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철 안전사고에 대비하자

김헌태논설고문

2021-07-05 08:58:21

 

 

여름 장마가 2일부터 시작됐다. 예년보다 늦은 장마로 2000년 이후 세 번째 7월 장마 기록이고 34년 만에 가장 늦은 장마라고 한다. 평년보다 일주일 이상 늦어진 것이다. 이번 장마도 요란하고 많이 비가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비가 쏟아져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여기에다 용담댐의 갑작스러운 방류로 금산과 옥천, 영동 등지의 하류에 물이 넘치는 바람에 인삼과 농작물 등이 물에 잠겨 피해가 극심했다. 전국의 주요 도심도 물에 잠겨 황당한 물난리를 겪었다. 아직도 농민들의 피해는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해지역에는 농민들의 아픔과 절규를 담은 플래카드만 덩그러니 남았다. 하천범람으로 초토화된 금강 유역의 보수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하천의 범람으로 인해 피해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점을 생각하면 올 장마철 이런 상황이 재현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지각 장마이다.

 

기상청의 당부는 늘 마찬가지이다. "도시 내 소하천과 지하도, 저지, 산간, 계곡, 농수로 등에서는 범람 또는 침수가 우려되고 상하수도 등에서 물이 역류해 피해가 예상되니 철저한 사전 점검을 해야 한다.", "비가 시작되기 전부터는 접근을 삼가고 작업을 자제하는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라는 것이다. 여기에 장마철 우려하는 모든 상황이 함축되어 있다. 전국에 장맛비로 최고 150mm 물 폭탄도 예고했다. 지역에 따라 시간당 50mm의 많은 강수도 예상했다. 작년은 역대 최악의 경우였는데 올해도 장마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작년에는 무려 54일 동안 이어졌던 기록적인 긴 장마로 하천범람 등으로 침수사태가 빚어져 혹독한 물난리를 겪었다. 벌써 올여름 들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도 내려졌다. 기상청은 이번 장마기간에 여름 폭염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한다. 사전에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작년과 같은 최악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높다. 작년의 악몽이 다시 반복되는 불미스러운 상황이 결코 발생해서는 안 된다. 아직도 수해 농민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장마철 하천범람을 두고 인재냐 자연재해냐 하는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둑이 무너져 물난리를 겪는다면 제방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지만, 상류 지역에서 물을 대량으로 방류를 하면서 발생하는 범람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연히 인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 일례로 작년에 용담댐의 수위조절을 잘못하는 바람에 급기야 3,000톤이 넘는 물을 일시에 방류해 하류 지역을 초토화했다. 아직도 보상이냐 배상이냐는 문제가 결론을 맺지 못하고 농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무주에서 금산, 옥천, 영동에 이르는 금강 변 주변은 순식간에 물이 넘쳐 인삼밭 등 농작물이 초토화되어 버렸다. 농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대책을 촉구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영동의 청소년수련원은 법정 투쟁까지 벌이고 있다. 기상청의 반복되는 당부사항을 준수한다고 해도 이처럼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면 속수무책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댐관리로 상식 수준의 대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평소 수위조절을 하지 않다가 장마철 갑자기 불어나는 댐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일시에 엄청난 양의 물을 방류한다면 하류 지역에서는 이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번 장마철에 이런 일이 또다시 발생한다면 그 책임이 더욱 엄중해질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걱정되는 곳은 각종 건설공사현장이다. 작년에도 건설현장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해 공사가 차질을 빚었다. 무엇보다 안전사고가 가장 걱정되는 곳이 바로 건설현장이다. 교량 건설에서부터 아파트 건설현장에 이르기까지 장마철 안전사고의 사각지대로 지목되고 있다. 자칫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만큼 각종 건설현장에 대한 지도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작년에 세종시에서도 금강 보행교의 작업용 가교가 집중호우로 유실돼 공사가 지연되는 사태를 빚었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장마철 건설현장 안전사고의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황당한 산사태 우려 지역 등도 잘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작년에 발생한 장마철 각종 불행한 사고들이 어떻게 이번 장마철을 대비해야 하는지를 극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재산피해와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자구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장마철 요행수만 바라는 것은 금물이다. 각급 기관과 단체, 건설업체, 주민단체들이 모두 나서서 장마 기간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장마철 수해까지 겹친다면 그 고통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여름 장마철 안전사고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사실을 재삼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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