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최고 나라 이대로는 안 된다

김헌태논설고문

2018-06-02 07:02:00

 

 

▲     © 세종타임즈

우리나라 청년들의 실업률이 매년 OECD국가 35개국 중 4년 연속 최고를 걷고 있다. 올해도 1분기 전체 청년실업률은 10.0%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이대로 가면 5년 연속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우리나라 청년실업률(15∼29세)을 보면 2014년 9.0%,2015년9.1%, 2016년과 2017년 각각 9.8%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청년 실업률이 늘어나는 곳은 터키와 노르웨이, 칠레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나라가 단연 최고이다. 미국이나 일본, 심지어 스페인 등 OECD 대다수 국가들의 청년실업률이 개선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참으로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업종들의 취업자 감소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해부터 추진해온 정부의 각종 요란스런 고용정책이 무색할 정도이다.

 

청년일자리 대책을 끊임없이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이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변한 것이 있다면 OECD국가 35개국 중 매년 최고행진을 멈추고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정부 자체도 "에코세대(1991~1996년생) 39만 명을 방치하면 2021년까지 향후 3년 동안 14만 명이 추가 실업자가 되는 재난이 온다.”라고 암울한 주장을 하는 정도이다. 2021년 20대 후반 실업률이 현재(10.5%) 보다 2%포인트 오른 약 12%가 될 가능성은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3월 기준 20대 후반 실업자 수는 27만7000명으로 1년 전(26만4000명)에 비해 1만3000명 증가했다. 청년일자리 상황이 이처럼 호전되지 않고 악화일로는 걷고 있으니 우리나라 청년들의 정신건강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는 말이 참으로 무색할 지경이다. 미래비전이 없다는 말이다.

 

젊은이들이 백수로 눈을 뜨면 갈 곳이 없다는 말은 참으로 안타까운 말이다. 취업 결혼 출산으로 이어지는 인생 사이클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로서 저출산의 원인이 바로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는 곳곳에서 넘쳐난다. 지난 해 이들 50만 5,800명 정도가 해외로 송금한 돈이 무려 7조 2,6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밝히고 있다. 식당주방보조 등 단순노무분야에서 23만 6천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사실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고혈을 짜내 외국에 퍼주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펑펑 놀고 있는데 외국인근로자들이 곳곳에 점령군이 되어 우리나라 경제의 기둥뿌리를 뽑아가고 있는 셈이다. 참으로 모순된 사회구조가 아닐 수 없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알다가도 모를 지경이다.

 

선거철만 되면 일자리 창출을 툭하면 수만에서 수십 만 개 창출이다. 인터넷에 청년일자리 창출을 검색하면 지난 공약에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기사가 도배를 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청년실업의 아픔을 선거전에 이용하고 시간이 지나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리고 청년실업의 고통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니 부끄러운 청년실업의 고공행진이 OECD국가 중 최고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나라살림이나 지방정부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며 이들 모두가 청년실업의 공동정범이자 무거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 이상 청년들의 일자리를 가지고 무책임한 언동과 공약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청년의 고통을 배가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철이면 골든 메뉴로 등장하는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이 과연 어떻게 포장되어 나올지 궁금하다. 젊은이들은 청년실업 정책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차라리 공무원준비에 대거 몰리고 있다. 이른바 공시생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해 5월 기준으로 취업준비생 65만 2,000여명의 39.4%인 25만7,000명이 일반직 공무원을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다 공기업이나 교원임용고시 등을 포함하면 무려 62.2%가 공공기관과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7급과 9급 공무원 시험합격률은 1.8%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

 

최근 들어 공시생들의 잇단 자살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3년째 합격을 못하자 자살을 선택한 공시생이 있다. 고시원에서도 자살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절망과 자포자기의 젊은이들이 공시생들 가운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젊은이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더 우려스럽다.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대책은 말로만 가지고는 안 된다. 그야말로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선거에 나선 수많은 후보자들이 있지만 이러한 현실을 고뇌하고 눈물짓는 진정한 일꾼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 안타까운 모습이다. 모두가 자성해야 한다. 부끄러운 청년실업 최고의 나라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총체적인 노력과 대한민국의 체질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청년실업 최고의 나라 이대로는 안 된다. 아무리 평화를 외쳐도 청년실업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진정한 평화와 행복은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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