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NEWS
-
공인(公人)의 길
▲ © 세종타임즈
요즘 대한민국이 시끄럽다. 언론마다 온통 난리가 아니다. 회자되는 인물들은 국회의원과 언론사 사장이다. 연이어 터지는 사건들이 국민적 관심의 표적이 되는 이유는 이들이 이른바 공인(公人)이기 때문이다. 하나는 2017년 3월부터 진행된 손혜원 국회의원의 목포시 부동산투기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2017년 4월 손석희 JTBC사장의 뺑소니의혹과 추후 발생한 기자폭행사건이다. 이 두 사건의 공통점은 공교롭게도 2017년 3월과 4월 이후에 발생했지만 이달에 연이어 뒤늦게 세상에 드러났다는 것이고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는 점이다.
SBS의 폭로로 시작된 손혜원 국회의원 목포부동산 투기의혹이 새해벽두를 뜨거운 쟁점으로 세간을 뒤흔들고 있다. 국회에서 문화체육관광 위원회 소속의 간사로 있으면서 목포구도심을 문화재거리로 만든다는 정보를 손혜원 의원이 입수해서 친족들 및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어 그 지역에 투기를 하게했다는 의혹을 받는 것이다. 손혜원 의원이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있는 부동산을 무더기로 매입했다는 내용이다. 지금 계속해서 의혹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정황들만 정리해본다면 손 의원 조카 (손소영/손장훈 등 3명) 총 5채, 손 의원 남편 재단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총 15채, 손 의원 보좌관 남편 총 1채, 손 의원 친척 (남편재단 이사 채모씨+아들) 총 4채, 손 의원과 목포 부동산 물색한 60대 여성 총 7채 등이라고 한다. 당초 9곳이라고 했지만 20곳 이상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조카 등의 이름으로 창성장이라는 게스트하우스도 영업 중이다.
목포시가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된 이유는 대한제국 개항기(19세기 후반 ~ 20세기 초)에 ‘목포 해관’ 설치에 따른 근대기 통상 항만의 역사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까지의 생활사적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소로서 근·현대를 관통하는 목포의 역사문화와 생활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보존과 활용할 가치가 우수한 지역이기에 2018년 8월 6일에 114,038㎡ (602필지) 규모가 문화공간으로 지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등록문화재로 등록이 되면, 수리나 보수비용을 세금으로 전액 또는 일부 지원을 해준다. 이전에 이곳 부동산 평당 거래가가 100만원 ~ 400만 원대였다고 하는데, 문화재로 등록된 후 값이 4배로 뛰었다고 한다. 무엇인가 냄새가 난다. 투기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마냥 싸늘하다. 수사를 통해 진위가 가려질 일이라고 본다.
문제는 의원 주변인들의 목포 부동산 집중 매입을 둘러싸고 부동산 투기냐, 문화유산 지키기냐는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손 의원의 행태가 공직자가 지켜야 할 ‘이해충돌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는 것 같다. 여기에다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부패방지법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투기냐 선의냐는 문제를 떠나 사익추구냐 공익이냐는 축면에서 볼 때 방법이나 절차에 상당한 괴리가 발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접 집과 땅을 사서 문화재거리를 지키고 발전시키겠다는 의욕으로 투기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를 공감하기에는 논리가 명쾌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법 이전에 공인으로서의 도덕성이나 국민적 상식에도 결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상당수 국민들의 반응들이다. 이 사건은 그 파장이 매우 크다. 간단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수사기관에서 명쾌하게 가려질 수 있다면 가려내야 한다. 여러 가지 제기되는 사안들도 결코 공인으로서의 자세에 모범이 되질 못한다는 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지금 이 문제는 설왕설래할 일이 아니다. 차명은 분명히 확인된 사항이다. 불법여부를 조속히 가려내야 한다. 공인은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만일 국회의원으로서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하고서 마치 이를 선의라고 포장한다면 이는 공인으로서의 도덕성과 품격에 큰 흠결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눈에는 결코 이를 간단치 않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최근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또 다른 사건은 손석희 JTBC사장의 뺑소니의혹과 기자폭행 사건이다. 참으로 엉뚱하고 정상적이지 못한 냄새가 난다. 차량 옆에 동석한 사람을 둘러싸고도 말꼬리가 이어지고 있다. 모 프리랜서 기자와의 녹음파일에 나타난 내용을 볼라치면 과연 폭행사건인지 쟁점인지 뺑소니사건이 쟁점인지 참으로 아리송하다. 일련의 과정에서 나타난 손석희 JTBC사장의 처신을 볼라치면 공인으로서의 품격과 자세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차량에 동승한 사람문제에 있어서도 일파만파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한민국에 영향력이 있는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 보도에 핵심 언론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켜 왔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미투방송으로 충남도지사를 중도 하차시키는 위력을 발휘한 언론인이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또한 각종 미투사건의 폭로 전으로 피해당사자들의 반감이 상당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가 터지자 그야말로 언론들은 대서특필하고 있다. 정작 본인은 공갈협박을 당했다고 맞고소를 했지만 뭔가 이 문제의 진실이 감춰져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많은 추측성 내용들이 난무하지만 일단은 공인으로서 치명타를 입은 것도 사실이다. 만약 여기에서 거짓과 이중성의 또 다른 사안들이 후속으로 이어질 경우 이의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릇 공인들은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 ‘군자행(君子行)’에서 나온 말로, 첫머리에 "군자방미연 불처혐의간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君子防未然 不處嫌疑間 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이를 함축하고 있다. 오이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지 말고, 자두나무(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다. 이 고사는 적어도 자신이 좋지 않은 행동을 할 마음이 애초에 없는 상태에서라도 타인에게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은 처음부터 삼가하라는 것이다. 선의의 부동산이 됐건 선의의 폭행이나 뺑소니가 됐건 세상의 시선으로 볼 때는 정상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선의는 칭찬을 받고 숭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미담이기 때문이다. 차량의 접촉 사고가 생기면 있는 보험처리를 하던지 현상 그대로 처리하면 끝나는 것이다. 무엇인가 감추고자 하는 일련의 비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후속사태가 빚어질 리가 만무하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이나 체육인들이나 연예인 등 사회의 저명인사들이 불법과 탈법으로 개망신을 당하며 우리 사회로부터 퇴출되고 감옥을 가는 숱한 사례들을 접하고 있다.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바로 가다듬지 않고 이율배반의 모습이나 표리부동한 행각을 펼친다면 이는 국민배신 행위에 다름이 아니다. 정치인이 정상배(政商輩)가 되어 사리사욕을 챙긴다면 이는 단호히 척결되어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프랑스어로 " 귀족성은 의무를 갖는다!"를 의미로 요즘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말은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함축의미로서 사회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대중 앞에 나서는 공인들은 이 말처럼 모름지기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럴 능력과 자질을 갖추지 못한다면 국민 앞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시정잡배(市井雜輩) 와 공인(公人)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공인(公人)의 길은 높은 도덕성과 품격 그리고 인성의 바탕이 바로 그 기본이다. 공인의 길을 걷는 자들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할망정 황당한 실망감과 정신적 충격은 주지 말아야 한다.
2019-01-26
-
부정으로 얼룩지는 암울한 사회상
▲ © 세종타임즈
새해 들어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겨울철이지만 화재 사고가 발생해도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14일 오후 4시 56분경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에 있는 지하 5층·지상 21층 420실 규모의 라마다앙코르 호텔에서 불이 났다. 20명의 사상자를 낸 충남 천안시 라마다앙코르호텔 화재의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린넨실(침구류 보관실)이 불법시설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오후 6시 반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순복음교회에서도 불이 났다. 이 불로 신도 등 18명이 대피하고 이 가운데 16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대전에서도 연이어 발생한 화재로 주민 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7일 오후 11시19분쯤 대전 서구 월평동의 15층짜리 아파트 9층에서 불이 나 가재도구 등을 다 태운 뒤 40여 분만에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주민 12명이 대피하고 1명이 구조됐다. 대피한 이들 중 6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바로 다음날인 18일 오전 2시 32분쯤에는 대전 대덕구 비래동의 한 빌라에서 거실 난로에서 발화한 불로 거주자 1명이 화상을 입었다. 여기에다 새해 들어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산불 발생이 증가하는 가운데 행정안전부와 산림청이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할 정도이다. 산불 발생이 올 들어 지난 1월 1일부터 1월 14일까지 총 30건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10년 평균 11.4건보다 2.6배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겨울철이라고는 하지만 화재발생이 너무 잦은 것 같다.
그런가 하면 바다에서는 전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4시 11분께 부산 앞바다에서 유조선과 소형 어선이 충돌해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승선원들에 의해 구조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11일 오전 5시경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약 80㎞ 해상에서 3천 톤급 화물선과 충돌해 여수 선적 9.77톤급 낚시어선 무적호가 전복됐다. 9명이 구조됐으나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된 안타까운 사고이다.
지난 해 연말 발생한 정신질환자에 의한 살인 사건이 연초 우리 사회를 벌꺽 뒤집어 놓았다. 지난해 12월 31일 정신질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고 임세원 교수 사건 파문이 연초로 이어지면서 새해벽두부터 사회적 충격을 던져주었다.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 의학과 교수 피살 사건을 계기로 의료인 폭행 방지 및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일명 임세원 법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마디로 사후약방문격이다. 그동안 치료를 중단한 중증정신질환자들을 탈원화라는 이름아래 병원 밖으로 내몰릴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우려된다며 이미 각계에서 경고해 온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난 19대 국회에서 졸속으로 입안된 개정 정신건강복지법의 허울 속에서 인권과 사회복귀라는 매화타령만 하며 탈원화에 따른 근본적인 준비조차 미흡한 가운데 탁상공론만 일삼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 지난해에도 각종 황당한 살인사건들이 자주 발생했다. 강남역 살인사건도 아직도 잊혀 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라 사회적 우려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안전장치에 대한 다각적인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혀 지며 시들해 지는 의식구조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불안과 걱정이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해 12월 18일 강릉의 펜션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서울 대성고등학교 3명의 학생들이 사망해 사회적 충격을 던져줄 때는 온통 난리법석이 아니었는데 벌써 시들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엿볼 수 있다. 늘 그 때 뿐이다.
새해 들어서도 경제적으로 난맥상이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추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점도 어두운 단면이다. 여기에다 정치적으로도 난맥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신재민 전사무관과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사건이 정치판을 벌집 쑤셔놓듯이 온통 난리를 피우더니 이제 쇼트트랙 심석희선수의 성폭행 폭로사건에 이어 신유용유도선수가 고교재학시절부터 유도부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그 파문도 일파만파로 확산되었다.
체육계에 만연되었던 폭행과 성폭력의 어두운 그림자가 대명천지에 드러나는 순간이 되고 있다. 정부 부처와 체육계 등이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그 때뿐이 아닌가 싶다. 황당 사건은 동물보호 단체에서도 나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동물권 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최근 내부고발자의 폭로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구조 동물 200마리 이상을 안락사 하도록 비밀리에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박 대표가 후안무치한 두 얼굴로 표리부동한 동물보호 행각을 자행하며 각계로부터 후원금까지 받아 챙겼다며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 사회를 또다시 뜨겁게 달구고 있는 사건은 모 방송에서 제기한 바로 손혜원 국회의원의 목포 부동산투기의혹사건이다. 목포 구도심에 위치한 근대역사문화공간에 무려 땅까지 포함해 20여 채의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1100억 원의 국비가 이곳에 5년간 투입되고 60억 원의 쪽지예산까지 편성되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당사자의 해명과 항변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마냥 따갑기만 하다. 심지어 목숨과 전 재산, 국회의원직까지 내놓겠다는 항변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투기가 아니고 억울하다는 주장인데 이런 극단적인 용어까지 등장하는 것은 보면 이번 사안은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님이 분명하다. 친인척과 재단, 보좌관까지 총동원하여 부동산을 매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분명 밝혀져야 할 것이다.
부동산 매입을 위하여 11억 원을 대출받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든 전말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다. 문화재 지정에서부터 부동산 구입에 이르기까지 한 점의 의혹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간사라는 위치에 있던 국회의원이 차명으로 부동산을 이처럼 집중 매입했다는 사실에 모두가 경악해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행각이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비정상적인 정치적 일탈행위로 빚어졌다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중차대한 사안임이 분명하다. 의혹의 제기 뿐만 아니라 진실규명이 분명히 뒤따라야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참으로 후안무치한 일로서 우리 사회에서 퇴출되어 마땅하다. 부정부패, 비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런 일이 표리부동하게 자행되었다고 한다면 이는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황당 스토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 현직 국회의원들이 재판거래를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성추행범을 벌금형으로 해달라는 재판청탁의혹을 받고 있는 서영교 의원이다. 지난 2015년 국회 파견 판사를 자신의 의원실로 불러 지인 아들의 재판에 대한 구체적 청탁을 한 사실이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되면서 파장이 매우 커지고 있다. 그것도 국회법사위원인데도 말이다. 당사자인 4명의 전·현직 의원 가운데 전병헌, 이군현 전 의원은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지만 서영교 의원과 노철래 전 의원은 소환에 끝내 응하지 않아 서면조사만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국회의원들이 재판거래의 주범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등장하고 있는 이런 저런 각종 비리들이 잇따라 우리 사회를 어둡게 하고 있다. 부정으로 얼룩지는 암울한 사회상이 국민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가득이나 어려운 현실경제를 딛고 일어서려고 발버둥치는 서민들은 이런 황당한 일들을 접하면서 허탈감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연말연시에 이어지는 이러한 각종 사건사고들이 국민들을 정신건강을 해치고 있다. 빈발하는 화재사고 소식도 그렇고 살인사건도 그렇고 체육계 성폭력 사건도 그렇다.
여기에다 국회의원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재판거래의혹 등등 국민들에게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일들 모두가 그렇다. 우리 사회의 적폐는 바로 이런 것들이다. 사회지도층들이 거짓과 위선을 감추고 분칠한 손을 내밀며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정상과 비정상을 가리지 못하고 잘못된 행위와 잘된 행위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라면 이는 사이코패스에 다름이 아니다. 비감한 일이다. 분명한 것은 부정으로 얼룩지는 암울한 사회 모습은 우리가 추구하는 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본적인 인간성회복이 중요한 시점이다.
2019-01-19
-
판도라 상자 같은 거짓말 대잔치
▲ © 세종타임즈
새해벽두부터 사회가 어지럽다. 정치, 경제, 사회, 체육 등 각 분야에서 콧등 아물 날이 없다. 사회적 혼돈이다. 무슨 사건이 터질 때마다 거짓말 대잔치가 벌어진다. 앞뒤가 맞지 않는 언사로 본질을 벗어나려는 비겁함이 추악하게 비쳐지는 요즘이다. 터지는 사건마다 진실과 정직함이 없는 아름답지 못한 비정상의 단면이 드러나며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자괴감을 안겨주고 있다.
경북예천군의회의의 추태외유와 거짓 해명이 바로 그것이다.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캐나다 연수도중 박종철 부의장이라는 기초의원이 관광버스에서 여행 가이드를 폭행해 일파만파로 파장이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손사래를 치다 손이 가이드얼굴에 맞았다고 거짓해명을 하다가 CCTV영상이 공개되면서 개망신을 당하고 국민적 공분을 더욱 가중시켰다. 한마디로 수준이하의 졸작이다. 해외연수를 빙자한 해외관광임이 드러난 것이다. 심지어 의원 중에 접대부까지 요청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추태외유가 점입가경이다. 합의금 3300달러와 170만원을 피해자에게 주었다고 하는데 이 돈의 출처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방토호들이 장악한 지방의회의 천박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다.
이 때문에 기초의회의 무용론이 또다시 거세게 일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초석이 아니라 지방토호들이 기초의회를 지속적으로 장악하며 이른바 ‘먹걸이 장터’가 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추태 외유'로 논란을 빚고 있는 경북 예천군의회 청사에 '의원 전원 사퇴'를 촉구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예천군농민회의 플래카드가 걸렸다. 분노한 이들은 가두행진과 집회를 갖고 의원전원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의회는 박종철의원의 제명을 윤리위에서 결정하겠다며 마치 일개 의원의 추태로 몰고 가는 책임 전가식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민적인 분노와 해당지역 주민들의 정서는 전원사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주민반발과 저항은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고 의회가 사실상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득이나 곱지 않은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기초의회가 이런 추태가 드러나면서 폐지 내지는 무용론에 도화선이 되고 있다. 참으로 추잡한 행태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이른바 ‘심석희 폭행’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항소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또다시 성폭행논란에 휩싸여 국민적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때문에 항소심 선고공판도 연기됐다. 심석희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에게 상습적 폭행과 상해 뿐 아니라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면서 추가 고소했다.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재범을 '아동·청소년의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심석희는 만 17세인 2014년 고 2 때부터 동계올림픽 직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재학시절 조 코치에게 발탁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진천선수촌을 이탈해 조 전 코치로부터 받아왔던 폭행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결국 조 전 코치는 상습 상해 등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심석희는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사실을 진술하며 눈물로 엄벌을 요청하기도 했다.
심석희 측은 "지도자가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해 폭행과 협박을 가하면서 4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며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에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구체적인 장소와 정황까지 공개했다. 이에 조재범 전 코치측은 성폭행 혐의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렇다면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지금 국민들은 공분하고 있다. 체육계도 호떡집 불난 듯하다. 대한체육회도 사과문을 들고 나왔다. 체육계에 만연한 이런 불미스런 일들이 비단 이것만이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크다고 한다. 앞으로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예천군 의원의 거짓해명과 판박이가 아닐지 모르겠다. 여기에는 CCTV동영상이라도 있었지만 이런 증거물이 없을 경우 오리발 사건이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런 추악한 사건은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가려내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다.
새해 벽두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건이 또 있다. 청와대 전 5급 행정관 34살 정 모씨가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어 군 인사를 논의했다는 것인데 뒤늦게 육군은 참모총장이 불러내어 만났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청와대 군 인사 담당이 조언을 부탁해 서울에 오는 김에 만났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장성인사자료를 술집에서 분실했다.” “술집분실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참모총장을 만나고 나서 차에 가방을 두고 담배 피다가 잃어버렸다.”등등 제각각이다. 관련 스토리가 석연치 않다. 행정관 장성인사 자료 술집분실의 진실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카페만남에서부터 자료 분실에 이르기까지 주장이 각각 다른 거짓말 퍼레이드의혹이 짙다는 지적이 강하다. 진실게임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해명이 거짓말이냐 진실이냐는 것이다. 국민들만 헷갈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도 개혁의 기치를 들고 국민들 앞에 나서고 있다. 현행 300명의 국회의원의 수가 60명 안팎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선거제도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가득이나 현행 국회의원 수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현실에서 국회의원수를 늘린다는 것이 과연 국민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는 군소정당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지 결코 정치발전을 위한 변화의 추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회의원수가 늘면 당연히 국민들의 혈세가 그만큼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국회의원들의 업무행태를 보면 비효율의 극치라는 비난이 거세다. 여기에다 함량미달의 기득권세력들이 철밥통을 지키며 국민들의 자괴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심지어 공항갑질, 베트남여성비하, 장애인비하 등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사안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공항갑질과 관련 해당 김정호 의원의 거짓해명은 공분을 더욱 키웠다. 물론 뒤늦게 보안직원과 국민들께 사죄한다고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과정은 참으로 추했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을 접하면서 우리 사회에 판도라 상자 같은 거짓말 대잔치가 과연 언제 종식될지 안타깝기만 하다. 비록 잘못을 했다하더라도 정직하게 고백하고 사죄하면 될 것을 거짓말로 포장하다가 뒤늦게 개망신을 당하는 이런 사건들을 볼라치면 인성이나 가치관 등 기본자세와 정신적인 문제점을 엿보게 된다. 새해벽두부터 터지는 각종 불미스런 사안들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거짓말 대잔치가 되고 사회지도층들마저 국민들에게 양두구육의 언행을 보인다면 이는 우리 사회에 참으로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이제 모든 분야에서 비겁하고 추악한 거짓과 불의한 가짜는 순간에 머물지만 아름다운 진실과 당당한 정의는 영원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2019-01-13
-
급기야 국가정신건강위원회 청원까지 등장했다
▲ © 세종타임즈
새해 벽두부터 정신질환자에 의한 살인사건이 전국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조울증을 앓던 30대 정신질환 외래 환자 박모씨가 저지른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전문의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 관련한 파문이 거세다. 수법이 참으로 황당하고 흉측하기 그지없다. 진료실에 들어가 갑자기 문을 잠그더니 의사를 흉기로 위협하고 비상탈출구로 도망가 간호사들을 대피시키던 의사를 끝까지 쫓아가 넘어진 故임교수의 가슴부위를 수차례 흉기로 찔러서 사망에 이르게 한 흉측한 사건이다. 조현병 환자에 의한 2016년 5월 17일 새벽 강남역 살인사건에 이어 2018년 12월 31일 오후 조울증 환자에 의한 전문의 살인 사건은 또다시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박 씨가 "머리에 소형폭탄을 심은 것에 대해 논쟁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는 진술을 했고 "폭탄을 제거해 달라고 했는데 경비를 불렀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황당하기 그지없다. 국민적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 살해 사건 피의자가 조울증 환자였다는 점을 들어 조울증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더해지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 환자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사회적 편견을 부추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신질환자의 범죄 연관성에 대해 섣부른 오해와 편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조차 말하고 있다. 늘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나오는 말이다. 물론 사회적 편견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분명히 사라져야 한다는 점은 아직도 고통 속에서 투병중인 많은 선의의 정신질환자들에게 절실한 것이다. 고 임세원 교수의 유가족들도 허망한 가운데도 평소 고인이 사회적 낙인 없이, 고통 받는 사람들이 치료받길 원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은 없어야 된다는 뜻을 전했다. 참으로 숭고한 고인의 뜻으로 우리 사회는 정신질환자 모두를 매도하지 말고 되새겨 보아야 한다.
그러나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고 의료진 안전보장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의견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관계자들도 긴급하게 나서고 있다.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진료실 내 대피통로(후문) 마련, 비상벨 설치, 보안요원 배치, 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인력 유지 여부 등 일선 정신과 진료현장의 안전실태 파악을 추진한다고 한다. 진료환경 안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제도적·재정적 지원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지난 해 8월 보건복지부는 치료를 중단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수립·발표하였다. 지원방안의 주요 내용으로 퇴원환자 방문 관리 시범사업 도입, ‘정신과적 응급상황 대응 매뉴얼’ 발간, 지역사회 정신질환자 보건-복지 서비스 연계 강화 등이다. 또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으로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하는 환자의 정보를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통보하고, 지역사회 정신질환자에 대한 외래치료명령제도를 강화하고자 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어 이를 재점검할 모양이다. 나아가 진료실 폭행에 이어 제 2의 임세원을 막고 의료인보호대책을 위한 의료법개정에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경찰도 나서고 있다. 고 임세원 교수 피살사건 같은 강력범죄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해 경찰이 과거 전력까지 고려해 입원조치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것이다.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의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응급·행정입원 판단 매뉴얼을 지난해 말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된 매뉴얼은 경찰관이 치안활동 중 정신질환으로 남에게 해를 끼칠만한 사람을 발견하면 과거 진단과 치료 이력을 중심으로 정신질환 여부를 판단해 응급입원 조치하거나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입원시키도록 했다. 이전에는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 재물 파손, 언어 위협 등을 주된 판단 기준으로 삼았지만, 지금은 과거 112신고나 형사처벌 이력, 정신질환 치료 중단 여부, 흉기 소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인권침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지자체를 통한 입원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응급입원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지난 해 '정신응급 대응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해 일선 정신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에 나서기도 했다. 정신질환자의 응급 입원 과정을 단계별로 나눠 병원 이전의 현장단계, 응급 치료단계, 급성기 치료단계 등 각 단계별로 추진과제를 마련해 이 가운데 가장 핵심은 활성화되지 않았던 응급 치료단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사회 복귀가 증가하자 정신 응급 상황체계 개선에 나선 것이다. 정신건강복지법 시행에 따른 탈원화 현상이 범죄 등 사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자 마련한 긴급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사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른바 대책 없는 탈원화 정책이 빚어진 현상이다. 탈원화는 정신 의료기관에 타의로 입원되는 사람들을 구제하고 환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생겼다. 여기에 탈원화를 내세우며 법조차 전면 개정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신질환자들의 입원 절차와 형식은 아주 복잡해졌다. 비전문가들에게 입원 판정에 대한 전문적인 권한마저 일부 이양됐다.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까다로운 입원 절차와 형식에 맞지 않다 보니, 퇴원하거나 입원을 거부당하는 진성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아 시행 상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자 관리 시스템이 사각지대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문제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해매다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다. 지난 해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발생한 정신이상·정신박약·조울증 등 정신질환자 범죄는 총 3만 559건에 달하며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14년 6265건 △2015년 6980건 △2016년 8287건에 이어 지난해 9027건으로 1만 건에 육박해 지난 2014년과 비교해 4년 동안 무려 44%인 2762건이 증가한 수치다. 이같이 정신질환자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우울증이나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데도 원인이 있지만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에 따른 탈원화 유도로 치료도중에 병원 밖으로 퇴원하는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신질환 범죄는 최근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범죄 수법이 즉흥적이고 잔인해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물론 2017년 발표된 대검찰청 범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비정신질환자 범죄율은 1.2%,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08%로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비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의 재범률이 높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7년 경찰청에 따르면 정신질환 범죄자의 재범률은 65%로 전체 범죄자 47%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따라 재범 위험성이 높은 정신질환 범죄자는 앞으로 치료감호가 끝나도 보호관찰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2017년 4월 11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는 "지난 2016년 강남역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2017년 3월 조현병 치료를 받던 10대 소녀에 의한 초등학생 살해 등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종합적 관리대책 마련을 절박하다는 인식아래 단행했다. "지금은 정신질환자에 의한 각종 범죄로 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었다. 법무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대책을 마련·추진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은 이미 나와 있다. 의료계에서도 벌써부터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및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해 오고 있다. 나올 건 다 나와 있다.
복지부는 지난 2017년 5월 30일 정신건강 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정신건강복지법)의 시행에 들어가 정신질환자의 범위를 중중정신질환자로 축소 정의하고 인권보호를 명분으로 입원요건을 강화하여 치료차원에서 예방 및 보호차원으로 정책을 대폭 수정하고 사실상 탈원화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법 시행 이전부터 일선 병원에서는 알코올 환자들을 비롯하여 의료급여 환자들의 퇴원과 감축을 기정사실화하며 이를 수용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신병원의 입·퇴원 풍속도마저 달라지고 있다. 심지어 장기입원 의료급여 환자들에게는 입원 기간에 따라 15%까지 식비까지 감액하는 불이익까지 주며 탈원화를 강력 추진하고 있다. 일선 정신의료계에서는 기존에도 6만 5천명의 입원 환자들을 10%이상 탈원화를 시킬 것으로 봐 왔다. 그러나 이로 인해 사회 사각지대에 방치된 환자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국가정신건강현황보고서 퇴원한 중증정신질환자 5만 4152명 중 퇴원한달 내 최소 1회 진료를 받은 환자는 3만 4,304명으로 전체 63.3%에 머물고 있다는 통계가 그 시사 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한마디로 퇴원 후 사례관리라든지 외래치료명령제의 시스템 작동이 전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강제입원절차마저 까다로워졌다. 퇴원 후 외래진료 의무화방안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정신질환자 탈원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주장이 비등하며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시행하고 있는 정신건강복지법에 따가운 시선이 모아지고 있기도 하다.
각종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후약방문격으로 대책마련의 시동을 걸고 있지만 정신질환자의 입·퇴원의 문제는 이제 냉철히 점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보호의무자에 의한 교차진단도 시행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연말까지 연장 시행되었던 정신병원 입원과 관련한 교차진단제도가 2019년도에도 계속 연장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준비가 미흡해도 보통 미흡한 것이 아니다. 탈원화를 위해 급조된 법은 정신장애인이란 법적 근거마저 뒤흔들어 놓고 있다. 지금도 정신의료계에서는 정신건강복지법의 맹점을 지적하고 탈원화의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급기야 청와대 게시판에는 “국가정신건강위원회 설치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지금까지 정신질환치료에 대한 모든 문제가 함축되어 있다. 참으로 훌륭하고 모든 문제에 대한 현실진단이 촌철살인과 같다는 평가이다. 내용에는 치매국가책임제의 범위를 좀 더 넓혀 ‘국가정신건강위원회’를 청와대 직속기관으로 설치하여 정신질환 등 국민정신건강에 대한 모든 문제를 총체적으로 풀어나가기를 청원하고 있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청원내용이다.
모든 일에는 유비무환의 자세가 필요하다. 정신질환 탈원화에 골몰하다가 질환치료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리석은 우’를 범하는 것은 곧바로 사후약방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치료도중에 퇴원을 유도하는 것이야말로 인권유린이자 진료차별이다. 차제에 졸속 추진된 정신건강복지법의 맹점과 준비가 되지 않은 탈원화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에 이어 고 임세원 교수의 살인사건과 같은 제 2,제 3의 유사사례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탈원화의 후폭풍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너무 거세다. ‘법을 만든 사람들 따로 법 시행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 따로’라는 신조어가 나온 것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다. 이런 의미에서 국민청원으로 제기된 국가정신건강위원회 설치는 통합시스템의 구축 차원을 물론 국민정신건강차원에서도 시의적절하며 아주 훌륭한 제안이라 여겨진다.
2019-01-05
-
2019년 기해년 새해 행복한 세상을 소망한다
▲ © 세종타임즈
2019년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황금돼지띠의 해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들은 세계 어느 곳이나 마냥 들뜨고 축제분위기를 연출한다. 일출의 명소에서 새해 아침 붉게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을 바라보며 새해의 안녕과 행복, 평화를 기원하는 인류의 마음은 평화 그 자체이다. 부정의 어둡고 침울한 구태를 모두 벗어 던져버리고 이제 새로운 한해의 첫발을 내딛으며 나름대로 새로운 소망을 그려본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올 새해의 풍속도로 어김없이 다가섰다. 더욱이 60년 만에 찾는 황금 돼지띠의 해이기에 더욱 풍요롭고 넉넉함이 느껴지는 새해이다.
돼지는 복과 풍요로움은 물론 다산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돼지꿈을 꾸면 복권이 당첨된다는 설도 있다. 벌써 황금돼지를 신년인사에 담아 전하면서 그 어느 해보다 푸짐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출생연도별로 돼지띠의 나이들을 보면 1923년생, 1935년생, 1947년생, 1959년생, 1971년생, 1983년생, 그리고 2019년생 들이다. 국내재계에서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1971년생 최연소에서부터 1935년생인 최고령에 이르기까지 현직 돼지띠 경영인이 40명이 넘는다고 한다. 돼지가 부를 상징하듯이 이들 부자들은 돼지띠의 상징을 그대로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황금빛 찬란한 돼지띠의 금빛 기운이 새해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에도 담겨져 온 누리에 퍼지고 있다. 새해를 맞는 해돋이 현장에서 터지는 우렁찬 함성들이 이를 담고 있다.
새해에는 모두가 정말 많은 소망이 이루어지는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사회이다. 이를 위해 부정보다는 긍정이 불행보다는 행복의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가득해야 한다. 모든 질서가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는 전제이다. 새해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난관에 봉착하며 이를 헤쳐 나가는 강인한 극복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포자기나 좌절의 자세로는 결코 희망의 사회, 긍정의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새해 대한민국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동력을 되찾아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폐업으로 위기에 처한 자영업이나 최저임금법 등으로 나락에 떨어진 소상공인들에게 신바람 나는 동력과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경제불황과 경제침체만을 탓하며 탁상공론만을 할 때가 아니라 실천적으로 직접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정확히 이를 진단해서 그 해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바른 길이다. 허구 헌 날 정책타령이나 마이웨이식의 밀어붙이기 식의 경제논리가 지속된다면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서로 사는 길을 찾는 것은 기본이다. 국민들이 잘 살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은 당연한 지상과제이자 정치가 가야 하는 길이다. 국민들의 현실을 외면한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국민 따로 정치 따로는 있을 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 올해 정치와 경제가 윤활유를 넣어서라도 함께 잘 돌아가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새해에도 남북문제가 빅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남북문제가 국민적 공감대를 다소 상실해가고 있음도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추진과정에서의 투명성의 결여 때문이다. 많은 부분에서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어 향후 추진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기도 한다.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해 보았듯이 남북문제를 둘러싼 남남갈등이 생각 이상으로 골이 깊어졌다, 더욱 심화되면 됐지 약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오랜 세월 남과 북의 긴장관계가 그렇게 쉽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남북이 그리는 평화의 모습이 동상이몽은 아닌지를 냉철히 짚어 보아야할 문제이기는 하다. 이는 올해 과연 어떻게 국민들에게 투영될지 아주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비핵화의 문제와 함께 남과 북,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한반도의 현안은 2019년 뜨거운 쟁점으로 또다시 부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결코 간단치 않은 사안들이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칫 남남갈등의 골도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도 내년 2020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일대 변혁의 움직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해 뜨겁게 달궜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또다시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특히 현재 300명에서 30명이상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이 주요골자인데 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만만치 않다. 국민들은 현행 국회의원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인데 국회의원 정수를 늘린다고 하면 이는 동상이몽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이런 제도가 군소정당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되지만 국민정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여하튼 이는 올해 뜨거운 쟁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벌써부터 내년 선거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부산한 것이 지방정가의 모습이다. 그동안 얼굴을 보기 힘들던 국회의원들이 각종 모임에 분주하게 얼굴을 내미는 것을 보면 싫든 좋은 선거전은 사실상 시작된 듯하다. 정치판의 이합집산도 틀림없이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는 수준이하의 정치인들은 속아내고 국민들을 위해 봉사정신이 투철한 선량들을 뽑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훌륭한 인물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국민들을 위해 이제 나서기를 소망한다. 난국에 위인이 난다고 하지 않았는가. 국민들이 이들을 찾아서라도 내세워야 할 때이다. ‘그 밥에 그 나물’로는 감동적인 정치메뉴가 탄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금돼지띠 해의 메뉴로는 더욱 그렇다.
사실 돼지고기는 국민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1등 고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소고기보다 싸게 취급되지만 러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소고기나 양고기보다 비싸다고 한다. 물론 방목으로 인해 소고기가 넘쳐나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중국에서도 돼지고기의 소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 삼겹살이나 목살은 웬만한 수입소고기보다 더 비싸다. 이런 돼지고기인데 유대교와 이슬람교에서는 터부시 하는 고기이기도 하다. 돼지는 성장이 빨라 생후 6개월 만에 100∼120kg까지 몸무게가 늘어난다. 또한 한번에 10여 마리의 새끼를 치기 때문에 식용으로서는 참으로 경제적인 포유류 가축이 아닐 수 없다. 목심과 갈비, 등심, 안심, 뒷다리, 앞다리, 갈매기살, 항정살, 사태, 그리고 삼겹살에 이르기까지 부위별로 맛도 다르고 많은 영양을 공급하는 국민인기식품이 바로 돼지고기이다.
이런 돼지고기의 풍부한 영양만큼이나 황금돼지띠의 기해년 새해는 벽두부터 분위기가 풍요롭다. 넉넉함도 넘쳐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웃음꽃이 만발하는 행복한 세상을 그려본다. 기해년 새해에는 대립과 반목, 증오와 부정의 그늘에서 벗어나 긍정의 마음으로 희망사회를 다시금 일구는 공동체의 주역으로 우뚝 서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원한다. 희망차게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기운이 황금 돼지를 더욱 휘황찬란하게 빛내고 있다. 새 희망의 기운을 담은 2019년 기해년 새해를 맞아 모두의 가정과 온 누리에 황금돼지처럼 풍요로움과 행복이 차고 넘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19-01-01
-
새 희망이 넘치는 송구영신(送舊迎新)
▲ © 세종타임즈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송구영신의 세밑 분위기가 그 어느 해보다도 가라앉아 있다. 들뜬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경제 불황의 여파가 세밑한파처럼 마냥 매섭게만 느껴지는 연말이다. 구세군자선냄비의 모금실적이나 사랑의 열매 온도탑도 열기가 뚝 떨어져 이웃돕기의 온정도 메말라 있다. 어쩌다 이처럼 삭막한 사회분위기가 드리웠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100만 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진다. 실업자도 100만 명 시대, 실업자 3명 중 1명이 4년제 대졸자인 고학력 실업자이다. 공시생들도 40만 명이 넘는다. 구직 단념자들도 55만 명이 넘는다. 아주 비감한 통계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청년실업의 난맥상과 자영업의 위기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청년백수 시대이다. 여기에다 정치마저 혼돈스럽기 짝이 없으니 도대체 이게 나라냐는 말이 나올 지경에 처해 있다.
정부가 일자리 위원회까지 만들어 고용창출을 꾀해 왔지만 유명무실화 되어버렸다. 전반적인 청년고용 상황이 좋지 않아 구직하다가 아예 포기해 버리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당연히 청년층 실업률도 높아지고 있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앞이 보이질 않을 지경이다. 최저임금상승에 부담은 느낀 사업주들이 벌써부터 가족경영체제를 선언해 아르바이트마저 손쉽지 않다. 상상이상으로 경제 동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면서 15년 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자살률 1위, 평균 자살률의 두 배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스트레스와 우울의 이중고를 앓고 있다. 2003년 이후 15년 동안 줄곧 1위이다. 더 증가해 인구 10만 명당 30명이다. 노인자살률도 1위 국가도 여전하다.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국민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행복지수가 최악이다. 브루나이공화국이 부럽다.
올 연말에도 지난해에 이어 연말연시 이웃돕기 성금이 걷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랑의 온도탑이 오를 줄을 모르고 동력을 잃고 있다. 경제난 등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 개인이나 기업들의 기부가 급격히 줄어들어 모금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다. 연말연시 이름 없는 천사들의 기부소식으로 훈훈함을 더하던 예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세밑 분위기이다. 사랑의 온도탑이 식어가는 모습에서 대한민국 사회의 진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종소리가 오히려 거리를 공허하게 하고 있다. 유난히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친 이번 연말이 더욱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수사관이 쏟아내는 폭로내용을 갖고 여야정치권이 연말 극단적으로 대립하며 온통 난리가 아니다. 도대체가 무엇이 정의인지 아니면 부정부패비리가 어디까지 만연되어 있는지 국민들의 정치 불신은 상상이상으로 고조되고 있다. 나라가 진통을 겪고 새로운 나라를 만들자고 하던 위정자들의 구호가 메아리처럼 들리는 연말이다. 서민들은 경제난으로 신음하는 상황에서도 국민을 위한다기보다는 온통 추악한 행태로 양두구육의 정치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으니 국민들의 실망감과 자괴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문가지이다. 대립과 반목의 정치는 정권이 바뀌어도 여전하다. 정치의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칫 혼란과 혼돈의 소용돌이가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지경으로 몰아 갈 수도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팽배하다.
남북문제도 녹록치 않다. 비핵화를 위한 남북대화는 진전은커녕 앞으로 북한이 100개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뉴스까지 타전되고 있으니 영문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진행해온 남북대화는 무엇이고 남북철도착공식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평화를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소식들은 그간의 진행과정을 놓고 볼 때 앞뒤가 맞지 않아도 너무 맞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남북대화에 대한 불신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국민적 공감대를 상실해 가고 있다는 말이다. 평화를 위한 노력은 값진 것이다. 전쟁의 황폐함과 비참함을 우리는 중동의 모습에서 지켜보고 있다. 이런 불행한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평화를 갈망하고 지키려는 노력은 너무나 소중하고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도 불신과 적대감 속에서는 이룰 수가 없다. 상호 신뢰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가야할 길이 너무나 먼 것 같다. 평화공존의 길이 이처럼 어려운 것인지 국민들의 마음이 무겁게만 느껴지는 연말이다.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일본, 중국의 태도도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주변 열강들 사이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늘 그래왔듯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자력자강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늘 시비를 일삼고 있는 일본이 그렇고 방공식별구역을 넘나들며 간을 보는 중국이 그렇다. 방위비분담금을 배로 내라고 옆구리를 찔러대는 트럼프의 미국도 그렇다. 주변 열강의 눈치를 보면서 우리의 위상을 지켜내야 하는 대한민국의 처지가 어떨 때는 애처롭기만 하다. 국방력이 출중한지 알았더니만 일본 자위대의 방위력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말만 독도 방위이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일본이 트집을 잡으며 시비를 걸어오는 것이다. 유독 대한민국을 만만히 보는 아주 교활한 일본이라는 점이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극우 정치인들과 극우세력들이 그렇다. 오히려 다수의 일본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2018년 세밑의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국민들의 자강의지가 드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 무술년은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격동의 한해였다. 남북대화의 흐름이 싹쓸이 지방선거로 이어지고 평화무드가 반짝 조성됐지만 지금은 소강상태이다. 오히려 남남갈등과 불신이 커지는 양상이다. 앞으로 과연 어떠한 반전이 이루어질 지는 미지수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해온 대한민국의 올 한해의 진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하다. 다사다난의 정도를 넘어 위기의 상황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어쩌다가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되었나를 우리 모두는 자성해야 한다. 특히 눈만 뜨면 국민과 서민을 부르짖는 위정자들이 책임감을 통감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 아직도 이전투구에 혈안이 되어 국민 불신의 단초를 제공하는 여야정치권은 이 모든 대한민국 국민의 불행과 경제위기, 남남갈등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올해의 송구영신은 썩어빠진 부정부패, 비리, 내로남불의 위선 등 암울한 기운과 구태를 모두 떨쳐버리고 다시 뛰는 새롭고 희망찬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띠의 해를 맞이하는 순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2019년은 그야말로 정신이 바로 서며 풍요로움과 넉넉함, 그리고 행복이 가득한 긍정의 대한민국 사회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2018-12-29
-
박항서 파파리더십의 신선함
▲ © 세종타임즈
박항서 파파리더십이 모두를 감동시키고 있다. 베트남 축구팀이 스즈키컵에 우승을 하자 베트남은 당연하지만 대한민국도 들썩이고 있다. 베트남 영웅등극을 목도하며 감동의 시간을 가졌다.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하다. 축구 하나가 이처럼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보며 우리 국민들도 또다시 깜짝 놀랐다. 우리나라를 떠나 평범하던 축구인이 베트남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모습을 보며 모두가 진심으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언론들도 대서특필하며 박항서 열풍에 동조를 했다. 언제 박항서 감독에게 이처럼 관심이 높았는지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축구인생을 살았어도 이처럼 열광했었을까 싶다. 한마디로 대박이다. 박항서 신드롬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국민으로서도 자랑스럽고 참으로 훌륭하다. 연말 모처럼 국민들은 신선한 장면에 환호를 보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영웅 등극은 드라마틱하다. 이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두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그저 대한민국에서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베트남으로 건너간 한 축구감독정도로 치부한 것이다. 이처럼 훌륭한 감독이었다면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머물며 후진들을 키웠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박항서 감독의 무궁무진한 저력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닌지 되돌아야 보아야 한다. 이제야 박항서를 연호하지만 늘 그렇듯이 박감독의 지도력을 넉넉하게 평가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선택한 베트남임을 모두가 주지하는 바이다. 그런데 이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눈을 비비며 꿈인지 생시인지 의아함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박감독의 이런 훌륭한 능력을 과소평가한 대한민국 축구계나 주변들은 머쓱함도 있을 것이고 분명 혹자는 시샘도 있을 듯싶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듯이 말이다. 그런 풍토가 늘 있어왔던 것도 숨길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고질적인 인맥주의가 늘 자리한 탓이며 인재들이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위대한 승리자가 되었다.
박항서 감독의 위대함은 단지 그가 스즈키컵에 우승을 해서가 아니다. 베트남 축구선수들을 향한 파파리더십이 너무나 감동적이고 이를 통한 결실이라는데 있다.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이들 선수들을 향한 뜨거운 애정과 열정, 노력이 한데 어우러진 결정체이기 때문에 가치가 큰 것이다. 겸손함과 다정다감한 그의 모습이 베트남 축구선수들을 결속시키며 위대한 승리를 일궈내는데 밑거름이 되었기에 우리는 감동의 순간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박항서 감독의 일거수일투족, 말 한마디도 그렇게 멋질 수가 없다. 베트남 축구발전을 위해 쾌척한 10만 달러의 상금도 그 빛을 더하고 있다. 그러니 베트남이 박항서를 연호하며 베트남을 빛낸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베트남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그는 오직 축구하나에만 열중하고 그 길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교만하지 않고 겸손한 말과 행동도 진한 감동으로 다가서고 있다. 베트남으로 가길 참으로 잘한 것 같다. 만약 대한민국에 있었다면 이런 위대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박항서의 모습은 투박한 모습조차 멋지게 다가서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이른바 파파리더십의 진정성 때문이다. 선수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자신감을 북돋아온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은 그 시사를 하는 바가 매우 크다.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정치, 경제, 스포츠, 외교를 총망라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얻어지는 대한민국에 대한 베트남의 사랑과 관심이 매우 커진 것을 최고의 성과로 여기지만 사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제적 효과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한다.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이 진출하여 성공신화를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박항서 감독이 일궈낸 성공은 엄청난 반사이익마저 던져주고 있는 것 같다. 참으로 위대한 한국인이자 늦은 나이에 대성공을 거둔 훌륭한 축구인, 스포츠맨이다. 그의 경제적 효과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다. 사실 베트남에서 베트남을 빛낸 올해의 인물이라고 하지만 어찌 보면 대한민국을 빛낸 올해의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상에 왜 우리는 인색한지 그것이 궁금하다. 올해 우리는 박항서라는 자랑스러운 인물을 찾았다. 비록 베트남에서의 활약으로 비롯됐지만 세계를 향한 큰 활약과 성공에 우리 국민들은 모처럼 자긍심을 갖고 흥미진진한 축구경기와 베트남의 환호를 지켜봤다.
우리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성공신화가 던져주는 행간의 의미를 잘 살펴야 한다. 베트남이 왜 열광하며 감동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것은 꾸밈없는 아버지 같은 파파리더십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파파리더십의 신선함은 우리에게도 청량제와 같아 보인다. 소모적인 정쟁과 경제 불황, 남남갈등, 정치난맥상 등으로 국민고통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요즘 이런 신선한 파파리더십이 더욱 절실하게만 다가선다. 왜 우리는 이런 훌륭한 리더십을 갖춘 다정다감한 정치지도자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지 안타깝다. 국민들의 아버지를 갈망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그래서 박항서 감독의 파파리더십에 베트남 못지않은 환호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항서 감독! 그는 우리에게 넉넉함과 따뜻함을 선물했다. 박항서 감독이 “내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해 달라”는 베트남에서의 말 한마디는 우리 국민들에게 더 없이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파파리더십의 신선함과 애국심까지 겸비한 박항서 감독이 있어 국민들은 행복했다. 박항서 감독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자랑스럽다.
2018-12-23
-
2018년 세밑의 마음
▲ © 세종타임즈
2018년의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여느 해나 마찬가지로 올해도 세밑의 분위기를 말해주듯이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와 크리스마스 캐럴도 거리에 울려 퍼지고 있다. 곳곳에는 송년 모임도 한창이다. 푸짐한 눈도 내리고 매서운 한파도 겨울을 실감나게 한다. 경제 한파는 더욱 극심해 서민들의 삶이 퍅퍅해 졌다. 최저임금이니 52시간 근로시간이니 하면서 몹시나 혼란했던 탓이다. 언제 이처럼 서민생활이 활력을 잃고 표류했는지 모를 정도이다. 자영업자들의 허탈한 눈망울이 가슴을 저미게 하는 세밑이다. 이웃을 돕는 사랑의 온도탑도 생각보다 온도가 낮다. 유튜브나 SNS에는 갈등과 대립이 연일 도배하고 있다. 올 한해 남북회담 등 역사적인 사건들이 모든 이슈를 사로잡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보다 국민적 감동이 시들해지는 듯하다. 남남갈등의 골만 깊어지며 다사다난했던 격동의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해는 젊은이들에는 최악의 청년실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 한해였다. 공시생 40만 명 시대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는 저출산의 진통까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0년을 넘게 공무원 시험을 공부하는 경우도 생겼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은 아예 공시생의 길로 나서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축 쳐진 어깨가 부모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졸업이 곧 실업인 나라에서 결혼과 출산을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아예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도 새해 푸른 희망을 안고 출발하여 벌써 저무는 한 해의 세밑을 딛고 서서도 아직도 실업의 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실상이니 안타깝기만 하다.
서울역이건 대전역이건 역마다 넘쳐나는 노숙인들의 모습도 애잔하기만 하다. 사랑의 밥차들이 등장해 이 추운 겨울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밥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추운겨울을 지하도 등지에서 잠을 청하는 이들의 모습이 그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오늘도 이곳저곳을 헤매며 희망을 잃은 삶의 단편을 보여주는 노숙인들의 겨울나기는 그래서 더욱 황량하게만 느껴진다. 사랑의 쌀나눔운동본부가 전국에서 노숙인들에게 제공하는 사랑의 밥만도 하루 5,500명분이나 된다고 한다. 이런 희생과 봉사가 우리 사회의 가장 그늘진 곳을 사랑으로 보듬고 있다. 이런 열정을 보이고 있는 분이 바로 이선구 목사님 부부이다. 사랑과 봉사의 화신이다. 부인은 암투병중임에도 불구하고 노숙인들에게 사랑의 밥을 제공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바로 감동 그 자체인 봉사의 삶으로 우리 사회를 밝게 비추고 있다. 날로 강퍅해지는 삶속에서도 이런 값진 사랑과 헌신적인 봉사가 더욱 아름답게 다가서는 이유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용기와 꿈, 희망을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노숙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는 이선구목사님 부부의 헌신적인 손길은 오늘도 팔순 고령의 어려운 노인들에게까지도 다가서고 있다. 매년 어려운 노인들에게 팔순잔치도 베풀며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삶 자체가 봉사이자 헌신이며 나눔이다. 이런 훌륭한 분들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감사하며 자랑스럽다. 이선구목사님 부인은 암투병중이면서도 살아있는 한 봉사를 멈추고 싶지 않다는 강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쾌유를 함께 기원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사회 너무나 소중한 분이기 때문이다. 세밑 훈훈한 감동의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나 많은 진통을 경험하고 있다. 자영업을 하다 폐업을 하는 사람들마저 늘고 있다. 연말까지 아마도 100만개 정도가 폐업을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사가 되지 않아 빚더미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삶을 포기하고 길거리에 나 앉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인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라. 삶을 포기하는 이유는 그만큼 현실에 대한 자포자기가 수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며 극단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정신적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사회지도층의 자살이 그러하며 사업가들의 자살이 그러하다. 연예인들의 자살도 그렇다. 요즘은 어려운 경제현실 속에서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들의 정신건강이 걱정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간간이 낙방의 고배를 마신 공시생들의 자살소식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적폐청산이란 이름아래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가거나 아직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국민들의 피로감도 더해간다. 부패공화국이란 말이 들릴 정도로 구석구석이 썩어 있었다. 그렇다고 우리 사회가 여기서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환부를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하지만 상처만 만지작거리며 세월만 죽이는 것도 바람직한 처사는 아니다. 반대편은 모두가 적폐대상이라는 사고방식도 금물이다. 법과 원칙, 질서 속에서 모든 것이 합리적인 청산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지금은 칼자루를 쥐고 있지만 훗날 또다시 적폐대상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런 악순환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이런 혼란과 혼돈이 지속되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구석에서 엇박자만 날 뿐이다. 꿈과 희망의 사회가 아닌 처벌과 단죄의 사회가 된다면 이는 결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없을 것이다. 2018년 세밑에 서서 대한민국의 명암을 짚어보고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특히 개인의 일상에서도 못다 이룬 일들을 정리하고 마음을 정돈하며 2018년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2018년의 세밑은 모든 것을 비우고 떨칠 건 떨치고 어두운 것은 훌훌 털어버리고 잊을 건 잊어버리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봄이 어떨까 생각한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세밑의 마음이 바로 이런 마음이 아닐까 싶다.
2018-12-16
-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
▲ © 세종타임즈
자영업은 회사 등의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러한 사업을 하는 자를 자영업자 또는 개인사업자라고 한다. 요즘 이영자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20대·영남·자영업자의 준말로 지지율 하락의 중심이 되는 신조어이다. 이는 최저임금과 근로시간단축으로 치명타를 입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현 상황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년실업 문제와 함께 암울한 시중경제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어느 정도인지는 우리카드가 조사한 결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장사가 부진해 무려 자영업종의 3분의 1이 휴폐업을 하고 있고 있다. 이는 우리카드 222만개 가운데 170만 4,000여개를 자영업 집중업종으로 재분류해 올 들어 9월말까지 분석할 결과인데 자영업 점포매출이 급감하고 있어 문을 닫는 점포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1월에서 9월까지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31.7%가 증가했다. 음식과 숙박의 휴·폐업률은 31%에 달한다. 연말까지 570만 명의 자영업자 중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 이상이 문을 닫을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대부분 업종이 마이너스 성장이기 때문이다. 극한 상황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 올라서면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신협, 대부업에 이르기까지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저축은행의 자영업자 연체율이 올 들어 3.4에서 6.9%로 급등한 것을 보면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세무당국은 지난 8월 수입금액이 일정금액 미만인 소규모 자영업자 519만 명을 대상으로 세무검증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주기 위해 2019년까지 세무조사를 유예해 주기로 했다. 또한 지난 달 카드수수료를 인하해 주는 조치를 취했지만 자영업종 부진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데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단기처방으로는 회생의 여력이 없는 것이다.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 금리인상까지 악재들이 겹치면서 개인사업자들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영업환경과 경제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질 않고 있다. 내년에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기도 하다. 실제 시중에 나가보면 상황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텅 빈 식당들이 즐비하다. 견뎌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이구동성으로 경제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쉽게 접하게 된다. 심리적 위축감이 극심하다. 긍정보다 부정의 경제심리가 지배를 하다 보니 구석구석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이런 폐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사업이 망했다는 것이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으고 대출까지 받아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그야말로 길거리에 나 앉는다는 것인데 그 심경이 오죽할지는 불문가지이다. 파산자들이 늘어가고 가정경제가 파탄이 난다면 과연 당사자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살아야 할지 참으로 막막할 수밖에 없다. 자칫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 모를 정도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이 닥칠 수도 있다. 15년째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가 바로 이런데 기저를 두고 있지는 않은지 모를 일이다. 삶의 좌절과 절망이 경제파탄으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불행한 나라의 현주소이다. 국민들의 고통이 너무 극심하다. 민생이 안정이 되어야 나라발전도 기약할 수 있다.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정치권은 하염없이 다투고 있고 남남갈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좌우이념으로 나뉘어져 연일 극단적인 대립을 벌이고 있다. 도대체 어쩌자고 이러는 것인지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고 있는지 국민들만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우리는 IMF경제체제의 고통스런 시간을 보낸 나라이다. 뼈아픈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나라가 쫄딱 망하고 무수한 사람들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 온 나라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많은 기업들과 부동산이 외국계로 넘어가고 그야말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잘나가던 건설업체 사장들도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비참한 상황도 연출됐다. 우리나라 일부 공기업들의 지분도 매각되어 사실상 민간 기업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부동산 경매 물권은 넘쳐나고 아파트나 집값은 그야말로 바닥을 쳤었다. 한마디로 비참한 경제상황에 처해 자살자들도 속출했다. 이런 황당한 절망의 처지에서 나라를 살린 것은 국민들의 위대한 힘이었다. 금모으기 운동으로 어린아이 손가락 반지까지 다 내놓으며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지켜왔다. 이런 나라라는 사실을 혹여 잊고 있지는 않는지 모를 일이다.
자영업은 우리 서민경제의 가장 밑바탕이자 버팀목이다. 그야말로 치킨가게 하나, 음식점 하나도 우리 경제의 기본을 읽을 수 있는 현장이다. 문을 열어놓고도 손님이 찾지 않는다면 이는 파산의 지름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 이다지 나라경제가 엉망으로 치닫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기득권을 갖고 있는 계층들의 목소리와 이념 대결론자들만 넘쳐나고 있는 나라이다. 무엇하나 감동을 주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게 나라냐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정치는 만신창이 되어 국민들의 시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늘 겉돌고 있는 형국이다.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한 진정한 눈물과 애국이 보이질 않고 이해득실만이 넘친다. 아전인수 격인 주장과 대립논리가 난무하고 있다. 국민들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서민경제의 탈출구가 보이질 않는다. 다 뒤집어 질 때까지 지켜보자는 것인지 벼랑 끝에 처한 서민경제 위기에 대한 긴장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자영업의 현실을 이다지도 무감각하게 대처하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를 정도이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개인사업자들은 이곳저곳에서 파탄지경에 처하고 있으니 이를 일회성 처방으로만 땜질해서 되겠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웃음을 잃은 자영업자들의 절박함이 안타깝다. 국민정신건강도 위기 상황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자들의 폐업 속출을 수치로만 분석할 일이 결코 아니다. 기업들의 상황도 자영업 못지않게 얼어붙어 있다. 하루빨리 현실인식을 똑바로 하고 정치인들이나 정부 관료들이나 국민들이나 할 것 없이 경제비상시국 선언과 함께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걱정하는 제2의 IMF체제가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말로만으로는 안 된다. 자영업 폐업속출은 대한민국 경제 위기상황에 대한 바로미터이다. 이대로는 자멸의 길임을 말해주고 있다. 냉철한 판단을 토대로 정직한 처방과 신속한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2018-12-09
-
청년일자리와 미래 희망은 같이 간다
▲ © 세종타임즈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설레는 말이다. ...중략...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같이 힘 있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꼭 이것이다. ...중략...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더면 인간이 얼마나 쓸쓸하랴?” 피천득 시인의 ‘청춘예찬’이란 수필의 첫 구절이다. 질풍노도와 같은 젊은이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며 젊음을 표현한 글로서 과연 이만한 글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주옥같은 수필이다. 그래서 이글은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한때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던 수필이자 모든 젊은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수필로 우리네 가슴에 남아있다. 젊음의 무한한 힘과 가능성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요즘의 젊은이들에게 이 같은 역동적인 힘을 느낄 수 있을까? 노력 끝에 성공이라는 좌우명이 통하는 사회일까? 청년들이 이런 힘을 과시하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광장은 제대로 주어지고 있는 것인가? 우리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은 무엇이며 미래의 희망은 무엇일까?
질풍노도와 같이 달리며 추동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사회가 되어 있는가?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이란 사회로 이어지고 있는가? 아니면 졸업이 곧 실업인 나라인가? 왜 젊은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는가? 저출산·고령사회의 암울한 사회구조는 어쩌다가 생겨났는가? 자살률 1위 국가의 오명은 15년째 왜 계속되는가? 공시생 40만 명 시대는 무엇을 말하는가? 고용세습은 젊은이들에게 무슨 생각을 던져주는가? 1997년 IMF체제 이후 지속돼온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 레퍼토리는 왜 이다지 끊이질 않는가? 이런 무수한 질문과 의아심이 교차하는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좌절과 절망의 힘없는 젊은 눈망울이 아른거린다.
현실을 한번 살펴보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 10월 15일 발표한 '청년층의 취업 관련 시험 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 관련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2018년 105만 명이 넘었으며, 그중 41만 명(38.8%)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6.0%씩 가장 빠르게 증가했고 공기업 채용 시험 준비자가 연평균 3.9%, 민간기업 채용 시험 준비자는 연평균 2.4%씩 늘어났다. 취업 관련 시험 준비자 수 1위는 남자의 경우 2012년 민간기업 채용 시험에서 2018년 공무원 시험, 여자는 2012년 자격증 및 기타 시험에서 2018년 공무원 시험으로 변동됐다. 20~24세 청년층의 경우 2012년에는 자격증 및 기타 시험 준비자가 16만 2,000명(38.9%)로 가장 많았으나, 2018년 현재에는 공무원 시험 준비자가 15만 9,000명(35.4%)로 가장 많았다. 공무원 시험에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대졸 미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취업 관련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특히 취업 관련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전문대졸 미취업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열 명 중 한 명은 일자리를 구하는 못하는 게 현실이고 역대 최악의 수준이라고 한다.
출산율은 더욱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출생·사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숫자는 35만 7,700명이다. 연간 출생아 숫자가 30만 명대를 기록한 건 사상 처음이다. 2016년(40만 6,200명) 기록한 역대 최저 기록도 갈아치웠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저였던 2005년(1.076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8명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다. 한국의 저출산은 2000년대 들어 시작됐는데 2001년 합계출산율은 1.297명이었다. 합계출산율 1.3명 이하인 한국은 2001년 이후 17년째 초저출산국가다. 장기간으로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경제상황이나 청년실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결혼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출산율이 높아지리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0년간 쏟아 부은 저출산 예산만 80조원으로 천문학적이지만 오히려 더 저조해져 돈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자리 정책은 존재하나 일자리는 부실하고 근본적인 처방이 되질 않고 있다. 정치권은 허구한 날 청년일자리 타령이고 여기에다 철밥통 노조들의 고용세습의 악습까지 발생해 공정사회의 근본 틀을 뒤흔들고 있다. 젊은이들의 기회를 박탈해 가는 것이다. 한마디로 ‘끗발공화국‘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일부 사회복지관의 경우 사회복지사의 공모도 형식적일 뿐 사실상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응시자들은 들러리에 불과하고 사전에 정해놓고 뽑는다는 말이다. 이런 일이 구석구석에 만연되어 있었다. 그러니 공정경쟁이란 말이 무색하고 공모라는 제도자체도 말만 공모일 뿐 요식절차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강원랜드의 채용비리를 비롯해 국민은행 채용비리, 현대자동차 협력사 채용비리,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등 공공기관에 까지 구석구석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이런 비리가 너무나 조직적이고 황당하여 말문이 막힐 정도이다. 이를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심경은 어떠하겠는가 생각해보라.
한마디로 젊은이의 가슴을 짓밟는 불공정행위이자 악습이며 표리부동, 양두구육의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학도서관에서는 취업을 위한 공부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쉴 틈이 없다. 이곳저곳 입사원서를 내고 가슴 졸이며 합격을 기다리고 있다. 한두 번으로는 역부족이다. 사회초년생을 향한 숨 가쁜 나날이다. 이런 젊은이들의 공정한 앞길을 가로막는 그 어떠한 불공정행위나 이른바 ’끗발행위‘도 마땅히 척결해야 한다. 앞으로 채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가 진행될 것이다. 철저히 파헤쳐 썩은 환부를 도려내야 하며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이런 부당한 채용비리를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심경은 어떠하겠는가 생각해보라. 한마디로 젊은이들을 짓밟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오늘도 취업준비생들은 이곳저곳 입사원서를 내고 가슴 졸이며 합격을 기다리고 있다. 사회초년생을 향한 숨 가쁜 나날이다. 이런 젊은이들의 공정한 길을 가로막는 그 어떠한 불공정행위나 이른바 ’끗발행위‘도 우리는 과감히 척결해야 한다. 듣기만 해도 설레는 청춘을 간직한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갖추고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하기만 하면 공정한 선택을 받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향한 웅비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환골탈태해야 한다.
청년일자리와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은 같이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의와 좌절에 빠진 우리 젊은이들의 정신건강도 되찾고 저출산도 줄일 수 있으며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다. 청춘의 끓는 피,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젊은이들의 동력을 되찾아 주는 희망의 그날을 기대해 본다. 피천득 시인이 구가한 주옥같은 수필 ’청춘예찬‘이 우리 젊은이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요즘이다.
2018-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