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조그만 더 힘내자.

논설위원 유태희

2017-04-21 07:24:00

 

▲     © 행복세종타임즈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봄꽃이 만개한 대한민국 전국 곳곳에서 꽃 축제마당을 펼쳐놓고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가운데,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될지 예측불가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날, 19대 대선의 공식 선거가 시작됐다. 촛불로 상징되는 국민주권이 대선을 앞당겼다. 꾸며진 이야기 같은 미증유의 헌정 파괴는 권위주의 시대에 구조화 되었던 정경유착과 체화된 습관이 커다란 사건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당연하게도 원인에 대한 분석과 해법이 선거의 핵심 주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바야흐로 꽃피는 봄 아닌가. 이럴 땐 썰렁한 아재개그도 용서되지 않을까 해서 하나 던져본다. 의대 동기인 의사 둘이 한잔하면서 내과 의사가 정신과 의사 친구에게 물었다.

 

 

어떻게 정상인과 비정상인을 구분하나.”

먼저 욕조에 물을 가득 채우고, 욕조의 물을 비우도록 숟가락, 찻잔, 바가지를 주지.”

아하, 알겠다. 그러니까 정상적이면 숟가락보다 큰 바가지를 택하겠군.”

그러자 정신과 의사 친구가 말했다.

아니지, 정상적이면 욕조배수구 마개를 빼지.”

 

우리는 지금 욕조에 빠져 허우적대는 대한민국을 보고 있다.

어떻게 구해내야 할까? 하지만 그 누구도 욕조배수구의 마개를 뺄 것 같은 후보자는 내 눈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쩌면 욕조의 물을 한 번에 뺀다고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불행하게도 자살률이 OECD국가들 중에서 단연 1위를 고수하고 있고, 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의 자살률이 높아 또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매년 1만 여 명이 자살하는 중에 65세 이상의 자살자가 약 4천명에 가깝다. 자살의 원인과 배경을 연구하여 대책을 세우기 위해 조사해보았다. 우선 자살자가 남긴 유서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여기 사용된 단어 중에 없다라는 말이 가장 빈도가 높았다고 한다. 없다()는 있다()와 대립되는 말로 양극단에 해당한다. ‘살 이유가 없다.’ ‘희망이 없다.’ ‘돈이 없다.’ 가족이 없다‘ ’갈 곳이 없다와 같이 자신의 처지를 극단으로 인식할 때 절망하게 되고 차라리 삶을 마감하고 싶다는 절망적인 생각이 자살의 길을 택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늙은이들은 주책이 없어서 그렇다 치고 젊은이들은 어떤가? 차기 정부가 가져야 할 젊은이들의 문제는 1순위가 일자리 확보이고 2순위가 고용안정성이다. 그리고 창업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실업수당의 지원 순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선거에 이기기 위한 선거공약 때문에 정치, 사회경제적 이슈에서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취함으로써 보수와 진보 양 측의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는 후보들이 보인다. 젊은이들이 누구를 택해야 하는지 참 애매모호한 현실이 지금 바로 코앞에 닥쳐왔다. 미래는 젊은이의 세상이건만 선택의  모호성 때문에 이번 개혁의 기회가 자칫 실패로 끝날까 두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정치에서 이념은 가치지향을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가늠자다.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 정부와 시장과의 관계 등에서 이념의 차이는 정책의 차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어떠한 정책이 나은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따라서 후보들은 보편 상식에 입각하되, 이념 지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촛불'에 의해 치러지는 대선은 보수 진영이  적폐라는 용어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적폐'를 청산할 의지와 철학의 빈곤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서구 사회에서 역사적으로 사회경제적 이슈에 따라 형성되어온 보수·진보와 한국의 이념지향은 다르다. 한국의 보수는 이명박과 박근혜, 10년의 보수 정권에서 공고화된 기득권 집단이다. 산업화 과정의 압축성장에서 형성되고 전 보수 정권에서 ()으로 굳어진 사회계급을 의미한다. 그리고 문재인과 안철수에 대한 지지는 사회에서 점유하고 있는 위치와 일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괴테는 나는 인간이다. 그것은 경쟁하는 자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국가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한 오늘이다. 국가의 최고 권력을 지향하는 이들이 경쟁하는 모습은 국격의 잣대일 뿐 아니라,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반복적으로 이슈와 쟁점이 보도됨으로써 국민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있다. 의식의 변화가 제도의 변화를 낳고, 제도의 변화가 의식의 변화를 낳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때 우리 사회는 경쟁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경쟁이 필수라면 제대로 경쟁하고 후보자를 검증해서 제대로 된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대한민국 유권자 여러분 잘고르시라. 대통령 후보님들도 조금 더 힘내시라.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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