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경찰관들에게 드리는 고언

전 독도울릉도 경비대장(현 분당경우회 회장 유단희)

2022-07-17 20:16:28

 

 

 

 

나는 지금 행안부 경찰국 신설 문제로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바라보고 있다.

 

30여 년 간 경찰에 몸담았다 퇴직한 지 5년이 지났다. 현직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내가 가장 보람을 느꼈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것은 독도를 지키는 임무를 맡아 경비대장직을 대과없이 마친 것,  그리고 또 하나는 2011년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하여 경검간 수사구조 개혁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것이다. 그때는 검찰의 지나친 독점적 수사권으로 말미암아 균형과 견제라는 민주적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음을 지적한 것이다.

 

나는 당시에 삭발 후 대국민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주위에서 독도를 지키는 지휘관이 일본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삭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제안을 받아들여 기자회견만 실시하였다. 그리고 10여 년의 세월이 흘러 최근 행정안전부에 경찰국 신설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국민들은 최근 이런 모습을 다시 지켜보면서 두 가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하나는 경찰은 자유와 권리의 보호 및 사회공공의 질서유지를 직무로 하는 것이 주 임무인데 어찌해서 경찰관들이 집단행동을 하고 삭발단식까지 하고 있는지 의아해 하며 나라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불안해 하고 있다.

 

또 하나는 군경은 국가안보와 사회질서의 핵심으로서 절대 흔들려서는 안되는 조직인데 정부가 출범 초 정치개혁적 조처를 명분으로 왜 일선 경찰관들의 심기를 자극해서 이 지경으로 몰아가고 있는지 유연하지 못한 정부 대처도 한심하다는 반응이다. 또한 현 상황을 당리 당략적으로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안될 말이다.

 

워~~워~~!

 

이 말은 흥분한 사람이나 소를 진정 시킬 때 나오는 유행어다. 정부와 경찰은 우선 감정적으로 치닫지 말고 진정해야 한다. 국가안보와 사회질서 확립은 정부의 최우선 정책이며 그 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것도 경찰임을 재인식 해야 할 것이다. 아직 아마추어 정부도, 자기 밥그룻만 챙기는 경찰이어서도 안된다.

 

정부가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는 거치는 순서가 있는데, 현안을 제시하고 공청회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미덥지 않거나 정책의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 시범실시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다. 이것은 어린학생들도 아는 순서인데 이러한 절차가 무시되고 장관의 입김만 작용하는 자문위원회를 꾸려서 서둘러 발표하게 하여 혼선을 빚었다.

 

누가 봐도 시행착오적 발상이며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느낌이다. 이렇게 해서는 길거리로 나간 경찰을 설득하기 어렵다. 설령 설득한다 해도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 그리 급한가.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아울러 후배 경찰관들에게 당부 드린다. 집단행동이나 삭발 단식을 당장 멈춰야 한다! 우린 무수히 많은 정치적 역경과 사회적 고난 속에서도 오직 국가와 민족을 지키는 호국경찰의 신념으로 일해 왔다. 본인도 독도와 울릉도를 지키러갈 때 '진충보국'이라는 네글자만을 마음에 새기고 임지로 간 바 있다. 호국경찰은 우리의 자존심이며 우리의 유일한 버팀목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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