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뉘없소.

논설위원 유태희

2016-07-25 08:27:00

 

▲     © 행복세종타임즈

 

며칠 전 박대통령의 외국순방 중에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이 시위대에 사실상 6시간 동안 둘러싸여 감금되었다. 알다시피 국민들은 무덤덤했다. 계란세례를 받는 총리를 보면서도 그랬다. 남북이 사드문제로 위촉즉발에 있고 유사시 국무총리가 담당해야할 막중하고 엄중한 책무가 지역주민들에 의해 덮여지고 말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에 직접수사와 수사지휘,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를 전부 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법무장관에 장관급 검찰총장, 50여명에 달하는 차관급 검사장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무이하다. 그리고 역대정권들이 무수히 공약으로 내걸었던 검경 수사권조정을 정권이 잡은 후 한 번도 다시 제대로 거론되지 못하고 슬그머니 없어졌다. 곪을 대로 곪았지만 어느 누구하나 이에 대해 말하지 않고 공권력은 허수아비가 되어 6시간 동안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으며 연결 속에 존재하는 동물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연결의 인간, 호모 커넥티쿠스Homo Connecticus라 부른다. 두말할 것도 없이 서로 의지하고 연결돼 있음으로 해서 우리보다 강한 포식자와 맞설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연결고리가 현대에 들어와서 지연과 학연 등으로 연결되며 좋은 의미보다 나쁜 의미로서 확장성을 갖는 것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주의를 바라보면서 어떤 자세를 견지하고 있을까.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결정에 이은 남중국해 문제가 다시금 터져 나오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 정부가 갖는 부담이 커졌다. 상설중재재판소PCA가 12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근거가 되는 남해구단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정부가 어떤 입장을 밝힐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은 이번 판결을 적극 환영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남해구단선이 인정되지 않으면 그간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주장해온 영유권의 법적 근거가 송두리째 상실되고 구단선내 도서 및 암초에 대한 영유권 주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결정을 취하고 어떤 외교적 자세를 취할지 걱정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뿐만 아니라 한반도 사드 배치와 철강, 반덤핑, 관세 등 다방면에서 갈등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남중국해가 세계의 새로운 화약고로 부상한다는 게 과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안팎으로 어려운 가운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진경준의 커넥티드가 문제가 되고 대통령의 레임덕은 꼬리를 치며 입을 벌리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살펴보라. 지금이 대체 어떤 때인가? 우리는 지금 손에 손을 굳게 잡고 극복해야 할 위기의 시간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얼마 전까지 반만년 역사위에 단군할아버지를 들먹이며 호모커넥티쿠스를 외치지 않았던가.

 

이때쯤 누가 나서야한다. 스팔타카스나 잔다크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거기 어디 어른들 안계세요? 어른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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