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방종이 아니다

김헌태 논설고문

2015-11-30 07:31:00

 

▲     © 행복세종타임즈

미국사회가 민주주의의 꽃이고 모델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질서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미국사회의 아이덴티티(identity)는 자신들의 공동체를 지켜온 민주사회의 질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질서를 바탕으로 자유를 구가하며 오늘의 미국사회가 성장해 왔다. 물론 미국사회도 인종차별이나 노예제도 등 엄청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이를 극복하며 오늘의 민주사회를 이룩해왔다. 아직도 완벽한 사회라고는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법과 원칙, 자유와 질서, 인권을 존중하며 세계평화를 주도해 왔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반미감정을 골을 들러내는 반대세력들을 제외하고는 미국사회의 평화와 질서는 모든 국가의 귀감이 아닐 수 없다. 이 미국이라는 나라가 갑자기 돌출하여 민주가 정착되고 자유가 넘치는 나라가 된 것은 아니다. 1776년 독립선언이 실질적 의미의 미국 역사의 시작이라고 본다면 이들도 파란만장한 격동의 200년 세월을 보낸다. 그래서 탄생한 중요한 슬로건이 하나 있다. 자유는 방종이 아니다(Free is not freedom.). 자유에는 분명히 민주질서가 내재되어 있으며 내 생각대로 혹은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캠페인이 방송자막을 통해 늘 지속되고 있다. 그래서 마음껏 자유를 누리되 법과 원칙에 따른 민주질서를 중시하며 사회적 방종을 철저히 배격하고 있는 그런 사회구조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이른바 민주주의의 기본에 충실하자는 사회적 콘셉트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사회 그림 책명에 이런 것이 있다. ‘마음대로가 자유는 아니야‘란 만화그림책이다. 정치에 속한 민주생활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이 그림책은 민주주의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민주적인 태도를 배우게 구성되어 있다. 알기 쉽고 참으로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책인데도 우리 생활과 정치, 국민의 권리와 의무 등의 챕터로 나뉘어 성인들이 보아도 흥미롭고 자못 감동도 주고 있다. 여기에 등장하는 표현들이 오늘 우리 사회를 향하여 많은 메시지를 던진다. 기본적으로 ’민주적으로‘,’공평하게‘라는 개념을 등장시키되 여기에는 분명 질서가 있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있다. 이를테면 집안에 형제나 자매 오누이가 있는데 서로 의견이 달라 싸우는 스토리이다. 첫 시작은 원하는 놀이가 달라서 서로 싸우게 되는 그야말로 ’서로의 생각만 고집하고 싸우는 모습‘이다. 그러나 결과부분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들의 이야기와 민주적인 사고를 통하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도 소개하며 민주주의란 어떤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하고 있다. 결론은 ’민주적으로 공평하게 정하여 놀기로 한 아이들‘이다. 여기에는 ’민주적으로‘,’공평하게’ 정하자는 슬로건이 등장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구절들이 참으로 흥미롭고 시사를 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를테면 ‘공평하려면 다함께 쉬고 다함께 일해요’,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멀쩡한 물건을 망가뜨리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어린이는 마음껏 놀 권리는 있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내가 어지른 것은 치우고 숙제는 미리 한다’, ‘조금씩 양보하고 즐겁게 먹는 방법으로 다수결로 정하는 것이 좋지만 다수결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는 사실도 적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 내가 누군가의 입장에서 특별히 살펴주는 것이 바로 배려‘라는 사실도 보여준다. 결국 민주주의라는 것은 주인인 ’국민이 다스린다‘는 것인데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가 있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 지켜야 할 의무도 있다는 사실을 만화로 서술하고 있고 이를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다.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헌법 제 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사실과 국민이 주인이라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다. 즉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질서는 민주주의 이념이지 폭력과 무질서 불법 무법천지를 용인하다는 구절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폭력을 쓰고 법을 무시하고 사회질서를 해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민주질서를 해치고 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세력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이런 행위는 그 이유가 무엇이던 민주주의를 짓밟는 폭력 테러집단에 불과한 것이다. 적법한 절차와 적법한 행동을 근간으로 해야 한다. 내 맘에 안 든다고, 내 생각대로 안한다고, 쇠파이프로 경찰차를 때려 부수는 살벌한 폭력행동이 과연 올바른 민주적인 행동인지 묻고 싶다.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로도 얼마든지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성토할 수 있는데 이런 전근대적인 행동까지 동원하며 대한민국 사회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목적과 이유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대한민국 사회가 민주주의를 그만두라는 말인지 공산주의 내지는 사회주의로 가야 한다는 것인지 그 정체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다중을 이용한 군중심리를 이용하고 도망자의 길을 가는 비겁한 행동으로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를 교란하는 자는 그 실체가 무엇이며 진정 대한민국의 정의와 올바른 역사를 위한 자인지도 분명 밝혀야 한다. 누구를 위하여 국민을 팔고 누구의 재산을 함부로 망가뜨리는지도 밝혀야 한다. 이들이 집회에 쓰는 돈은 과연 누가 대는지도 알고 싶다. 민주주의가 아직 무엇인지를 모른다면 앞서 소개한 초등학교 그림책을 사서 보라.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제대로 알고 민주를 외치고 정의를 외치고 독재를 외쳐야지 도대체가 설득력이 없는 언행으로 무슨 민주와 정의사회,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아우성인가.

 

종교가 자비와 사랑을 가르치고 있지만 범법자들의 도피처가 되어서도 안 된다. 조계사에 민주노총위원장이 숨어들어 나오질 않고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스토리인지 참으로 어안이 벙벙하다. 지난 번 철도파업 때도 그러고 이번 광화문 집회의 범법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 나라의 범법자들의 도피처가 조계사인가 묻고 싶다. 그렇다고 한다면 앞으로 모든 범죄자들과 수배범들이 조계사로 숨어들면 이들 모두 신변을 보호해 주겠다는 말인지도 묻고 싶다. 아니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어 놓으며 대한민국의 국법을 어긴 자를 신변보호라는 용어로 보호한다고 하면 이 나라의 법과 질서는 아무렇지 않다는 것인지도 또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하여 투쟁한다면 도망갈 일이 아니고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얼굴을 내밀고 국민 앞에 나서야지 절로 도망가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참으로 궁금하다. 중재를 하면 법을 어겼어도 봐주라는 것인지 또 무엇을 중재하겠다는 것인지 또 누구를 위한 중재인지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지금 국민들은 신변보호라는 이유로 비겁한 도망자인 범법자를 자비를 내세워 보호하는 조계사의 처사에 그다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이쯤에서 다시금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미국사회가 강조하는 ‘자유는 방종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초등학교 그림책에서도 아이들에게 ‘내 마음대로가 자유는 아니야’라고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개념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민주주의의 기본개념조차 모르면서 정의를 부르짖고 독재를 외치는 비민주적인 사람들이야말로 이율배반의 모순과 자가당착에서 벗어나 막말로 ‘너부터 잘해’고 ‘너부터 똑바로 해’라는 대상이 아닐 수 없으며 뼈를 깎는 자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 거리낌 없이 함부로 행동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고 ‘방종’이다. 민주사회의 자유는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는 것이다. 이를 혼동하며 민주사회 질서를 교란하고 이를 옹호하는 세력들은 민주주의를 초등학교교과서에서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불법과 탈법, 폭력 등 비민주적인 투쟁으로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 한다는 이는 역사와 국민 앞에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한다. 우리나라 3.1독립정신과 이에 영향을 받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정신을 배우고 타산지석으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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