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꽃 ‘선거’

김헌태논설고문

2020-04-04 04:39:00

 

  © 세종타임즈


제 21대 4.15총선을 향한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거리마다 정당의 상징색 옷차림으로 피켓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유세차량들도 거리를 누비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마스크를 쓴 선거운동원들의 모습이 여느 선거전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이긴 하다. 선거벽보도 등장하고 곳곳에 내걸린 각 후보들의 플랜카드가 구호만큼이나 현란하다. 아쉽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아직은 냉담하다. 코로나19 사태는 선거전의 풍속도마저 바꾸고 있는 듯하다. 곳곳에는 벚꽃 등 봄꽃이 만개해 아름다운 봄을 알리지만 이를 즐길만한 사회적 분위기가 아닌 상황인지라 더욱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4월 분위기이다.

 

하지만 선거전은 나름대로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전의 또 다른 특징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이다. 과연 어느 정당들이 국민들의 선택을 얼마나 받을지도 관전 포인트이다. 그 선택의 키는 이제 유권자들의 손에 쥐어져 있다. 어김없이 등장한 선거벽보를 통해 접하는 후보들의 면면도 아직은 낯설기도 하거니와 정당들조차 참으로 생소하기 그지없다.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후보들을 잘 판단하고 투표할지는 다소 걱정스럽기도 하다.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일이 4월 10일과 11일로 각각 정해져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투표를 하게 되니까 그 이전에 유권자들은 나름대로 적합한 인물과 정당을 선정하리라 생각된다.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이번 선거를 통하여 나라의 참된 일꾼을 뽑는다는 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다시금 일깨우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런 선거가 되어야 한다. 늘 강조하거니와 깨끗한 선거, 공명정대한 선거야말로 민주주의의 꽃이 아닐 수 없다. 그 건전한 토양위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선거제가 바뀌고 치러진다는데 또 다른 시금석이 되고 있다. 비례대표 위성정당들이 등장한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바로 그것이다. 전체 300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47명의 비례대표국회의원들의 향배가 그래서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바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데 있다. 유권자들이 대거 운집하는 투표장이어서 자칫 감염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4.15총선 투표참여에는 대국민행동수칙이 마련되어 있다. 투표소가기 전에 신분증 준비하기와 마스크 착용하고 투표소 가기, 투표소 입구에서 발열체크를 받고 손 소독제로 꼼꼼하게 소독 후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하기, 투표소 안·밖에서 다른 선거인과 1m이상 거리두기, 투표소에서 본인확인 시 마스크 잠깐내리기,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하고 하고 보건소방문하기, 귀가하여 흐르는 물에 비누로 꼼꼼하게 30초 이상 손 씻기 등이다. 이는 코로나 19 확산방지와 예방을 위한 것으로 유권자가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특히 어린 자녀들은 투표소에 동반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도 요망된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선거운동이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유권자들에 대한 접촉자체가 무척 어렵다. 일일이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한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아예 접근하면 피해버리는 정도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후보들은 뛰어야 한다. 인지도가 있는 후보들은 다소 여유를 부리지만 새로운 인물들은 자신들을 알리기 위하여 악전고투하는 모습이다. 아마도 이번 선거는 후보토론회를 통하여 후보들의 면면을 접하는 것이 주종을 이룰 것 같다. 하지만 각종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고 일상이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영세상인이나 소상공인들, 서민들이 과연 어느 정도나 관심을 기울일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노인층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한 만큼 이들이 얼마나 투표에 참여할지도 관건이다.

 

각 정당들은 요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불리 셈법에 골몰할 것이라고 본다. 여론조사도 이미 나와 있지만 요즘 상황에서 과연 어느 정도 시중 여론을 정확하게 투영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많은 정당들이 난립되어 유권자들이 혼란스러운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48.1센티미터의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받아들면 웃음이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과연 이것을 다 읽어볼 것인지 아니면 생각했던 데로 투표를 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그 후담도 나오리라고 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선거풍속도가 그야말로 180도로 바뀐 제 21대 총선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이끌 중요한 선량(選良)들을 뽑는다는 점에서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비록 후보들이 악전고투를 하면 선거전을 치루고 있지만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면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영광을 누릴 것이다. 분명 새로운 스타도 탄생할 것이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정말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당선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구태정치, 후진정치의 불명예를 씻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하여 난마처럼 헝클어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위대한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

 

누가 뭐래도 제 21대 총선은 대한민국 헌법 제 1조에 명시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바로 그 의미를 찾는 날이다. 국민인 유권자가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확인하는 날이다. 국민위에 군림하는 상전을 뽑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신하는 일꾼, 즉 머슴을 뽑는 날이다. 그 위대한 힘이 국민에게 있고 위대한 선택도 국민의 신성한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다. 제 21대 봄날 총선을 통하여 그 꽃이 화사하게 피어오르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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