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를 살펴본다면 부정보다는 긍정, 결점보다는 찬양할 점이 문학에서 많이 발견된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호메로스(Homeros)의 작품이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유랑시인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로 알려져 있는 걸작 〈일리아스 Iliad〉·〈오디세이아 Odyssey〉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리스인들이 이 2편의 서사시에다 호메로스라는 이름을 결부시켰다는 사실 말고는, 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헌데 일리아스의 첫 권 제목이 ‘역병, 아킬레우스의 분노’에 멋진 주인공이 등장한다. 올림포스 12신 중 하나로, 제우스와 레토의 아들이다. 예언 ・ 의료 ・ 궁술 ・ 음악 ・ 시의 신이며, 광명의 신이기도 하여 후에는 태양신과 동일시되었다. 훤칠하고 준수한 미남으로 묘사되며, 여성 및 남성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많지만 오늘은 역병의 예언이다.
아폴론이 ‘왕에게 화가나 진중에 무서운 역병을 보내 백성들이 잇달아 쓰러진’ 사건 한가운데로 뛰어 들면서 서사시가 시작된다. 아폴론의 역정을 산 왕은 아가멤논의 탐욕이 아폴론과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수많은 영웅들의 죽음을 낳는 ‘감염의 서사’가 바로 일리아스다. 이렇게 인류사의 초기를 되짚어보면 지배 권력의 탐욕과 책임회피는 전염병의 해결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특히 초기 중국과 미국 일본의 지도자들이 보여준 행태를 보면 슬프게도 인간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정부는 대응을 잘해 시스템을 수출까지 이어지는 성과가 있었다. 그런데 슬픈 예감은 왜 틀리지 않을까. 바로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문제다. 검찰이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까지 하였고 관련자들을 소환조사 중이다. 상식적인 보통 국민들은 부도덕하지만 법의 맹점이나 합법을 이용해서 부당하게 사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더구나 이번 일로 일본의 아베정권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니 정의기억연대대표의 부도덕성이 크게 한건 하기는 했다. 그래서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을까. 여당의 대표까지 그를 엄호하는 것을 보면 그들은 노무현대통령의 탄핵과 그 후 사태를 잊은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다시 전 세계 베스트셀러에 오른 카뮈의 “페스트”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경멸한 점보다 찬양할 점이 더 많다.’ 공포에 굴하기 보다는 시민들은 사랑을 확인하고 용기를 간직함으로써 인간적 품위를 고양하려고 노력중이다. 희망은 한 줌의 권력이 아니라 다수 시민한테 나온다는 것을 알아차린 오늘이지만 질병의 서사는 패배도 아니오, 삶의 형식은 허무가 아니다. 시민들이 보여준 힘찬 희망의 노래다. 마치 오이디푸스는 스스로 눈을 찌름으로써 아폴론의 질병이 운명을 완전히 지배하는 것을 거부했다. 많은 의료인, 소방관, 자원봉사자, 그리고 위대한 시민들에게 박수와 감사함을 힘차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