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행복한 노후의 필수조건

농협세종교육원 오병철교수

2022-06-26 13:06:49

 

 

 

우리나라의 ‘최빈사망연령’은 2025년에 90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경우를 통상 ‘100세 시대’로 정의한다. ‘최빈사망연령’이란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사망한 나이를 의미한다. 최근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의 기대여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대여명은 사고나 질병 등 조기사망의 경우를 포함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장수 추이를 확인하려면 ‘최빈사망연령’을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면서 행복한 노후기준은 다분히 주관적이지만 건강, 재무, 가족, 일과 여가, 사회적 관계 등 5개 요인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이중 우리나라 중산층이 노후에 가장 걱정되는 것은 ‘건강’이었으며, 두 번째가 ‘재정적 안정’이었다. 퇴직 후 가장 당황스러운 점은 수중에 돈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그동안 뭘 했을까 자책해 보지만 또 생각해 보면 쓸데 다 썻고 성실하게 일한 기억밖에 없다.

 

과연, 노후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100세까지 사는 삶은 축복일까? 막연히 ‘80세까지 살겠지’라고 생각하며 노후준비를 했거나, 미처 준비 하지 못했다면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오래 산다고 해서 무조건 좋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에 살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만 바라보지 말고 길어지는 인생을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살아볼까 하는 긍정적인 자세로 계획하고 실천한다면 행복한 100세 시대는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현실로 바뀔 것이다.

 

지구촌에서 가장 오래, 가장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이 모여 거주하는 곳을 블루존(장수마을)이라고 하는데, 이 블루존의 고령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 번째가 ‘일’이고, 두 번째는 ‘사회적 관계’였으며, 세 번째가 ‘재정적 안정’이었다. 일본 오키나와의 고령자들은 ‘이키가이(살아가는 이유)’라고 하는 삶에 대한 목적을 자신의 역할인 ‘일’에서 찾는다. 사실 오키나와의 말에는 ‘퇴직’이라는 의미의 단어가 없다고 한다. 오키나와 할머니들은 ‘모아이’라는 친목계를 통하여 인간적인 유대를 쌓는다. 소속감과 연대감을 높이는 사회적인 네트워크인 셈이다. 미국 로마린다 마을에는 90대 의사가 수술에도 참여하고 100세 할머니가 자원봉사를 하면서 살아간다. 이미 그들에게 장수는 당연한 삶의 축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적인 상황에서도 행복한 노후기준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돈이 아니라 ‘일’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50대 이후에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득이 더 발생하고 그 동안 모아온 은퇴자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에서 재무 측면에서 경제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월 100만원짜리 일자리는 보유자산 8억원(수익율 1.5%)의 가치와 맞먹는다. 일을 지속하면 건강관리에도 신경을 써 더욱 건강해질 수 있고, ‘삼식이’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니 가족간 관계도 좋아질 수 있다. 또한 일을 계속하므로 대인관계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여가생활도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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