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길이 열렸다.

김헌태논설고문

2018-03-12 03:09:00

 

▲     © 세종타임즈

한반도에 평화의 길이 열렸다. 남북의 평화의 길이자 세계를 향한 평화의 용트림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의 화해무드는 남북이 특사를 교환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일촉즉발의 위기감에 고조되던 한반도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작금의 남북의 움직임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다.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파견에서부터 예술단, 응원단의 파견 그리고 김여정, 김정철로 이어지는 고위급 대표단의 파견 등 일련의 파격적인 행보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고 김정은의 문재인대통령의 초청이라는 대목에서는 그 속도감에 우리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가 놀랐다. 남북대화의 중재노력 속에서도 미국의 강경제제는 변하지 않았고 과연 이의 실행이 가능한지 버겁게까지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정의용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남한특사단이 5일과 6일 1박 2일로 북한을 방문할 때 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치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용한 북한의 새로운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심했고 실제 보수층은 노골적으로 이를 이슈화했다.

 

그러나 남한특사단에 대한 북측의 환대는 물론 그 결과물은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렇게 미사일을 쏘아대고 핵실험을 하던 북한이 이의 중단을 언급하고 한반도의 비핵화의 의지를 천명한 것을 보면서 다시금 놀랐다. 나아가 미국의 트럼프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이를 발표하자 전 세계는 환영과 우려를 동시에 쏟아냈다. 너무나 순식간에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흐름도가 정상성을 벗어날 정도의 파격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의외라는 반응이다. 미국 측의 정상회담 수락으로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 이어 5월에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장소는 추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자체가 세계적이며 역사적인 매머드 뉴스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회담이 전제되어야한 한다는 미국 측의 강경입장이 과연 어떻게 반영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과연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가 실현되어 평화를 위한 길로 전환점을 맞을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파국을 맞게 되는 선택적 기로가 될지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이를 말해주듯이 영국의  BBC방송은 "문 대통령, 잘되면 노벨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실패 시에는 다시 벼랑 끝 국면에 처할 수 있다" 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7일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북미 정상회담이 수십 년 된 분쟁을 끝낼 특별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전쟁 직전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담의 중요성을 시하는 바가 매우 크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엄청난 파급력과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자 일본의 아베는 당혹감과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패싱을 우려한 아베는 4월 트럼프대통령을 만나러 긴급히 미국을 간다고 한다. 남북문제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감을 보이자 이를 정치에 이용하던 아베의 몽니심성이 드러나는 듯하다. 이를 환영하고 격려해야 할 일본이 오히려 잘되는 것이 배가 아프다는 식이 되어 어딘가 씁쓰레하다. 일본은 마치 허를 찔린 분위기이다. 지난 번 평창동계올림픽을 찾았을 때도 미국 펜스에 붙어 묘한 모습을 보이던 아베 모습이 연상된다. 틈만 나면 한국을 저작거리로 삼는 아베의 못된 정치행각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그렇다고 아베 얼굴을 보고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것은 분명 아니다. 일본이 오히려 한반도 문제를 자국의 군사대국화 명분으로 삼아가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일련의 급박한 사태 진전을 보는 시각이 국내에서도 사뭇 다른 것 같다. 우리 국민들조차 놀라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반신반의가 하는 모습들도 나온다. 야당의 홍준표 대표는 이를 두고 ‘환상’이라고 폄하하는 발언까지 쏟아냈다. 과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북평화의 길을 선택할지 의심스러우며 위장평화라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은 그동안의 북한의 행각에서 비롯된 것도 사실이다. 늘 어떤 합의를 뒤집고 편의에 의한 일방적인 태도를 취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켜 온 것이 지금까지의 남북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사실이 나와도 과연 이것이 지켜질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없을 수는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허구한 날 전쟁 분위기 속에서 살벌하게 살아가는 한반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런 점에서 부정의 기류보다는 긍정의 기류로 문제의 해법을 찾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물론 장밋빛 환상에만 젖어 대의를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부정의 기류도 잘 살펴보면서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용트림과 적폐청산, 그리고 미투운동이 뒤섞여 혼잡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적폐청산과 관련해 역대 정권실세들이 줄줄이 감옥을 가고 있고 새로운 양상까지 빚고 있다. 여기에다 미투운동으로 문화예술계, 학계, 정치계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하며 평생 공들인 탑들이 일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뿌리 깊은 적폐로 인한 사회적 진통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연일 쏟아지는 신종 스토리에 사회적 충격이 매우 크다. 하루속히 정리정돈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지금 대한민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는 물론 전쟁이 없는 평화를 향하여 역사적인 큰 행보를 걸어가고 있다. 우리는 중동전쟁이 얼마나 참혹하며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를 보고 있다. 이런 전쟁이 한반도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지금이 어찌 보면 절박한 상황일 수 있다. 다행히 평화의 길이 열렸다. 전쟁을 바라는 국민은 하나도 없다. 있다면 비정상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평화를 지키는 세계사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우리의 역량을 총결집할 때이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 민족 생존의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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