나 건설정보 모형화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유효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또한,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 인프라 수요가 많은 해외시장에서의 사업 확장은 위험 분산과 안정적 수익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건설업계의 인력운영 방식은 일용직 중심으로 고용 불안정성이 크다. 이는 기술 축적과 생산성 향상에 저해 요소가 된다. 고용 구조를 상용직 중심으로 전환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계의 위기는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한국 건설산업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이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자구적 혁신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이번 위기는 한국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것뿐만 아니라, 디지털 전환, 친환경 건설, 품질 혁신 등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투자가 중요하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이번 위기를 한국 건설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2025-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