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희망가를 부르고 싶다

논설위원 유태희

2016-12-27 03:59:00

 

 

▲     © 행복세종타임즈

이번 박근혜대통령의 탄핵정국이 두 달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최순실게이트에서 우리가 참담한 마음으로 지켜본 건 국가리더십의 공백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송두리째 떠내려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가수반인 대통령과, 실질적인 권력기관인 검찰의 좌면우고左眄右顧가 그렇고, 헌법기관인 국회와 대통령을 둘러싸고 최악의 관계에 빠져든 것도 그렇지만, 정말 걱정은 언론이다. 그것도 매일, 사실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부정적인 기사를 실시간으로 올리는 언론이다.

    

종편이 탄생하기 이전의 상황이었지만 이명박집권 초기인 8년 전 광우병 때는 조중동이 버텨줬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언론이 빛나던 시대였다. 당시와 썩 달라진 지금 조중동은 부패기득권 세력으로 변질된 채 다시 가면을 쓰고 대국민 선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를 언론의 난'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살펴보면 우리 근대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역대 정권 아래서 측근들의 비리가 있었거니와 지금 최순실게이트도 그 중 하나다. 그걸 밝히는 건 언론의 의무인 것은 자명하고 명확하다. 하지만 균형 감각이 중요하며, 전체를 보는 큰 시야가 핵심이어야 한다. 지금처럼 헌법기관이 대통령을 마녀사냥을 반복하면서 최악의 혁명전야 상황을 연출하는 건 언론의 정도正道에서 크게 멀다. 미국의 워터게이트사건도 처음의 언론의 대웅은 3단 기사였지 않나.

    

또한 국가는 모든 것이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귀결되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어야 하고 대한민국은 법치주의국가다. 그리고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로서 민주주의는 다수결多數決과 법치法治라는 두 개의 바퀴로 굴러가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법적 절차 따위를 완전히 무시한 채 분노하는 민심과 언론이 함께 만들어낸 괴물이 현직 대통령을 끌어내 그들 앞에 석고대죄 시키는 것이 정의롭고 민주주의답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우리는 이렇게 한가할 시간이 없다. 어느새 국민소득이 2만 달러 밑으로 내려갈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더구나 북핵 위기에 따른 엄중한 안보환경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또 계속해서 추락하는 경제상황도 다른 곳에 에너지를 낭비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언론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필자도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 반성을 하며 자세를 바로잡을 것이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언론답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새삼 촉구한다. 그게 큰 언론이고, 이 나라 대한민국 역사에 책임지는 정도언론의 모습이 아니겠는가어찌되었든 이제 한국 현대사는 2016년 촛불 시민혁명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것이다. 다시 말해 박정희 체제, 가까이는 87년 체제의 근본적인 혁신은 2016년 시민혁명 즉 촛불을 든 국민들의 힘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제대로 된 사람, 그 동안 정치권력에 아무런 원한이 없고 세계를 아우르며 희망을 완성시키는 사람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바야흐로 이 개혁과 혁신의 시대를 맞이하여 2016년 시민혁명의 흐름과 개헌 논의가 같이 갈 수 있다면 시기는 결정적인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정치권에서의 개헌 주장을 제대로 정리해낼 수 있는 리더십인데, 그것은 대선주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들이 지속적인 관심으로서 지지를 표명하며 완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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