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불안과 안보불감증

김헌태 논설고문

2016-09-10 07:47:00

 

▲     © 행복세종타임즈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함에 따라 국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벌써 다섯 번째이다. 지난 달 24일에는 북한이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사실상 성공해 충격을 이미 던져 주었다. 그리고 지난 5일 곧바로 노동미사일 3발을 동해상에 발사해 1,000km를 날아갔다. 이것은 최대사거리 1,300km를 날아가는 미사일발사에도 성공한것이다. 그리고 9일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단행한 5차 핵실험은 종전 핵실험에 비해 위력이 커졌고 탄도미사일 장착용 핵탄두(彈頭) 형태의 실험에도 성공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해 '핵탄두 장착한 미사일(핵미사일)' 보유가 현실화되었다는 의미로 우리로서는 매우 불행한 사태가 현실화된 것이다. 탁상공론만 일삼고 있는 사이에 말이다. 북한도 이날 성명을 통해 처음으로 ‘핵탄두 실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 3월 이후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최대 사거리 3500㎞),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최대 사거리 2400㎞), 노동미사일(최대 사거리 1300㎞)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이제 여기에다 이번에 성공한 5차 '핵탄두 실험'에 쓰인 탄두를 실으면 끝이다.

 

북한이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 외에 다종화(多種化)도 주장하고 있어  스커드·노동미사일에 장착하는 핵탄두와 무수단·SLBM·KN-08 미사일에 적용되는 핵탄두 등 탄두 종류를 2~3개 그룹으로 나눠 생산할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즉 북한이 소형화에 사실상 성공했다고 한다면 남한은 물론 주일 미군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군 전략 거점인 괌까지 핵탄두로 타격할 능력을 갖추고 핵을 통한 도발 우려가 현실화된 것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이다. 틈난 나면 성명서와 규탄 결의안만 발표하며 안보신선 놀음만 하는 사이에 이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다 아직도 샤드 반대니 샤드 배치 철회니 하면서 나라가 어떤 현실에 처했는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기적이고 독선적이고 종북적인 주장과 대립으로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는 사이에 우리는 뒷통수를 제대로 맞고 말았다. 샤드 문제에는 중국까지 찾아가며 난리를 피우는 세력들이 이런 중차대한 도발과 위협에는 어찌 이다지도 조용한지 모르겠다. 북한의 핵위협이 아무렇지 않다는 말인지 답을 해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안보에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 최근에 벌어지는 북한의 일련의 도발과 행동들은 결코 단순히 공갈 협박 수준으로 가볍게 생각할 정도가 아님을 국민 누구라도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인권문제, 탈북자 문제 등에 얽매여 평화타령과 국제적인 제재타령, 샤드 배치 반대니 철회니 대립타령만 일삼고 있을 때 북한은 마이웨이로 핵실험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도발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었다. 최근에만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째에는 드디어 핵실험까지 강행하며 핵보유국을 자축하며 핵탄두미사일까지 사실상 보유하게 되어 대한민국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다. 이 사이에도 길거리에는 모 정당의 샤드 배치 철회의 플래카드가 붙어 안보를 비웃고 있다. 샤드 배치가 아니라 당장 핵개발이라도 나서야 한다고 국민들은 아우성이다. 이제 정신이 바짝 들고 있다. 사소한 일에도 개 거품을 품으며 길길이 뛰던 정당들은 어찌 이런 일에는 성명하나 덜렁 발표하고 눈치 보며 손 털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이럴 때야말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익과 국가안보를 위하여 똘똘 뭉쳐 뒤늦었지만 머리를 맞대고 고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핵미사일로 우리 국민과 나라의 안위를 위협하는 북한의 행태를 가볍게 보고 말 것인지 궁금하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준(準) 국가비상사태' 대비태세로 비상체제를 유지하며 긴장감 속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위험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이는 그야말로 임시방편이자 탁상공론처럼 허망한 메아리가 되어 감동 없이 국민들에게 들릴 뿐이다. 툭하면 “예의 주시한다, 한·미·일 공조체제를 유지한다, 유엔안보리의 규탄결의안을 채택한다” 등등 늘 그 타령이다. 아무런 감동도 감흥도 없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이 너무 크다. 그리고 이제 좌시할 수 없는 수준임을 국민들도 깨닫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 종북세력들은 북한의 이런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무엇인가 말을 해야 한다. 우리 국민을 핵으로 위협하는 세력들을 위하여 남남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며 이를 추종하는 세력들은 작금의 상황과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우리 국민의 안위에 대해 무슨 생각인지도 답해야 한다. 샤드를 반대하며 철회하라는 세력들은 우리가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와 북한을 동조하는 세력들은 그 실체를 드러내고 왜 대한민국을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으며 이 사회에 발을 붙이고 있는지를 소명해야 한다. 특히 정당정치에 몸을 담고 국민을 위하는 양 호도하며 핵실험조차 이렇다하게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않는 세력들이말로 대한민국 국민들을 어떻게 보고 그동안 국민타령을 해왔는지를 밝혀야 한다. 틈난 나면 촛불집회다 뭐다하며 온갖 구호를 외치며 길거리로 나서던 경천동지의 세력들은 이런 중차대한 북한의 핵위협과 도발 앞에서 왜 묵묵부답인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길거리에 나서 북한을 규탄하고 우리도 핵개발로 무장하여 자주국방의 기치를 높이자고 목소리 터져라 외쳐야 할 때가 아닌가 묻고 싶다. 그것이 그동안 국민을 위한다며 국가를 위한다며 애국애민의 투사인양 나서던 자들이 보여 주어야 할 행동이 아닌가 묻고 싶다. 이럴 때는 왜 그렇게 쥐새끼처럼 양순하게 숨어있는지 소명해라. 지난 해 전쟁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대처한 우리 국민이다.

 

이런 위기 상황이 초래되면 말없던 다수의 국민들이 똘똘 뭉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이제 우리도 자주국방의 기치를 높이 들 때가 왔다. 누구 눈치 보지 말고 우리도 핵을 갖고 미사일도 갖고 샤드도 배치하고, 핵 함수함도 갖고, 최고의 국방력을 갖추어야 한다. 안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차제에 나라 곳곳에 암약하고 있는 불순분자와 좌경세력들의 이적 행동도 김영란법 이상으로 감시하고 적출해야 한다. 준 비상사태인 만큼 단순히 임시방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안보불감증에다 무사안일이나 유비무환의 자세가 흐트러지면 나라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곡사포로 측근들을 무참하게 숙청하는 북한이 이 나라를 접수한다면 이보다 더한 참극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된다. 참담한 비극을 막는 길은 자주국방의 비장한 각오로 국가안보를 다지는 길밖에 없다. 안보불안과 안보불감증이 공존하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절박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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