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의원은 물러나 태산북두(泰山北斗)로 남아라.

유태희 논설위원

2015-12-14 01:59:00
▲     © 행복세종타임즈


 태산북두泰山北斗라는 말이 있다. 태산과 북두칠성이라는 뜻의 이 말은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는 뛰어난 인물을 비유하는 말 또는 학문이나 예술 분야의 권위자나 대가를 비유하는 사자성어다. 중국 당나라 때의 문학자이자 사상가인 한유(韓愈)는 이백(李白), 두보(杜甫), 백거이(白居易)와 함께 당나라의 대표적 4대 시인의 한 사람이며,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로 꼽히는 중국 제일의 문장가이다. 그는 25세 때 진사과에 급제한 뒤 벼슬이 이부상서(吏部尙書)까지 되었으나 황제가 관여하는 불사(佛事)를 극간하다가 조주자사(潮州刺史)로 좌천되기도 했다. 천성이 강직했던 한유는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좌천과 파직을 당하기도 했는데, 만년에 이부시랑(吏部侍郞)을 지낸 뒤 57세의 나이로 죽었다. 하지만 한유는 순탄하지 못했던 벼슬살이와는 달리 학문과 사상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친구인 유종원 등과 고문운동을 제창하여, 고문이 송대 이후 중국 산문 문체의 표준이 되게 했으며, 그의 문장은 그 모범으로 알려지는 등 후세에 영향을 주었다. 사상 분야에서는 도교와 불교를 배격하고 유가의 사상을 존중하여 공자 이래의 유학을 왕성하게 하는 데에 힘써 송대 이후의 도학(道學)의 선구자가 되었다. 그 결과 후학들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받게 되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재의 제1야당이 분열과 적대로 통합점을 찾지 못해 무너지고 있다. 파벌과 계파이익이 난무하는 야당을 바라보면서 야당의 지지자들은 그 어떤 정치적 희망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의 대립은 결국 공천을 둘러싼 영역 다툼이다. 공천을 둘러싼 사생결단의 정치는 새누리당도 예외가 아니지만 원심력으로는 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심세력이 없는 야당은 하루가 멀다않고 통합하고 분열되었다. 야당이 건강해야 정치가 건강한 법이다. 정치학자 E. E. 샤츠슈나이더는 ‘민주주의를 만든 것은 정당이며, 정당 없는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은 갈등 해결은커녕 갈등을 표출해 내지도 못하는 정치가 통합을 외치는 위선적이고 몰정치적인 현상만 보여주었다.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이해찬의원이다. 이의원은 안철수의원의 탈당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당을 위해서라도 혁신에 앞장서 자기를 스스로 내치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 노무현 전대통령을 모시고 각자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최고의 권력에 올랐던 사람들로서 두 사람의 정치적 책무는 막중하다. 안의원의 탈당의 주요내용은 결국 김상곤혁신안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 당수와 당의 원로라는 위치에서 많은 의견교환이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살펴보면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대상에 처음은 일반적으로 평가했을 때 친노그룹의 맏형인 이해찬의원일 것이다. 한정권의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 민망스럽게 혁신의 대상이 되는 것도 그렇거니와 겉으로 아무 말도 못하는 당대표를 봐서라도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각자 갈 길을 정한 문재인대표를 위해도 그렇거니와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어른의 위치를 찾는 것이 큰 걸음으로 걷는 원로의 도리일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정치의 키워드는 통합과 분열이었다. ‘합친’ 쪽은 이겼고, ‘갈라진’ 쪽은 항상 패배했다. 국민들은 약하고 대안도 없는 야당을 싫어한다. 지금 새롭게 다시 시작하더라도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야당이 건강해야 정치가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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