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 바란다

김헌태논설고문

2020-05-30 10:23:00

 

 

  © 세종타임즈

5월 30일부터 21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치러진 지난 4.15총선에서 당선된 300명의 국회의원들이다. 2020년 5월 30일부터 2024년 5월29일까지 4년이다. 1987년 10월 개정된 현행 헌법에 의해 선출된 최초의 국회의원 임기가 1988년 5월 30일 시작된 이래 국회의원 임기는 4년마다 5월 30일에 개시되고 있다. 21대 국회의원 정당별 의석수는 비례위성정당의 합당으로 더불어민주당 177(더불어시민당 합당, 지역구163 비례14), 미래통합당 103(미래한국당 합당, 지역구 84 비례19), 정의당 6, 국민의당 3, 열린민주당 3, 무소속 6, 시대전환1, 기본소득당 1석이다. 이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란 기형적 선거법이 탄생시킨 국회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여대야소의 국회로 여당이 막강한 힘을 갖게 되었다. 임기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21대 국회의 개원일은 6월 5일이다. 21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는 최악의 성적표를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이번 21대 국회가 과연 국민들을 위해 바른 길을 걸어갈지는 미지수이다. 여야의 갈등 구조는 물론 국민갈등의 단초를 늘 정치권이 제공하고 있다는데서 그러하다. 이번에도 축하와 기쁨으로 탄생해야할 국회가 시작하기 전부터 국민갈등을 촉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부정선거 논란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총선 때 사용한 분류기와 노트북으로 공개 시연회를 갖고 부정선거의혹을 불식시키고자 했지만 오히려 궁색한 설명으로 의혹만 증폭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정선거라며 선거무효를 주장하는 측들이 나서서 집회와 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는 것도 이번 총선의 후유증이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선거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대법원의 결정과정에 그 귀추가 주목된다. 문제는 이번 선거소송의 증거보전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투개표관리 과정과 보전절차 등에서 그동안의 상식을 벗어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는 데에 실망감을 더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조작이라는 주장에서부터 분류기 문제, 투표용지문제, 보관상자문제, 투표용지문제, 심지어 관내사전투표자수 문제에 이르기까지 제기되는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선거관리는 공명정대하게 이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민주주의 선거에서 당연한 것이다. 지금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부정과 불법의 마수가 선거에 개입할 수 있느냐는 것이 뜻있는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시각이다. 우리는 지난 1960년 4.19혁명의 뼈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3.15부정선거로 인하여 촉발된 4.19혁명은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독재와 부정선거에 항거한 위대하고 숭고한 사건이었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 어린 학생들까지 나서서 피와 땀으로 이룩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이다. 그 숭고한 정신은 대한민국 역사에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비록 많은 희생이 따른 아픈 과거사이지만 오늘의 민주주의를 꽃피게 한 그 참뜻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런 역사를 간직한 대한민국에서 이 21세기 대명천지에 누군가에 의해 부정선거가 획책되었다면 과연 이것이 가능하겠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는 국민들에게 한 점의 의혹이 없이 더욱 당당하게 해명이 되어야 하는 부분인 것이다. 제기되는 문제들과 의혹들이 단순히 ‘아니다, 그럴 리 없다’가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명명백백하게 가려져야 하는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나오고 제기되는 지를 신속하게 밝혀 갈등과 소모적 논쟁을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 이런 논란으로 인해 개원이후에도 자칫 대한민국의 정치를 또다시 상처투성이로 전락시킬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여대야소로 무소불위의 막강한 힘을 갖춘 여당이 과연 21대 국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원구성에서부터 결코 말처럼 간단치 않은 국회모습을 예고하는 듯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는 민주주의 시금석이다. 국회가 만신창이가 되면 그야말로 민주주의가 만신창이 되는 것과 같다. 이번 국회는 초선의원만도 151명으로 전체 절반을 넘는다. 새로운 분위기를 갖춘 모양새이다. 이들에게는 대한민국 국회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할 책임이 주어지고 있다. 20대 국회처럼 역대 최악의 국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의 소리도 들린다. 일하는 국회, 국민에게 인정받는 국회가 되겠다는 초심을 변치 않는다면 21대 국회는 성공한 국회가 될 것이다.

 

참신한 일꾼들이 대거 입성한 국회는 정말 새롭게 달라져야 한다. 과거와 같은 국회는 국민들의 정치 불신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이제 멈춰야 한다. 싫든 좋든 부정선거 논란도 법과 원칙에 따라 하루속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대야소의 21대 국회가 국민들에게 무엇을 보여줄지는 그야말로 개봉박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일에 당리당략이나 사심을 버리고 국민을 위하는 공익적 자세와 겸손하고 정의로운 자세를 늘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뛰어난 인물로 뽑혀 국민들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을 선량(選良)이라고 하는 것이다. 21대 국회는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역대 최악인 20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결연한 각오와 의지가 넘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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