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는 미국에 대해 사드외교를 당당하게 임하라

논설위원 유태희

2017-05-01 08:22:00

 

 

▲     © 세종타임즈

지난 30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을 한국이 부담토록 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하며 재협상을 언급해 대통령선거 중의 대한민국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30<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맥마스터 보좌관은 "내가 가장 하기 싫어하는 것이 대통령의 발언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청와대가 맥마스터 보좌관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드 비용을 미국이 부담한다는 기존의 양국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힌 데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사드 문제가 단순히 사드 비용만이 아니라 방위비분담금 더 나아가 한국 국방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안보전문가들은 국방비를 GDP 2.4% 쓰고 있는데 이것을 4%까지 올리라고 하는 것은 옛날 조지부시, 오바마 대통령 때부터 계속 한국에 대한 요구사항이었다면서 이번 맥마스터 보좌관 언급은 한국의 국방비 자체를 문제 삼겠다는 것이라는 주장이 신빙성에 무게를 더한다.

 

하지만 살펴보면 미국의 동맹국 중에서 대한민국처럼 돈을 많이 쓰는 나라도 없다.

우선 한국이 부담하는 주한 미군 방위비 규모는 1991방위비 분담 특별협정을 체결한 이래 지속적으로 커져왔다. 올해 우리나라가 부담하는 금액은 약 9500억 원으로, 지난 26년간 9배가량 늘었다. 다음 협상이 본격화하는 내년에는 1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은 대형 무기도입사업 때마다 한·미 동맹 차원에서 미국산 무기를 우선적으로 구매해왔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방사청 개청(2006) 이래 한국이 도입한 미국산 무기는 총 36360억 원어치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작년 한 해 우리나라 전체 국방비(38조원)와 맞먹는다.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2016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2006~2015년 미국의 무기 수출국 순위에서 1위였다. F-35A 전투기, 글로벌호크 등 현재 진행 중인 무기 도입 사업에 따라 앞으로 미국에 지급하는 돈도 10조원이 넘는다. 이 정도 되면 미국도 좀 염치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겉으로는 혈맹을 외치면서 대한민국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기분 나쁜 갑을관계가 아니고 무엇인가. 과연 미국이 말하는 것처럼 이번 사드의 배치결정이 모두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만 존재한단 말인가.

 

한 발 깊이 더 들어가 보면 현재 진행되는 일본의 재무장은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재균형 전략의 일부다. 따라서 미국은 이미 대중국 전쟁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그에 적합한 공해전 개념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여기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태평양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전진기지로서 일본의 전략적 가치는 매우 클 것이다. 그래서 보편적 평화의 관점에서 미일동맹이 추구하는 동아시아에서의 군사력 증강을 비판한다. 왜냐하면 미일은 항상 자기네끼리의 안보에 대한민국을 겨우 넣으며 동맹이라는 끈으로 우리를 마지못해 묶은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군산(軍産)복합체의 나라이다. 멕시코 침공은 미국 석유회사의 이익을 대변했고, 아이티와 쿠바 침공은 내셔널 시티은행의 이익을, 니카라과 침공은 국제금융회사인 브라운 브라더스의 이익을 위해 한 것이다. 또한 도미니카 침공은 미국 설탕회사의 이익을, 온두라스 침공은 미국 과일회사의 이익이었다는 세계의 시선이다. 미국은 항상 세계의 경찰국가임을 자임하고 있다. 더구나 정의를 내세워서 말이다. 그리고 미국은 스스로를 구세주의 나라(Redeemer Nation), 세계의 십자군으로 표현한다. 미국이 지금까지 수행한 전쟁은 300여 차례에 이르지 않는가. 1년에 평균 한 차례 이상의 전쟁을 치루고 있는 미국 전쟁의 역사는, 1만년 역사를 가진 중국의 전쟁 횟수에 비교될 정도로 많다.

 

 

오래 전 일이지만 미국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이는 연설이 있다. 미국 인디아나 주 상원의원(공화당) 앨버트 비버리지(Albert Jeremiah Beveridge, 18621927)1900년 미국 상원에서 미 제국을 지지하며(In Support of an American Empire)”라는 제목의 연설한 것이 그것이다. 이 연설은 “MR. PRESIDENT, the times call for candor. The Philippines are ours forever..."라고 시작되는데 내용은 이렇다.

 

필리핀은 영원히 우리 것이다...게다가 필리핀 건너편에는 중국이라는 무한한 시장이 있다...태평양은 이제 우리의 바다다.”

또한...

태평양을 제압하는 자가 세계를 제압할 것이다...그 자리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미국이 차지할 것이다.”

 

 

어떤가.

아직도 지금의 대만민국의 사드가 순전히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인가 묻고 싶다.

거대한 중국이, 아직도 막강한 핵 공격력을 가진 러시아가 태평양을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교두보가 대한민국이 아닌가?

차기 대한민국정부는 이번 선거를 통하여 국민 대통합을 이루고 단결을 이루어 사드에 대해서 냉정한 판단으로 이성적인 재협상을 할 것이지만 우리의 역사에서 대원군의 양이(洋夷)와의 화친(和親)은 매국이다라고 한 사실도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지금의 군사적 주적들과 동맹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는가. 국가 간에는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맹이 되고, 내일은 또 적이 되는 것이 국제현실이다. 더구나 우리를 이렇게 사지로 몰아넣는 듯이 상황을 만든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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