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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국 적극 대처해야 한다
▲ © 세종타임즈
지난 4월 월별 경상수지 적자가 지난 2012년 4월 이후 7년 만에 6억6480만원에 기록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았다는 것이다. 적자라는 것은 이른바 손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세계경기둔화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어렵다. 왜냐하면 미국과 일본은 호황이기 때문이다. 반도체값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의 영향 때문이라고도 한다. 특히 4월에 외국인투자자의 배당지급도 적자요인으로 한국은행측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총체적인 불안감이 매우 커지고 있다. 적자발생요인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경제가 내부적인 어려움을 떠나 국제적으로도 힘겨운 상황이 도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수출까지 부진하면 가득이나 어려운 내수경제는 과연 어떻게 될지 걱정이 태산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두가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누구의 책임인가도 분명히 가려야 할 문제이다.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심각성이 간단치 않다. 대한민국의 경제불안이자 미래불확실성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장사가 안 된다, 경제가 불안하다, 취업이 안 된다” 등등 불안한 경제심리를 노출하고 있다. 무엇인가 경제 사이클이 삐거덕거리고 있다는 느낌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4월의 경상수지 적자는 요즘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것이지만 지난 4월의 통계청의 경제 분석도 이미 충격적이었다는 사실을 잊지는 않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이 시기에 최악의 어두운 그림자는 이미 드리워져 있었다. 그 실상을 보면 충격적이다.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고 한다면 지난 4월의 실업률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가 124만 5천 명, 실업률은 4.4%, 체감청년실업률은 25.2%이다. 실업자 수는 1999년 6월 통계를 작성한 이후 4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실업률은 2000년 4월 4.5%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이고 체감 청년실업률은 2015년 1월 관련통계 작성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제조업, 도·소매업 취업자가 줄어 고용률이 떨어지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통계청은 분석하고 있다.
경상수지는 적자이고 실업률은 최고이니 과연 대한민국 경제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경기둔화 탓으로 돌리기에는 미국과 일본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 왜 우리만 뒷걸음치고 있는지를 냉철히 분석해야 한다. 툭하면 파업이고 툭하면 노동시간, 최저임금타령만 하고 있을 때 경제는 침체되고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으니 서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업률은 최고이고 취업률은 바닥을 치고 있다. 취업이 어려운 청년 40만 명 이상이 공시생의 길을 걷고 있다. 도·소매업, 제조업 등 그 어느 곳 하나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장사가 되지 않고 사업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제조업이나 자영업이나 할 것 없이 총체적인 불안감이 매우 크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인력고용도 꺼리고 있다. 기업이나 자영업자나 적자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편의점들도 야간영업시간을 줄이고 있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하늘에 별 따기이다. 국민들의 경제불안 심리가 팽배한 것이 요즘 시중에 나가보면 쉽게 접하는 현상이다. 한동안은 화폐개혁이란 용어가 등장하자 금궤가 동이 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해외부동산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고도 한다. 자영업자들이 폐업하면 6개월간 한 달에 50만원씩을 주겠다는 소식이 공허하게 들릴 정도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국내외적인 요인 때문에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가 추동력을 상실하고 사회분위기가 침잠 (沈潛)되어 활력을 잃어간다면 국민들의 삶의 질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억대 빚 때문에 발생한 의정부 일가족 3명의 사망사건은 참으로 어려운 서민 경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남편과 아내, 고등학생 딸이 한방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한마디로 생활고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대한민국의 자살률이 1위를 지속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라투아니아가 1위를 차지했지만 그동안 12년 동안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여전히 OECD 평균대비 2배가 높은 자살률이고 노인빈곤률 때문에 노인자살률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불명예 중에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암울한 현실이 경제에서 비롯된다고 볼 때 작금의 경제불안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경상수지적자나 실업률 최고치 경신은 바로 대한민국의 경제위기 상황을 반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은 뜬 구름 잡는 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처방이 중요한 시점이다. 정책이 잘못 투영되어 경제근간을 흔들어버린다면 그 피해자는 국민이다. 서민경제가 힘들고 취업률이 떨어지고 미·중간에 통상분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으니 불안심리가 팽배한 것도 당연한 것이다. 사회적 추동력을 급격히 상실하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의 경제상황이 갈수록 태산이다. 이런 현상을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불행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IMF경제위기의 뼈아픈 경험을 체험한 국민들이다. 어처구니없이 닥친 경제위기에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아직도 그 고통이 끝나는 않은 사람들도 보게 된다. 나라가 망하고 국민들이 망하는 모습은 남미 베네수엘라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남의 나라 일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반면교사로 삼고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특단의 대책이 서둘러 마련되어야 한다. 모든 것이 때가 있기 때문이다.
201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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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결자해지의 지혜를 보여라.
▲ © 세종타임즈
2009년 6월호 영국판 ‘보그’에는 세계 최고의 모델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가 전라로 표지를 장식한 적이 있다. 세계패션을 선도하는 전문잡지에 어떤 패션도 보이지 않고 모델이 누드로 나왔다는 것은 이 산업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는 신호였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도 여러 지표를 통해 지금 위험신호를 보이고 있다.
촛불혁명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재앙 같은 근심과 걱정이 넘치는 시간이었을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청산해도 끝이 안 보이는 사라지지 않는 적폐積弊의 늪에 분노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가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은 많지 않다. 이러다가 서민들은 다 죽게 생겼다.
지금 한-미 관계는 어떠한가.
10조 원 어치나 미국의 무기를 구매했는데도 문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서 ‘2분 회담’으로 대표되는 짧은 회담만이 있었다. 그나마도 일본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미국의 충고만 듣고 왔다. 하노이 노딜 이후로 지금 연거푸 외교참사가 벌어지는 중이다. 그런데 일본의 아베는 트럼프와 유례없는 우의를 과시하면서 친미적인 성향의 정책 즉, 화웨이에 대한 보이콧 동참 등을 약속하는 정치적 제스처gesture 를 취했다. 거기에 미국은 F-35의 일본 내 생산이라는 놀라운 화답을 했다. 일본은 이렇게 미국과의 동맹을 돈독하게 하고는 다음차례로 시진핑을 만날 걸 타진중이다. 즉 중국을 상대로 미국이라는 뒷배경이 있는 일본이 나가는 모양새다. 또한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조만간에 일본에서 있을 한일정상회담도 안할 수 있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이 일본을 방문했는데 유례없는 푸대접에, 한국 기업들은 한국산인 걸 모르게 하기 위하여 부심중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중이다. 그리고 미국과의 연합훈련도 전부 사라졌다. 이제 대한민국은 외교적으로 엉망인 상태이고 실리도 없는 고립상태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떠한가. 문대통령이 북유럽 순방을 9일부터 나갈 예정인 가운데 7일 한국군사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해리 해리스미국대사가 한일갈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한국 기업규제 너무 부담스럽다고 비판해 국민들의 마음이 착잡하다. 헌데 노동법개악저지라는 명분으로 시위를 민주노총은 국회 담장을 부수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文정부 들어 더욱 기세가 등등해져 경찰에 출석해서도 7월 총파업을 말하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독일, 일본 등 공업선진국에서는 loT(사물인터넷)공장이 변신을 거듭하며 쌓인 빅데이터로 맞춤 생산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가 빅데이터를 구축하는데 발 벗고 나서지 않아 스마트공장은 요원한 실정이다. 또한 정년연장으로 청년들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어 청년들의 취업은 더 어려워졌다. 대한민국의 경제적 혼란은 업종의 전문성, 사회성,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동일시 시행되는 시책 도입으로 겪는 서민들은 힘겨움을 넘어 파산에 이르렀다.
최저임금제 또한 개인사업자와 기업이 인건비에 비중을 더 둘 수 있는 여지를 두어 준비된 여건에서 도입됐어야 하나 세계경제와 대한민국의 경제경기침체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만 계속 올라간다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감원을 해야 하고 운영에 있어서도 인건비를 공제하고 수익 없이 유지 된다면 영업을 중단하고 폐업을 할 것이 뻔한 이치다.
이러한 때에 로마제국의 첫 번째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이 떠오른다.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어떤 일을 숙고할 때에는 고요하고 신중하게, 실행에 나설 때에는 신속하고 과감하게 움직이라는 뜻이다. 카이사르 암살 이후 전광석화 같은 행동으로 혼란에 빠진 정국을 수습하고 로마를 수백 년 번영과 평화의 반석에 올려놓은 이다운 말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 대한민국은 정치9단만 존재할 뿐 여당과 제1야당과의 정쟁은 갈수록 극에 달하고 있다. 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폴란드 출신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Zigmunt Bauman’은 이렇게 말했다.
“지구의 거주자들은
양자택일의 상황에 처해있다
우리는 서로 손을 잡을 것인가
아니면 같이
공동묘지로 갈 것인가”
201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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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과 ‘유비무환(有備無患)’
▲ © 세종타임즈
지난 5월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추돌사고로 한국인 관광객들이 황당하게 희생당했다. 침몰한 유람선에는 한국인 관광객 33명과 승무원 2명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한국인관광객 7명은 구조됐으나 7명이 숨졌고 헝가리 승무원 등 21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로 알려졌다. 헝가리 유람선 사고를 접한 국민들은 한마디로 충격이다. 유람선에 추돌한 크루즈 선장은 현지 경찰이 부주의 태만혐의로 체포했다고 한다. 길이 135미터에 이르는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시긴‘이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들이받고 불과 7초만 침몰했다.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들이받고도 구조하지 않고 그대로 운항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무슨 황당 스토리인지 국민들의 분노가 매우 크다. 정부도 부랴부랴 나서 현지에 신속대응팀을 파견하여 대처에 나서고는 있다. 청와대, 외교부, 소방청, 국정원, 해경청, 해군 등으로 구성됐다. 입체적인 실종자구조팀으로 수습대책이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 있어서는 안 될 불행한 사고의 후속대처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현지 상황이 시시각각 뉴스속보로 전달되고 있지만 국민들은 기대감을 상실하고 있다. 점차 탑승자 신원확인도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추가 구조자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국민적 아픔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고자 가족들이 현지에 찾고 있지만 이들의 애끓는 마음과 구조자들의 정신적 충격은 한마디로 불문가지이다. 현지에서는 다뉴브강을 유람하기에는 날씨도 좋지 않은데도 유람선들이 운항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등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유람선에 태우고 심지어 구명조끼조차 제공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비하지 않은 인재라는 지적이 강한 이유이기도 하다. 도대체 어떻게 유람선이 운항되기에 대형크루즈가 이처럼 뒤에서 들이박을 정도로 근접해 있었는지 황당하기 그지없다. 패키지여행들이 갖고 있는 빨리빨리 섭렵여행이 이미 문제가 많다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람선에는 가족단위 등 9개 그룹이 탑승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6살 어린이와 72세가 포함된 가족 여행이라는 점에서 신원이 파악될 경우 더욱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어쩌다가 이역만리 타국에서 이런 참사를 당해야 하는지 이런 비보를 접한 국민들의 요즘 일상이 마냥 어둡기만 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황당한 사고들로 이른바 ‘사고공화국’이란 오명까지 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월호 참사의 악몽으로 아직도 잊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국민들의 충격과 고통의 상징이다. 황당한 사고의 아픈 상처이며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인 것이다. 2017년 12월 21일 충북제천 스포츠센터 발생한 화재는 29명의 사망자와 2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기공사를 하던 1층 주차장에서 불이나 불과 한 시간여 만에 엄청난 대형화재참사를 불러일으켰다. 2014년에는 장성요양원의 화재사고롤 노인 환자 21명이 사망사건이 발생한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무엇보다 충격을 주었던 황당한 사고는 밀양세종병원 화재 참사이다. 2018년 1월 26일 경상남도 밀양시 중앙로에 있는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이다. 이 사고로 의사 1명,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을 포함해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부상당하는 등 무려 15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스프링쿨러 설비가 작동하지 않았다.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7시 32분에 발생해 소방인력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25명이나 사망한 상태였다. 한마디로 안전관리 미흡이 대형화재로 인한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이런 사고들이 발생할 때마다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각종 안전 대책이 쏟아지고 난리를 피우다가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잠잠해 진다. 그래서 늘 ‘사후약방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란 비아냥거림을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남역 묻지 마 살인 사건’의 충격에 이어 지난 4월 17일 조현병 치료 중단자에 따른 ‘진주아파트 방화살인사건’도 5명 사망 등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끔직하고 황당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국민들이 분노와 충격에 휩싸인 사건이다. 이후에 여러 가지 대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과연 얼마나 실행이 되고 있는지, 유사사건 발생을 막기 위한 사전대비가 되어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유비무환의 마음가짐이 선행이 되지 않아 늘 뒷북행정이란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문제에 관한 한 늘 그래왔다. 그래서 ‘안전불감증’이란 용어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번 헝가리 유람선의 황당한 사고를 접하면서 과거 대한민국이 겪어온 황당무계한 각종 사건사고들의 전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이런 사건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유비무환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대충 눈가림식 땜질식 처방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이는 과거 많은 전례를 통해 교훈적으로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순식간에 황당하게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이 이제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헝가리유람선 사고가 보여주고 있다.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전대비책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 사건사고가 터지고 나서 아무리 신속하게 대응을 하고 아무리 처리를 잘 한다 해도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만 못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후약방문’과 ‘유비무환’의 두 용어의 개념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대비되는 두 용어가 던져주는 강력한 메시지를 꼭 명심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있어 중요한 모토로 삼아야 할 것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 나라와 민족을 위해 멸사봉공과 살신성인의 고귀한 삶을 살았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참뜻을 기리는 의미도 마찬가지이다. 다시금 망국과 6·25전쟁의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 6월은 국가안위를 위한 유비무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뼈아픈 역사적인 교훈을 숙연히 상기하도록 함축의미를 던져준다는 사실도 아울러 깊이 인식해야 한다.
20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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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홍수 시대의 올바른 판단력
▲ © 세종타임즈
우리는 바야흐로 정보홍수 시대를 살고 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하여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수용하기에 참으로 벅차다. 전달매체도 다양하고 전달기법도 다양하다. 과거 아날로그시대의 일방적인 정보 수용시대를 벗어나 디지털시대의 거대한 변화는 가히 경이로울 지경이다. 그만큼 사회 환경도 함께 변화해야 하는 시대흐름을 거역할 수 없다. 바로 이런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인터넷과 휴대폰이다. 웬만한 사람들이면 모두 휴대폰 하나쯤을 들고 사는 세상이다.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심지어 노숙자들까지도 휴대폰을 들고 산다. 당연히 SNS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른바 카카오그룹(KakaoGroup)은 카카오가 2013년 출시한 모바일 그룹 SNS이다. 국민들이 거의 사용하고 있는 SNS이다. 엄청나게 성장하여 카카오가 대한민국의 대기업, 이른바 재벌기업의 대열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마치 구글이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듯이 말이다. 이런 세상이다.
정보홍수 시대가 마냥 좋은 것이 아니다. 몰라도 될 정보들이 쏟아지고 거짓정보들이 정제되지도 않은 채 무차별로 전달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릇된 정보를 통하여 여론을 조작하고 개인의 신상 털기나 거짓정보를 흘리며 고통을 주는 경향도 다반사이다. 최근에는 미국대통령과 한국대통령의 통화내용을 모 국회의원이 공개하면서 이의 정당성을 놓고 이른바 여야, 정부가 나서서 혈전을 벌이고 있다. 한번 토해낸 말은 요즘에는 걷잡을 수 없이 일파만파로 퍼진다. 되돌리지 못한다. 고발사태도 빚어지고 첨예한 대립이 빚어지고 있어 그 결말이 주목된다. 이런 정보의 전달은 주요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다. 단순한 팩트의 전달을 넘어 양쪽의 주장을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수용자들의 판단력이 달라질 수도 있다. 또한 자파이기주의에서도 수용태세가 달라진다. 그래서 양쪽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이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들이 요구한 정보라기보다 전달자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의 경제지표나 강력사건 등도 충격적인 정보 내용을 담고 있다. 실업률 최고라는 발표가 이어지자 체감실업률과 경제 상황악화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는 반응들이 많다. 전달되는 정보만을 가지고 그냥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상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조건 수치를 믿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심지어 대한민국 굴지의 여론조사 업체의 여론조사 발표가 뭇매를 맞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언론사까지 나서서 여론조사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해당 업체는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번 불신하면 그 여파는 간단치가 않다. 여기에서 우리는 올바른 정보전달이냐 아니면 조작된 정보전달이냐 하는 두 가지 갈림길에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보를 조작하여 국민들에게 전달할 경우 이는 엄청난 범죄에 다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아직도 여론조작의 드루킹 사건이 재판에 계류 중이고 안기부의 전직 간부들이 비슷한 혐의로 영어(囹圄)의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요즘에는 종합편성채널과 홈쇼핑채널을 통하여 엄청난 건강정보와 기능성 건강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광고가 이어지고 있다.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관절염에 이르기까지 말이 보조적인 기능식품이지 사실 치료를 장담하는 듯이 전달되고 있음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골고루 잘 먹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전달되는 정보가 과연 신뢰할 수 있을 것인지는 별개의 논리이다. 과거 홈쇼핑에서 불량식품이 판매되어 난리를 피우던 기억도 존재한다. 홈쇼핑의 문제는 아니지만 아기들이 먹는 분유에서 쇳가루가 검출되어 비상이다. 그동안 수입제품이나 외국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문제가 국내에서도 발생한 것이다. 이런 정보가 왜 이렇게 늦게 전달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기 엄마들의 분노가 충천하고 해당업체는 분유통 문제를 개선한다고 하지만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한마디로 외면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정보는 불신으로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이른바 브랜드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트위터, 밴드, 카카오톡을 통하여 개인신상을 비롯해 무수한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한번 잘못 업로드된 정보들은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 온다. 문명의 이기(利器)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부 식자층에서는 SNS를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이유는 자칫 잘못하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무슨 화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른바 상업적인 사람들에게서부터 사기행각을 벌이는 행위에 이르기 까지 교묘한 수법으로 이를 이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은 불문가지이다. 공유되는 정보도 신선한 정보라기보다는 다른 곳에서 자기중심적으로 퍼 나르는 경향이 무척 심하다. 대립과 갈등을 유발하는 정보들도 많다. 어찌 보면 정보홍수 시대의 또 다른 공해요인이기도 하다.
가짜정보, 가짜 뉴스 모두가 한마디로 사기극에 다름 아니다. 미디어의 발달이 가져온 부작용이기도 하다. 휴대폰이 일상화되자 보이스피싱이 난무하며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수법도 다양하다. 거짓 정보를 흘려 선의의 피해자들이 고통을 겪게 한다. 이런 정보홍수 시대에는 국민계도의 방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보를 올바르게 식별하는 능력과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문명의 이기(利器)가 오히려 흉기가 되어 해악을 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각자가 그릇된 정보나 가짜 뉴스 현혹되지 않도록 올바른 판단력과 시각을 갖추어 잘 선별하고 각별히 조심해 정신건강을 스스로 챙겨야 하는 시대임을 명심하자.
20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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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통령의 통 큰 정치적 결단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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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올바름(政治的-영어: political correctness)은 말의 표현이나 용어의 사용에서, 인종·민족·종족·종교·성차별 등의 편견이 포함되지 않도록 하자는 주장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특히 다민족국가인 미국 등에서 정치적인 관점에서 차별·편견을 없애는 것이 올바르다고 하는 의미에서 사용하게 된 용어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 말은 도덕적 올바름, 정치적 정당성, 심지어 정치적 순결성 등으로 번역되어왔다. 심지어는 ‘순결성’이란 표현은 영어에 있지도 않다. 의역이라 해도 너무 지나친 창작이다. 사전에는 분명히 ‘correctness’명사로서 1.정확함, 정확성. 2.(행동의) 방정, 단정으로 되어있다. 그러므로 “political correctness”의 해석은 차별적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 정치적 공정함, 차별적 표현에 대한 과도한 반응으로 국한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파생한 숙어로 ‘emotional correctness 정서적 타당성’, ‘dress correctness 센스 있는 복장’ 등이 있다. 원래는 냉소적인 뜻이 포함된 이 단어는 레닌이 러시아 혁명 성공 이후 사용했다. 그러나 혁명의 영광도 잠시, 곧바로 시작된 내전과 외국의 군사 개입으로 인해 인민들의 궁핍이 극에 달하자 레닌은 자본주의 정책을 도입한다. 이럴 때 꼭 반발하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레닌은 1920년 이라는 유명한 글에서 극좌파의 비현실주의(순수정치)를 비판할 때 이 용어를 썼었다. 그리고 1960년대 미국의 시민권 운동에서 “실천의 다짐”이라는 용어로 쓰였다가 1980년대에는 레이거노믹스에 좌절한 리버럴들이 이 말을 자조적 의미로 다시 쓰기 시작했다. 90년대 들어서는 이 운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났다. 다양성을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시작했던 운동이 오히려 또 다른 전체주의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어를 고르는 것에만 집착하는 이들을 'PC 경찰'(PC police)라고 부르면서 비꼬는 것은 기본이고, 이미 'political correctness'라는 단어 자체도 냉소적인 어감을 띄게 되었다.
플라톤의 ‘국가’편에서 소크라테스는 부유한 케팔로스에게 부자로 사니 무엇이 좋으냐고 물어본다. 케팔로스는 남에게 빌린 것을 갚을 수가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올바르게 사는 것이 별 것이겠는가?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주 단순한 사실이지만 상식적인 진리로 받아들이는 말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과연 올바름은 단순히 남에게 빌린 것을 갚는 것일까? 다음과 같은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떤 사람이 정상적인 상태에 있던 친구한테서 무기를 맡았는데 나중에 미친 상태로 와서 무기를 돌려 달라고 한다고 하세. 그러면 우리는 무기를 돌려주어서는 안 되며, 나아가 무기를 되돌려 주는 사람이나, 미친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진실을 말해주려고 하는 사람도 결코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고 누구나 말할 걸세.”(국가 331c) 소크라테스는 ‘무기의 비유’에서 오히려 받은 것을 되돌려 주는 것이 상대방에게 올바르지 않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상적인 삶에서 마주치게 되는 대부분의 상황은 단순히 한 가지 도덕적 원리에 의해 판단하기에는 복잡한 구조를 가진다. 무기의 비유는 하나의 상황에 여러 도덕적 원리들이 상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즉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도덕 원리와 ‘살인을 하지 말아야 한다.’ 또는 ‘살인을 하도록 방조하지 말아야 한다.’는 도덕 원리가 상충된다. 또한 플라톤은 정의란 더 강한 자의 이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를 볼라치면 자기만 올바름을 추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올바름의 정(正)을 두고 정치가 숨통을 막는다. 우리가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최대의 선(善)이 아니라 최소의 잘못이 아닐까.
아테네 민주주의의 황금기에 극단적인 갈등이 초래할 정치적 파국을 경고한 사람이 있다. 바로 비극작가이자 정치가였던 소포클레스다. 그를 통해 우리는 규범적 갈등에도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혜안을 발견해보면 어떨까. 아테네 시민들이 무대 위에서 두 배우가 벌이는 논쟁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을 다니는 친구를 숨겨주는 것이 옳으냐?’는 질문에서부터 ‘국가를 배신한 사람을 가족이라고 감싸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고민에 이르기까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문제들이 배우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곧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인간적 한계 속에서 절규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관객의 심금을 울리고, 관객들은 도무지 누가 옳은지를 판단할 수 없는 국면(aporia)에 다다른다. 지금 정치에 무관심하던 시민들조차 극단적인 갈등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바로 정치적 결단이다.
이제 박근혜전대통령의 죄도 어느정도 가려지고 구속기간도 740일이 넘어 섰다. 여당인 민주당은 내년 총선의 득실을 따질지도 모른다. 그렇다하더라도 통 큰 석방이 민주당의 이득으로 돌아갈 것은 자명한 일이고 내년 총선의 선거판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더운 날씨에 여름에 잠시 내린 눈처럼 국민들은 신선한 뉴스를 듣고 감동해하고 행복하기를 기대해본다.
201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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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의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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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의사 장기려(1911~1995)를 얘기하려 한다. 얼마 전에 그에 대한 평전(지강유철작)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에 작은 병원 청십자 의원을 세우고 나라의 의료보험제도보다 10년 앞서서 '청십자의료보험' 시대를 열었던 사람이다.
장기려는 일제강점기에 경성의전(서울 의대의 전신)을 졸업하고 서른 살에 평양 기홀병원 외과 과장으로 가서 얼마 후 병원장을 지냈다. 해방 무렵 김일성대학 교수를, 나중에 남쪽으로 내려와 서울대 의대와 서울 가톨릭 의대에서 외래교수를 지냈다. 김일성대학에서 영어 원서로 가르칠 만큼 영어 실력이 뛰어났다. 독학으로 공부한 러시아어 실력도 뛰어날 정도로 다양하고 준수(俊秀)했다.
특히 최근 장기려에 대한 평전에 의해 새로 밝혀진 만년의 ‘종들의 모임’ 활동은 그가 제도권 교회를 떠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가장 충실하게 따른 신앙인이라는 점에서 비신도인 나도 놀랍다. ‘종들의 모임’이라는 이름도 장기려가 굳이 붙인 이름이고 사실 그 실체에 대해서는 인터넷은커녕 그 어디에서도 전혀 알려진 바 없다. 교단 이름도, 교회 건물도, 목회자 관사도, 교회 규칙도, 홍보활동도, 역사기록도 없이 2000년 동안 160여개 나라에서 선교해온 그 목회자들은 떠돌이처럼 살면서 자신들을 원하는 집에서 아이 어른 함께 모여 예배를 올려왔다. 그곳에 참석한 어느 목사가 그곳 사람들이 아무도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는 이유로 돌아가자 장기려는 혼자말로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넥타이를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 말씀 들을 자격 없지. 예수님이 넥타이 맸나?”
그곳 목회자는 어떤 신학교육도 받지 않고 목사니 신부니 하는 직함도 없이, 그냥 방을 빌려주는 사람들의 집에 살면서 스스로 밥하고 청소하며 세탁을 하고, 이동을 할 때에는 최저가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성경에도 없는 십일조라는 헌금은 물론 어떤 사례도 거부하며, 신도가 스무 명을 넘으면 다시 모임을 나누어 교회의 대형화가 아니라 중형화도 거부하고 철저히 작은 것을 추구했다. 또한 새로이 목회자가 될 젊은이를 위해 늙은 목회자가 밥하고 청소하며 세탁을 하고, 마찬가지로 목회자가 신도도 그렇게 대접하며, 목회자가 죽으면 모든 재산을 형제들에게 분배한다는 것도 우리의 목회자 숭배, 아니 절대 독재 풍토와는 정반대인, 그야말로 섬기는 자의 전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들이 말이 아니라 삶으로 전도한다는 점이다. 바로 장기려 자신 말이 아니라 삶으로 빈민을 섬긴 또 한 사람의 예수였고, 게다가 그런 자신의 우상화를 철저히 경계하여 만년에 자기의 동상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저주를 받으라”고 욕했다고한다.
특히 그는 거지, 행려병자, 간질 환자들을 먼저 섬긴 우리 시대의 의인(義人)이고 성자(聖者)다. 집에 구걸 온 걸인과는 겸상을 하고, 거리의 걸인에겐 외투를 벗어주었다. 어느 날인가, 거지를 만났는데 돈이 없었다. 그는 그냥 가다가 월급으로 받은 안주머니의 수표가 생각나자 돌아가서 그걸 거지에게 건네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책을 덮고 내 기억에 남는 또 하나는 1950년 12월 3일 차남만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오며 아내와 자녀 다섯과는 생이별했다. 늘 북쪽에 두고 온 아내와 자녀를 그리워하며 평생을 혼자 살은 로맨티스트다. 그는 성실한 신앙인이었지만 돈과 권위주의, 파벌과 세습 같은 세속주의에 물든 교회를 떠났다. 76세 때 교단과 교회를 등지고 기독 신앙의 실천을 예배보다 중시하는 '종들의 모임'에 나가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생각나는 또 다른 얼굴. 서울 새움교회 이재우목사다. 폐지와 고물을 팔아 빈민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 그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하늘 아래, 역사 위에 새로운 것이란 없다. 동서고금의 뛰어난 사람들의 삶이나 책을 아무리 읽어도 진실, 사랑, 정직, 소박, 봉사 그리고 모든 권력과 권위에 저항하는 자유 외에 달리 인간답게 살 길은 없다. 비오는 오늘 이재우목사에게 전화라도 한 통 넣어야겠다.
201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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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실업률과 국민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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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의 실업률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가 124만 5천 명, 실업률은 4.4%, 체감청년실업률은 25.2%이다. 실업자 수는 1999년 6월 통계를 작성한 이후 4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실업률은 2000년 4월 4.5%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이고 체감 청년실업률은 2015년 1월 관련통계 작성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제조업, 도소매업 취업자가 줄어 고용률이 떨어지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통계청은 분석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더욱 흥미롭다. 연령별 취업자 수는 30대에서 9만 명, 40대에서 18만 7천 명이 감소했다. 당연히 30대에서 50대까지 고용률도 감소했다. 도소매업이 7만 6천 명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그 다음이 사업시설관리·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이 5만 3천 명, 제조업이 5만 2천명 순으로 감소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33만 5천 명이 증가해 전 세대 중에 가장 많이 증가하고 고용률도 역시 상승했다.
여기에서 실업률 증가의 이유 중에 하나가 공무원 시험 응시생이 드러나면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해 20만 명에서 38만 명으로 폭증하자 실업률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말았다. 비경제활동 인구 중에 ‘취업준비자’로 분류됐던 이른바 ‘공시생’들의 실체가 그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쏠림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지난 해 3월에는 20만 명 수준이었던 올해 약 38만 명으로 17만 8천 명 가량 공시생이 늘자 이 숫자가 청년실업률로 포함됐다. 물론 그동안에도 공시생수가 30∼40만 명 정도의 잠재적 숫자임이 강조되어 왔음을 상기해야 한다. 올해 지방직 공무원 시험접수로 그 실체가 더욱 확연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청년들의 취업상황이 결코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구직에 나섰다가 취업을 포기하는 이른바 니트족(NEET)인 ‘취업포기자’는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1년 이상 장기 15~29세 청년 니트족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는 분석도 이미 나와 있다.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란 말이 모든 실업의 의미를 상징한다. 이 말은 영국 노동정책에서 유래한 말이다. 영국도 우리와 비슷한 일을 겪었던 모양이다. 이는 취업에 실패한 후 아예 구직 활동을 포기해 버리는 것을 일컫는다. 여기에다 학교에 다니지도 않으면서 특별한 직업 훈련이나 교육도 받지 않고 있는 사람들로 일을 할 의지도 일을 구할 의지도 없는 무직자를 지칭하는 말로 쉽게 말해면 ‘백수’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어찌 보면 삶을 포기한 것에 다름 아니다. 놀고먹기도 쉽지 않은 시대에 당사자들이야말로 정신적 갈등과 고통의 벽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 역학조사에서 우리 국민 중 4명 중 한명 꼴로 우울증과 불면증 등 각종 정신분야의 문제를 경험한 유경험자라는 분석이 이미 나와 있다. 당연히 공시생들의 정신건강도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공시생중에는 장기간에 걸쳐 시험을 치루는 사람들이 상당수에 이른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10년 이상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올해 제1회 서울시 공무원시험 추가채용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쉽게 유추할 수 있다. 544명의 최종 합격자의 연령대별 분포를 살펴보면, 20대가 362명으로 전체 66.5%를 차지하여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28.1%(153명), 40대 4.6%(25명), 50대 0.7%(4명) 순이었다. 최고령자는 일반 행정 7급 장애인 모집 합격자로 59세였고, 최연소자는 20세(일반 행정 7급)이다. 얼마나 오랜 기간 공시생의 길을 걸어왔는지를 보여주는 실제적 사례이다.
문제는 낙방생들이다. 장기간에 걸쳐 응시하다 보니까 낙방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취준생들의 공시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극단적으로 자살을 선택하는 공시생들의 기사를 자주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인원을 늘린다고는 하지만 모두 다 수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다보니 “대한민국에서 9급 공무원 들어가기가 하버드 대학 들어가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이다. 오죽하면 바늘구멍 같은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겠는가를 살펴보면 청년 취업현실과 정신적 고통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과거에는 ‘경제를 살리자’는 말이 유행했다면 이제는 툭하면 ‘민생경제’, ‘서민경제’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어 경제 상황을 말할 때마다 등장하는 말이 되고 있다. 1997년 몰아닥친 IMF 경제위기 때 이후 지금까지 청년실업에 관한 한 희망적이거나 긍정적인 분석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당시 20∼30대가 지금 40∼50대이다. 오늘날 민생경제의 중심인물들이다. 당시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20대이던 시절 너도나도 군 입대를 선택하던 세대이다. 구조조정의 여파로 길거리로 나앉는 직장인들이 넘쳐나 청년취업을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시대였다. 나라와 사회, 경제가 뒤집혀진 혼돈의 상황에서 당시 젊은이들의 고통쯤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 세월을 겪어왔던 서민경제의 중추 연령대인 40∼50대가 이제는 자식들에게도 청년실업이라는 고통을 대물림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것이 단순한 일시적 경제현상이라고 한다면 그나마 다행일 수 있다. 그러나 고질적인 경제현상으로 붙박이처럼 지속된다면 이는 엄청난 사회적 불행이다. 당연히 나라의 미래가 암담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내려져야 한다. 경제의 상처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고자 하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덮어버리고 매화타령만 늘어놓는다면 이는 불행을 자초할 뿐이다. 경제의 상처가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과거 IMF외환위기도 황당하게 자초했다. 그 고통을 국민들이 고스란히 감수해야 했다. 이 역사적인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공장들이 문을 닫고,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온 나라에 실업자가 넘쳐나는 사회는 미래비전이 있을 수 없다. 화려한 수사로 상처 난 경제를 포장하고 덮을 일이 아니다. 모두가 냉철히 현실을 바라보자. 정신건강의 문제는 단순히 정신질환자들의 문제가 아닌 모든 국민의 문제가 되었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경제문제가 분명 쟁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식으로 세월을 허비하는 어리석은 논쟁만 일삼아서는 안 된다. 말로만이 아닌 실천이 중요하다. 국민들이 지쳐가고 있다. 작금에 최고의 실업률, 추동력을 잃고 있는 국민경제의 난맥상이 국민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행간의 의미를 직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통계치는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201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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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신건강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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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각종 사건이 끊이질 않고 이어지고 있다. 발생사건에 따른 충격이 매우 크다. 이런 가운데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의사를 살해한 30대 남자에 대해 검찰은 1심에서 무기징역과 30년간의 전자팔찌 부착을 구형했다. 사실상 사회단절이자 중형이다. 검찰의 구형이유에는 심신미약이라는 점이 전혀 참작되지 않았다. 검찰은 "박씨는 사람을 살리는 병원에서 환자에게 도움을 주려는 의사를 살해했고 그 죄질이 불량하다"며 "사망한 피해자를 발로 밟고 조롱한 박 씨는 살인 행위를 '사냥'이라고 말하며 죄책감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가 장애를 앓고 있고 심신 미약이라는 이유로 계획된 범행에 수법까지 잔인했던 이 사건을 가볍게 처리하면 안 될 것"이라며 "잔인하고도 참혹한 박씨의 행위에 대해서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기징역을 구형받은 박씨 측 변호인은 "박씨가 저지른 범행은 죄가 맞지만, 그가 심신 미약에 이르게 된 것은 자신만의 잘못이 아니라 불우한 성장과정과 가정 폭력, 집단 괴롭힘 등 때문"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어 "박씨를 방치한 죄는 그 자신만의 죄가 아니라, 정신질환자를 개인에게만 맡긴 사회의 책임"이라며 "법과 제도 정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위험성을 인식하고 조치하는 것이 사망한 피해자가 바라는 일이라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경찰은 박씨의 주거지 압수수색 및 과거 정신과 진료내역 분석을 통해 범행 동기를 정신질환으로 인한 망상으로 판단했다. 사회적 파장이 컸던 이번 사건이 던져주는 모든 교훈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는 구형이유와 변론의 대강(大綱)이다.
연말연시 이 사건으로 사회적 충격 속에 이른바 임세원법을 만든다고 정신분야 및 국회의원들은 요란을 떨었지만 한마디로 문제의 ‘정신건강복지법’은 제대로 손도 보지 못한 채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 되고 말았다. 윤일규 의원 등이 당초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초안에는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보였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막상 본회의를 통과한 법은 주요 쟁점들이 고스란히 빠져버렸다. 쉽게 말해 문제투성인 정신건강복지법의 누더기 조항들을 그래도 존속시켜가겠다는 것으로 임세원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해 버렸다. 문제는 이처럼 유야무야하는 사이에 고위험군의 정신질환에 의한 강력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여전히 사회적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는 것이다.
최근의 사건사고일지를 정리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경남진주에서 발생한 조현병 치료중단 질환자였던 40대가 저지른 행각은 황당하면서도 참혹하기 그지없다.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한 안인득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살인 등 혐의로 구속됐다. 5명을 살해하고 16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방화살인범 42살 안인득의 신상공개도 결정됐다. 안씨는 지난 4월 17일 오전 4시29분쯤 진주가좌주공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비롯해 5명이 숨지게 하고 16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그 잔혹한 행각에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에서 더욱 충격적인 것은 조현병의 치료중단이고 주민들의 신고가 묵살되었다는 점이다. 피해자 측에서는 “아파트 주민들이 오랫동안 가해자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의 조치가 없어서 관할 동사무소와 임대주택 관리사무소에 민원제기를 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주민들의 수차례 신고에도 국가기관이 방치하면서 벌어진 인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국가책임이라는 것이다. 대처만 잘했더라면 새벽의 참극을 사전에 예방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는 사건이다. 임세원교수 살인사건에 이어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이다. 역시 법과 제도가 도마 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바로 무리수를 두고 있는 탈원화 정책과 입·퇴원 제도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우후죽순처럼 잇따르고 있는 사건들이 사회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4월 25일 오후 10시쯤 칠곡군 한 병원의 정신병동에 조현병 증세로 입원한 A씨(36)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는 이유로 같은 병실의 50대 환자를 둔기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사건도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지난 30여 년 동안 조현병을 앓아오던 50대 남성이 친누나를 흉기로 무참히 찔러 숨지게 하고 시신과 함께 집안에서 생활하다 지난 4월 30일 오후 5시50분쯤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 5월 6일 부산에서는 정신질환(조현병)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던 30대 남성이 흉기로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30대 남성은 이날 오전 2시 43분쯤 부산 수영구 한 마트에서 흉기를 훔쳐 마트직원과 택시기사에게 흉기를 휘두르며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조현병과 공황장애 치료를 받았던 전력이 있었다. 최근에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꿈속에서 누군가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며 병원 밖으로 나와 이런 행각을 벌였다.
또 지난 5월 7일 광주에서는 환청을 듣고 차에 불을 내고 또 다른 차를 훔쳐 달아난 혐의 등으로 경찰이 40대 남성(43)을 붙잡아 조사를 벌였다. 또 충북 충주시 한 원룸에서는 5월 9일 오전 4시 51분쯤 20대 조현병 환자 A씨가 경찰관과 구급대원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날 A씨의 부모로부터 "아들을 정신병원으로 옮기려고 하는데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출동했다. 경찰과 구급대원은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손과 얼굴 등을 다쳤다. 지난 해 벌어진 일이지만 자택 인근 슈퍼와 편의점에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고 난동을 부린 20대 여성에게 인천지법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했다. 재판부는 "알코올 의존증, 우울증, 불면증 등이 이 사건 각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최근 진주 방화·살인 사건을 비롯하여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관련 부처 간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법무부는 5월 1일 보건복지부와 대검찰청, 경찰청과 실무협의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정신질환에 의한 범죄위험 가능성을 조기에 발견하는 체계를 수립하고, 범죄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해선 '행정입원' 등 방식으로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행정입원은 강제입원의 일종으로 정신질환자 행동이 자·타해 위험성이 의심되는 경우 이뤄진다. 경찰청은 범행이 중하지 않더라도 재범 우려가 높은 정신질환자에 대해선 응급입원 조치나 감정유치 신청 등을 적극 검토한다. 초동수사단계에서 정신질환 여부나 재범위험성 관련 자료도 수집하기로 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치료명령과 치료감호를 적극 청구할 계획이다. 치료감호 시설을 확충하고 치료감호·명령과 관련한 법제도도 개선할 예정이다. 사실 요즘 진주 쪽에서는 조금만 이상하면 마구 잡아들여 이른바 건달들이 정신질환자로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해프닝 소식도 들린다.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일제 점검 및 대책 마련에도 나서는 모양새이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환자에 대해 일제점검을 시행하고, 경찰청의 반복신고사항 일제 점검 발굴에도 적극 협조하여 발굴된 대상자에 대한 사례관리 등 후속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정신질환 치료 관리도 강화한다고 하지만 문제는 탈원화 정책이 빚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기초하지 않으면 탁상공론에 불가하다는 점이다. 정신건강센터에 관리 책임소재를 두고자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비자의 입원제도에 대한 개선 없이는 사상누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건이 발생하면 호떡집에 불난 듯이 난리를 피우면서 임시처방전만 들고 나오다가 잠잠해지면 금방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입·퇴원에서부터 주거 및 재활과 사회복귀에 이르는 전반적인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특히 공공의 안전과 정신질환자의 인권문제에 있어 딜레마가 존재한다. 이는 곧 환자가 동의하지 않는 치료는 근절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바로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감기나 질병을 앓고 있는 자식을 부모가 병원에 데려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런데 유독 정신질환만 따로 떼어 별개로 생각하는 것은 역차별 발상이라는 지적도 강하다. 입·퇴원을 쉽게 하고 치료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인권만 내세우다 치료를 중단하면 진주사건처럼 사달이 날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19일 제주 메종그랜드호텔 회의실에서 있은 사단법인 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의 한국, 일본, 대만 3개국의 정신건강제도 비교분석 학술포럼이 바로 우리의 정신건강정책이 나가야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또 4월 30일 그랜드 하이야트인천 그랜드볼룸에서 WHO(세계보건기구) 제네바 본부 WHO서태평양지역사무소와 용인정신병원 WHO협력센터가 마련한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 정신건강서비스를 위한 워크숍이 제시한 세계 각국의 정신건강관련 우수사례들이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고루한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 4명 중 한 명꼴로 정신질환 유경험자인 대한민국에서 정신건강은 매우 중요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후약방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보건복지부 소관을 법무부 소관으로 바꾸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야 한다. 이런 실패사례는 이미 미국이 경험하고 있다. 이제 국민정신건강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며 효율적인 국민정신건강을 챙겨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신건강정책이 너무나 절실하기 때문이다.
201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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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단상(斷想)
▲ © 세종타임즈
신록의 계절이자 가정의 달인 5월은 푸르름만큼이나 평화로운 계절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듣기만 해도 따뜻함을 주는 의미 있는 날들이다. 곳곳에서 각종 축제가 다채롭게 펼쳐지며 5월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그만큼 5월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다가선다.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5월의 노래로 어린이 날 노래를 손꼽지 않을 수 없다. 한때 어린이였던 어른들의 노래이자 내일의 희망을 키우는 우리 어린이들의 애창곡이다. 주옥같은 가사가 5월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한다. 노랫말이 참으로 아름답고 희망적이며 노래도 참 따라 부르기 쉽고 경쾌하다. 꿈과 희망이라는 긍정의 노래로 이만한 노래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의 어린이 날 노래는 우리 모두의 노래이자 모든 어린이들의 구김 없는 마음을 함축한 5월의 평화 노래이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자라나는 어린이들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나라의 일꾼으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사랑으로 보살피고 이끌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성세대들은 우리 사회를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이들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주어져 있다. 5월의 상징은 부정과 갈등, 대립과 암울, 증오와 사악함이 아니다. 긍정과 희망, 화합과 포용, 사랑과 관용, 평화와 선함이 넘치는 5월임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따스함이 있고 푸르름이 넘치는 신록의 계절이 바로 5월이며 우리 모두가 5월을 예찬(禮讚)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고 효를 생각하게 되는 어버이날도 5월에 있다. 늘 심금을 울리는 양주동 작사, 이흥렬 작곡의 어버이 날 노래인 어머님 은혜는 올해 더욱 새롭게 다가서는 듯하다. 분주하게 살면서 자칫 부모님과 소원해지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볼 시기이기도 하다. 그나마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복이 함께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세월이 지나도 늘 평생 가슴에 담고 사는 부모님의 값진 희생은 노랫말에도 차고 넘친다.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어려선 안고 업고 얼려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앓을 사 그릇될 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엔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니의 정성은 지극하여라”,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 하리요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이런 부모님의 절절한 마음과 값진 희생으로 키워온 자식들은 당연히 우리 사회와 나라를 위해 훌륭하고 정의롭게 살아갈 때 그 하해와 같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꼭 성공출세하지 않더라도 평범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간다며 바로 그것이 부모님이 고대하는 자식의 오늘이자 내일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기성세대들은 어린이날 꿈과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성장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성인이 되어 대한민국의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 때 어린이였던 어른들이다. 과연 어린 시절 꿈꾸던 일꾼이 되어 있는지 한번 쯤 돌아보게 되는 5월이다. 우리 사회에 존경을 받고 가정에 충실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며 헌신하는 진정한 일꾼이 되어 있는지도 자신만의 거울에 비춰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때 꿈을 키우던 5월의 어린이들이 나라의 일꾼이 되어 우리들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가 5월을 맞았어도 곳곳에서 극심한 갈등과 불협화음으로 참으로 어지럽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신록의 5월이 갖고 있는 의미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사회상이다. 세종정부청사주변에는 각종 구호로 얼룩진 플래카드가 도배를 하고 있다. 서울 지방할 것 없이 집회와 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사회적 갈등이 극심하다. 경제의 어려움이 가정의 행복을 책임지는 가장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작금의 모든 상황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가 그렇다. 그래도 눈이 부시게 푸른 이 5월에는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에 잠시나마 젖어 봄이 어떨까 싶다. 눈을 들어 높푸른 하늘과 산하를 보라. 5월 어린이의 푸른 꿈과 5월 어버이의 푸근한 사랑 마음이 곳곳에서 손짓하며 화답하고 있다.
20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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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스트레스
▲ © 세종타임즈
요즘 국민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에 이르기까지 온통 난리가 아니다. 마치 호떡집에 불난 듯하다. 광화문은 주말마다 집회와 시위로 늘 시끌벅적 하다. 전 분기 대비 1분기 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0.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와 수출부진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는 지속되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제조와 수출, 실물경기 등 어느 곳 하나 경제 활력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은 난파선이나 다름이 없다. 배에 물이 차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냥 수수방관하다가는 자멸의 길로 들어설 것은 뻔한 이치이다.
이런데도 국회는 공수처니 선거법 개정이니 사보임이니 하면서 속칭 ‘맞짱뜨기’로 격한 대립을 하고 있다. 국민들도 생소한 사보임이란 단어를 놓고 사전이나 인터넷을 뒤져보는 형국이니 치졸한 정치행각에 신물이 날 지경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 싶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목적만 쟁취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정치권에는 차고 넘친다. 진정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면 이처럼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대립할 이유가 없다. 분명 이는 역사적인 심판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행각들이다. 이 역시 국민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지난 4일 강원도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등 세 지역에서 발생한 황당한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면적이 여의도 면적(290㏊)의 6배가 넘는 1,757㏊에 달한다. 이번 산불로 고성이 집계한 피해규모는 이재민 413세대 959명으로 피해액은 2,198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성·속초지역 산불피해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오전 고성군 토성면 노송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번 산불 책임은 명확히 한전과 정부에 있다“ 며 한국전력공사가 책임을 완전히 인정하고 합당한 손해배상이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 투쟁을 병행할 뜻을 밝혔다. 산불원인도 한전 관리 소관인 전신주와 전선 등 송배전 설비를 산불 원인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관리부실이 아닐 수 없다. 이재민들의 고통과 황망한 처지가 엄청난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 정신적 배상까지 필요하다. 국민적 스트레스를 넘어선 고통과 분노이다.
연예인들의 마약투약문제와 성매매알선문제가 연일 언론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의 중심에 서 있던 승리라는 가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한류스타라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이 마약투약혐의로 구속되면서 실망감을 더해주고 있다. 재벌 3세들의 마약투약 혐의도 사회적 파장을 함께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마디로 도덕불감증이자 공인으로서의 자질을 상실한 것이 아닐 수 없다. 가끔 연예인들의 원정도박문제 등이 문제가 되어 화면에서 사라지나 싶으면 어느 듯 다시 돌아와 희희낙락거리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가증스럽기까지 하다. 사회적으로 지대한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를 일회용 반창고 붙이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다. 이들 인기를 누렸던 연예인들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는 점에서도 배신감과 스트레스를 더해주고 있다.
5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친 4월 17일 진주아파트방화 살인사건은 온 국민들을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었다. 12살 여아와 엄마, 할머니까지 일가족이 참사를 당한 이 사건은 ‘편집증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42)이 저지른 흉악무도한 범죄로 기록되고 있다. 그 수법자체가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는 조현병환자의 치료중단사태가 빚은 인재라는 지적이 강하다. 경찰이나 행정기관에서조차 주민들의 민원을 묵살하고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가 빚은 참사이다. 경찰과 복지부, 지자체들은 고 임세원교수 살인사건이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개선대책을 논의하고 법률을 개정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경찰청은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행정입원 판단 매뉴얼을 지난해 말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그 때 뿐이다.
그러는 사이에 또다시 조현병환자로 인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24일 오전 9시 10분께 경남 창원시 한 아파트 6층 복도에서 2017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A(18)군이 위층에 사는 할머니(75)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25일 오후 10시께 경북 칠곡군 한 정신병원에서 알코올중독과 조현병으로 입원한 환자 A(36)씨가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 B(50)씨를 평소 잔소리 한다는 이유로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 잇따라 발생하는 이런 사고는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의 탈원화 정책이나 법적 맹점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점 때문에 보건복지부 소관 정신질환자 문제가 법무부 소관으로 넘어가 앞으로는 공주치료감호소가 포화상태를 넘어설 것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정책을 실패한 미국의 과거 전례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만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온통 부정적인 암울한 소식들이 곳곳에서 넘쳐나니 국민스트레스를 넘어 또 다른 정신적 폐해가 우려되는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너무나 어수선하고 혼돈스럽다. 행복하고 평화스러워야 할 봄날이 마치 살벌한 겨울철로 되돌아가는 듯하다. 무엇하나 신바람 나는 일이 없는 것 같다.모두가 정신 차리고 우리 사회를 정상으로 되돌리자. 모든 분야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의 허상이 아닌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진실한 정치와 행정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