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 이야기 (스트레스를 통한 성장 3)

세종농협교육원 김영수 교수/부원장

2021-04-18 05:55:00

 

  © 세종타임즈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지하느냐에 따라 우린 앞의 두 가지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건을 경험했고 그 사건을 심각한 문제 또는 생존의 위기로 판단한다면 우리 몸은 투쟁 회피 반응으로 연결된다. 예를 들어 원시인들이 사냥을 나갔다가 위험한 맹수를 만났을 때 투쟁 즉 싸워서 맹수를 죽이거나 회피 빠르게 도망가서 위기를 모면하는 것처럼 지금의 스트레스가 심각하고 중대한 위기라고 판단되면 교감신경을 활성화 시킨다. 그럼 신장이 더 빠르게 뛰고 근 긴장도 높아지며 뇌도 높은 수준으로 각성 되어 민첩함과 빠른 상황 판단력을 갖게 된다. 다만 상대가 너무 강하고 이 위험이 너무 크다고 느껴지면 아예 경직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해 진다 결국 스트레스를 너무 강력한 적으로 판단해 버리면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힘든 사건을 만나더라도 내가 견딜 수 있고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되면 도전반응으로 연결된다.

 

앞에 투쟁 회피 반응은 생존과 관련된 코르티솔의 과잉분비라면 도전반응은 불편함을 성장의 계기로 삼는 DHEA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상황이다. 결국 성장지수가 높다는 것은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높은 집중력과 의지력을 유지하고 그와 동시에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그리고 DHEA호르몬은 스트레스 상황이 끝나면 회복의 일환으로 뇌신경가소성을 증가시킨다.

 

뇌신경가소성이란 뇌가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에 의해 뇌신경이 재배치 또는 재구성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재구성이란 단순히 심리적인 의미가 아니라 생리적인 변화를 포함한다. 그런데 DHEA호르몬은 이런 뇌신경가소성을 더욱 가속화 시킨다. 그 이유는 스트레스가 뇌에 있어서 인상적인 사건이었으므로 이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음에는 이런 어려움을 만났을 때 더 잘 대처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렇게 좋은 DHEA호르몬을 높일 수 있고 스트레스를 도전 반응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스트레스에 대한 나의 인식이다. 즉 내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식하는가가 실제 우리 몸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컬럼비아대학교 행동연구학자 엘리야 크럼은 사람의 믿음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했다. 미국 7개의 호텔에서 일하는 객실 청소부를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사실 청소부들은 시간당 300칼로리 이상을 소모할 정도로 아주 고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체중과 허리둘레가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크럼 교수는 호텔 청소가 운동선수들의 운동처럼 유익하다는 포스터를 만들었고 7개의 호텔 중 4개 호텔에만 이 포스터를 붙였다. 그리고 다시 건강검진을 실시했는데 포스터를 붙인 4개의 객실 청소부 들은 허리둘레가 체지방이 줄어들었고 포스터를 붙이지 않은 청소부들은 전혀 변화가 없었다. 즉 포스터를 붙인 호텔의 객실 청소부들이 더 건강해진 것이다.

 

스트레스를 도전반응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으며 이는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유지하는데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실험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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