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냉전시대논리를 뛰어넘자.

논설위원 유태희

2016-12-07 09:40:00

 

▲     © 행복세종타임즈

 

슈퍼문Super Moon보다 무서운 건 노문No Moon, 달이 없다면 지구는 목성과 같은 지옥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까"내가 있어 생명이 있노라"하며 달이 큰소리칠지 모른다. 그 이유는 지구의 자전 안전핀 역할을 하는 위성이 없다면, 강해진 자기장에 태양에너지가 막히고 낮 시간은 1/3로 줄어들고 최초 생물인 남조류가 광합성이 저하되어 산소발생에 악조건으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고, 극지방은 수백 년마다 바뀌고 대기엔 폭풍천지로 '기상대재앙'이 닥쳐을 것이고, 설사 생명이 태어났더라도 이런 조건에서는 고등생물로 발달은 힘들다는 것이 학자들의 설명이다. 또한 지구가 하루 8시간 이하로 빠르게 돌면 그 엄청난 자전속도로 인해 대기권은 온통 시속 수백급의 폭풍들로 뒤덮이게 된다고 과학계는 보고 있다. 하루 10시간의 자전속도를 가진 목성의 대기가 실제로 이렇다. 그러니까 달이 없다면 지구의 극지방과 적도가 수백 년마다 수시로 바뀌는 기후대재앙도 초래된다. 이는 주류 학설인 대충돌이론으로도 설명해할 수 있다.

    

대통령 탄핵정국에 맞물려 지난 2일자 중앙일보는 "반공·지역주의에만 기댔던 가짜 보수, 둑이 무너졌다"라는 기사를 냈다며 보수위기론을 펼쳤다. 그 동안 한국에선 자기 이념을 보수로 규정한 쪽이 늘 진보보다 많았다. 그런데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런 구도가 뒤집어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한국 주류 보수 진영의 민낯 때문이다. 참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보수 매체의 보수 위기론과 사이비 보수의 실패를 그 동안 보수 시각의 대표언론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조선일보는 "위기의 대한민국과 보수의 길'을 묻다"라는 기획을 진행 중이다. 보수 성향 지식인들의 발언을 소개하는 기획이다. 지난달 28일 발행된 첫 번째 기사에선 송복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를 인터뷰했다. 2일 게재된 다섯 번째 기사는 작가 이문열 씨의 글을 실었다. 이번 조선일보의 기획 기사는, 2일자 중앙일보 기사 등의 요점은 송 교수의 인터뷰에 집약돼 있다. "지금의 위기는 보수保守의 실패가 아니라 '사이비似而非 보수'의 실패일 뿐"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가 거론한 '가짜 보수' 역시 송 교수가 말한 '사이비 보수'와 비슷한 개념이다.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의 위대한 논쟁에서 보수와 진보의 탄생과 역사를 통해 정치적 맞수에 관해 서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지금 공화당과 민주당으로 갈라진 미국의 현대 정치지형의 기원을 에드먼드 버크와 토머스 페인간의 논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사회 정책에서부터 환경과 문화 이슈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에 대한 양분된 시각이 '인간의 삶에서 진실하고 중요하다고 믿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심층적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보수와 진보의 사상이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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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에서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두 정치사상가의 논쟁은 현재 우리 정치현실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커 보인다. 이들의 공방이 결국 미국 정치 질서의 기원을 들여다보는 창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살펴보면 버크는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 정치가이자 문필가로 프랑스 혁명의 급진주의에 비판을 목소리를 냈고, 영국 태생의 미국 이민자였던 페인은 계몽주의적 자유주의의 잠재력을 믿고 식민지 독립의 대의를 위해 싸웠다. 이럼으로써 한 마디로 버크와 페인은 각각 우파와 좌파의 태동을 보여줬다. 더구나 버크와 페인은 수 세기에 걸쳐 전 지구적으로 파문을 일으켰지만 둘의 지향점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버크와 페인은 정치가 언제나 유동적이며, 정치가의 도전 과제는 사회의 이익을 위해 변화를 다스리는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평가하는 학자들이 많다.

    

달이 없으면 우리가 사는 지구는 목성과 같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삭막한 별이 되었을 것이다. 좌파와 우파는 또 어떠한가. 어느 한쪽도 없어서는 안 될 새의 양 날개인 것이다.

    

버크와 페인의 논쟁이 오늘날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정치적문화적 제도를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궁극적 답을 제공하진 않겠지만 좌파와 우파가 어떻게 탄생했으며 변해왔는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지금 촛불집회를 하는 국민들은 오로지 부정부패와 비리, 국정농단의 책임을 이 땅의 주인으로서 묻는 것이니 이를 기반으로 하는 냉철함과 시민의식을 끝까지 지켜 나가야함은 물론이다. 이것이 바로 국민들의 절절한 염원과 외침을 보수와 진보의 진영논리로 몰고 가고자 하는 세력들의 불순한 의도를 타파하는 길이다. 국민들의 위대한 외침을 깎아내리고자 하는 불순세력들의 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달이 없는  지구는 얼마나 삭막할 것이며 지구 없는 달, 또한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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