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배움터 한울야학의 추잡한 사태

김헌태 논설고문

2019-09-29 07:46:00

 

 

▲     © 세종타임즈

대전의 장애인 배움터인 한울야학이 잔반으로 장애인들에게 급식을 하고 정부지원금을 빼돌리다가 그 악질적인 수법이 들통이 났다. 한울야학은 올해 7월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시·도별장애인평생교육기관시범운영사업에 선정되어 정부 지원금을 받아왔다. 오는 11월까지 6천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정부와 대전시, 대전시교육청을 포함하면 올해 1억 원 가까운 보조금은 받는다고 한다. 그동안의 수법을 보면 정말 목불인견이다. 인근학교에서 급식을 한 후 남은 잔반을 갖다가 먹게 하고 마을기업협동조합 급식업체에 대금을 결제했다가 다시 돌려받는 수법이 동원됐다고 한다. 여기에다 강사까지 허위로 등록해 인력공급업체에 정부지원금을 보낸 뒤 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강사비도 빼돌렸다. 한마디로 작당을 한 것이다. 정의당 대전시당 간부들이 야학을 직접 운영하고 한울야학과 공모한 급식업체도 정의당 관련업체로 정의당 대전서구지역위원장 정 모씨가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참으로 기절초풍할 노릇이다.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야학 대표 등 운영진이 사임했다. 경찰이 곧바로 수사에 나섰다. 교육부는 이번 사태로 자진사퇴한 야학 대표와 사무국장 자리에 임시운영진을 선임하고 운영위원회 9명 중 8명을 교체했다고 한다. 교육부는 허위 등록한 강사와 정부보조금과 지자체 지원금을 중복 수령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강사진도 전원 교체했다. 사태수습을 위한 야학 비상대책위는 진상조사위원회를 조직해 회계 및 시설운영 관련 자료를 검토해 문제가 된 부분은 개선해 나간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철저히 수사해 응분의 법적 책임이 물어야 한다. 대전한울야학사태를 계기로 교육부는 향후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의 급식업체 선정 시 관리감독기관을 직접 참여시키고 부실 급식 예방을 위한 현장실태점검도 대폭 강화한다고 이른바 사후약방문을 내놓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장애인배움터에서 빚어진 사태로 장애인평생교육지원확대와는 본질이 다르다. 악질적인 수법으로 비정상과 탈법을 일삼으며 야학시설이 운영되어왔다는 점이다. 본질을 벗어나 야학운영이 어려워 빚어진 사태로 본질을 희석한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다. 어렵다는 핑계로 갖은 수법이 동원된다면 이는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 이런 수법이 드러나지 않은 채 지원이 더 많았더라면 마찬가지 수법이 동원되어 더 큰 규모로 교묘하게 부정과 부패가 지속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한마디로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태이다. 운영능력이 없다거나 자질과 자신이 없다면 야학을 맡지 말았어야 한다. 야학은 그야말로 밤에 공부하는 시설이다. 범죄수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이런 곳에 지원되는 나랏돈이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짜고 이른바 보조금 카드깡이란 수법을 일삼은 추잡한 불법행위는 그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경찰수사로 진상이 더욱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 더욱이 장애인들을 위한 야학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선의의 장애인들이 피해자이며 국민이 피해자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경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정당관계자인 정의당의 시당위원장이 운영위원장까지 맡고 있었다고 하니 공인으로서 그 책임이 더욱 무겁다. 이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어떠한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하지만 혹시 이를 알고도 묵인 방조한 것은 아닌지 연루상황도 명쾌하게 밝혀져야 한다.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슬그머니 넘어갈 일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는 급식업체 선정의 문제차원을 넘어선다. 주변에 유사사례는 없는지 불법행위가 과연 얼마나 장기간에 걸쳐서 지속되어 왔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잔반을 이용한 수법 자체가 참으로 교활하다. 봉사자들의 자괴감도 클 것이다. 장애인배움터를 이용한 악질적인 이런 행위의 관련자들은 마땅히 퇴출시켜야 하며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수많은 장애인과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다른 정당까지 이슈를 제기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대전광역시당의 성명을 통해 “문제의 야학 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들이 모 정당의 시당위원장과 당직자, 시민단체 소속으로 밝혀졌다”며 “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운영위원장은 야학시설장이 강사들의 노동을 착취하고 장애인들의 인권을 짓밟은 사실을 몰랐는지 또는 알고도 묵인·방조 했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나아가 “수사당국은 야학시설에 대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전반뿐만 아니라 모 정당의 관련성 여부 등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시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철저한 진상 규명 요구와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정당논리가 아니라 시민과 장애인논리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당연한 후속조치이다. 사후약방문이 아닌 더욱 철저한 대책도 역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추잡한 사태를 접하면서 타 지역에서 사회적 약자들에게 베푸는 훌륭한 사회공헌 사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인천에는 사단법인 사랑의쌀나눔국민운동본부가 있다. 지난 2007년 창립된 (사)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중앙회는 연간 50여 만 명의 홀몸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사랑의 빨간밥차” 운영하고 있다. 국내 24개 지역과 해외33개국에 극빈가정과 노약자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지구촌 사랑의쌀독, 강남이동 푸드마켓”을 설치해 쌀 및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나눔과 봉사에 동참하고 홀몸 어르신들과 노숙인들, 장애인 및 소외계층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끊임없이 이웃사랑을 나누고 있다. 더욱이 (사)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중앙회(이사장 이선구목사)는 서울과 인천을 비롯한 전국 300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13년째 국가와 지자체의 지원 없이 무료급식을 비롯한 다양한 생필품 지원 사업을 펼쳐오고 있어 더욱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전국에서 하루 5,500명이 넘는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도 인천 서구지역 사랑의빨간밥차, 계양지역 사랑의빨간밥차, 주안역 사랑의빨간밥차에 이어 9월 12일 네 번째로 부평역북광장 사랑의 빨간 밥차가 동원되어 제13회 추석 사랑의 송편나눔과 제98차 합동생신잔치를 치루며 어려운 이웃과 홀몸어르신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았다. 이 같은 사랑과 나눔의 실천은 훌륭한 지도자인 이선구이사장(목사)이 13년 째 청렴한 외길을 걷고 있는 헌신과 사명감에서 비롯되고 있다. 단돈 한 푼 정부지원 없이 사회의 따뜻한 나눔의 손길에 의존하며 달려가고 있다. 오는 10월 26일에는 어려운 이웃돕기 기금마련을 위한 사랑의쌀나눔콘서트를 인천에서 개최한다. 따뜻한 사랑이 모아지고 국내는 물론 지구촌을 향하는 값진 마음을 함께 나누는 착한콘서트이다. 앞의 내용과 너무나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와 헌신이 무엇인지를 타산지석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모두의 귀감이 되는 감동적인 봉사와 헌신, 희생의 숭고한 삶을 묵묵히 걷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이제 우리 사회 참된 알곡과 위선자인 가라지를 철저히 가려야할 계절이 왔음을 추수철 가을이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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