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제20대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파면되면서, 오는 6월 3일 치러질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헌정질서의 혼란 속에서 열리는 선거인 만큼,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방향성과 헌정 가치를 지키는 시험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선거가 다가오기도 전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자들만 수십여 명에 달하고, 여야 내부에서는 치열한 경선전이 예고되고 있다. 그야말로 군웅할거 시대를 방불케 하는 혼전 양상이다.
혼탁한 선거 양상의 우려
탄핵 정국의 후폭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펼쳐지는 이번 선거는 또다시 이념과 진영의 극단적인 대립, 상대를 향한 흑색선전, 불법‧탈법 선거운동 등의 온갖 정치적 혼탁이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혼탁한 선거는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는 중대한 위협이다. 대통령은 단순한 행정수반이 아니다. 국민의 통합과 미래를 이끄는 상징이자 실제적 지도자이다. 그러한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특정 세력의 권력 쟁취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국가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선거의 본질은 권력 쟁취가 아닌 미래 선택
이번 선거의 본질은 권력의 향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선택이라는 점을 우리는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정치세력은 오로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권을 바라보고, 자신들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분명한 비전과 철학을 제시해야 한다. 선동과 편 가르기로 표를 얻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을 이용한 선거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유권자의 책임 있는 선택이 중요하다
유권자인 국민 또한 책임 있는 자세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후보자의 말이 아닌, 그가 살아온 이력과 실천, 정책과 인품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특정 정당이나 이념에 치우친 선택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은 대한민국이 정치, 경제, 안보, 사회 전 영역에서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해 서민경제는 벼랑 끝에 몰려 있으며, 건설‧부동산 산업은 붕괴 직전에 있다. 청년실업과 고령화는 구조적인 위기로 번졌고, 외교·안보 역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등장, 북핵 위협의 고도화 등으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러한 위기 앞에, 정치권은 싸움만 하고 있다.
출마자의 자격과 자세는 무엇인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국가적 위기를 누구보다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진정성, 미래를 위한 통찰력, 통합을 위한 품격과 도량, 무엇보다 자신을 낮추고 국민을 섬기려는 자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단지 당선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누군가의 개인적 영광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삶과 직결되는 무거운 책임이다.
공정한 경선과 선거관리의 절실함
정치권은 지금부터라도 정당 내부의 공정한 경선을 통해 진정한 지도자를 선별해 내야 한다. 경선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방, 편 가르기, 여론조작 등은 결국 정당의 품격을 깎고 국민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특히 언론과 SNS를 통한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특정 후보에 대한 조직적인 음해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 또한 어느 때보다도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며, 국민의 한 표가 왜곡되거나 도난당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과거처럼 개표 조작, 투표 부정, 사전투표 논란 등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은 더 이상 그런 선거를 용납하지 않는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세 가지 조건
자유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로 대표자를 뽑는 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며 자신들의 삶과 나라를 직접 책임지는 제도이다. 그 자유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공정한 선거, 책임 있는 후보, 현명한 국민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그 중 어느 하나라도 무너진다면,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잃게 될 것이다.
이번 선거, 희망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제 국민은 묻고 있다. “과연 이번에도 희망을 기대할 수 있는가?” “진짜 지도자는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물음에 응답하는 것은 후보자들뿐 아니라, 유권자인 국민 자신이기도 하다. 나라의 미래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달린 것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망가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중요하다.
국민이 만드는 진정한 지도자
진정한 지도자는 국민이 만든다. 이번 선거야말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정의와 원칙, 상식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권력 놀음의 장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축제가 되어야 한다.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어떻게 뽑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단지 대통령을 선출하는 절차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세우는 역사적 분수령이 되어야 한다. 국민은 그 위대한 주인공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