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국민생활과 패턴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스크가 일상화되었다. 대구 경북을 휩쓸던 코로나확산세가 크게 꺾이면서 전국적으로도 확진자가 크게 줄고 있다. 하루 10명 이내로 줄기도 했고 지역별로는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는 날도 있었다. 공적마스크도 이제 한 주에 2장에서 3장 구입이 가능해진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초중고의 온라인 교육이 한창이다. 물론 5월 중 개학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지만 일각에는 싱가포르의 악몽을 떠올리며 시기상조임을 주장하기도 한다. 사회적 불안감이 극도로 치달으면서 썰렁하던 곳곳의 분위기도 다소 느슨해진 것도 사실이다. 재래시장이나 일부 식당들은 코로나19사태인지 의아할 정도로 붐비는 곳도 있다. 황금연휴 기간을 앞두고 관광지마다 예약 러시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리던 마음들이 이완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마치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이로부터 해방된 듯한 모습들이다. 바로 이 대목이 걱정되는 부분이다.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자칫 지역사회 감염의 확산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마냥 집안에만 있을 수 없는 봄날이기는 하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억눌린 환경을 벗어나는 것도 오히려 바람직하다.
하지만 타성에 젖어 방심하기에는 국제적으로나 현실적인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슈퍼전파의 우려는 여전하다. 지금 같은 긴장감의 이완 때문에 이런 우려가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온 것도 아니고 뚜렷한 처방이 등장하지 않아 국제적으로도 비상사태를 방불케 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25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280만 명을 넘어서고 있고 사망자만도 19만6,000여명을 넘어서 2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12월 31일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병한 이래 116일만이다. 미국이 92만3,000여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을 비롯하여 10만 명 이상의 국가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영국, 터키 등이다, 누적확진자가 1,000명 이상인 된 국가가 무려 84개 국가에 달한다. 누적사망자수도 미국 5만2,000명, 이탈리아 2만6,000명, 스페인과 프랑스 2만2,000명, 영국 1만9,000명 등이다. 8만2,000여 명의 확진자와 4,63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발원지인 중국보다 사망자가 훨씬 많다. 일본도 1만2,360여명에 32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해 25위로 31위인 우리나라를 벌써 능가했다. 우리나라는 1만700여명에 240명이 사망했다. 하루 새 신규확진자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는 미국 3만7,000명, 에콰도르 1만1,000명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스페인 6,700명, 러시아 5,800명, 영국 5,300명, 브라질 3,500명, 터키 3,000여 명, 캐나다 2,700여 명 등이다. 독일과 프랑스, 벨기에, 인도, 사우디, 이란, 멕시코 등에서도 하루 새 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증가되고 있다. 한마디로 전 세계가 아직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비상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가 난리가 아닌 상황이다. 특히 초기 대응을 얕잡아 보았던 일본과 미국이 초비상이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는 간단치 않음을 국제적인 상황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초기대응에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던 싱가포르가 개학을 하면서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한 아직도 방심은 금물이라는 경각심을 던져주고 있는 사례이다. 보이지 않는 살인마인 코로나19 또는 코비드19라고도 하는데 이 바이러스가 지금 전 세계인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상황이다. 네덜란드는 집단면역이라는 궁여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 내지는 감염원으로부터 노출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적인 대처방안일 뿐이다. 그런데도 방심한다면 대구 경북처럼 심각한 상황의 재현이 우려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아논다. 그동안 인내를 하면서 국민 모두가 극복해 나왔는데 말이다. 모두가 답답하고 갑갑한 심경이야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답답한 마스크도 벗어던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직도 이르다. 언제든지 확산우려는 존재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점을 애써 부인하고자 해도 부인할 수 없다. 한마디로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 세계의 상황이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는 국민정신건강에도 무척 많은 영향을 미쳤다. 주변에 대한 불신과 건강염려증이 바로 그것이다. 주변에서 기침 한번만 해도 자리를 피하고 있다. 중국어나 외국말만 해도 그런 사람들의 근처를 급히 피하고 있다. 심지어 해외에서 들어온 사람들 주변도 기피하고 있다. 해외에서 귀국한 사람들의 확진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무증상이라고 해도 그렇다. 뒤늦게 확진자로 나타나 주변들을 불안케 하고 있는 경우도 잦다. 그러다 보니까 주변 상황에도 늘 불신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건강염려증도 심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다른 증상을 보여도 혹시나 하는 의식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더하면 더하지 덜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도 점차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야외현장은 물론이고 식당도 그러하다. 심지어 마스크까지 하지 않고 다니는 사람들도 자주 보인다. 마치 무슨 배짱을 부리는 듯한 모습이다. 재래시장에도 다시금 사람들이 붐비고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이다. 혹시나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을 무사히 치르면서 코로나19사태에 대한 무모한 자신감이 생긴 것은 아닌지 모를 지경이다.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활동성이 더욱 커지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 분명 마냥 울안에서만 지낼 수는 없다.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지금 한참 자라나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 세대들은 더욱 심하다. 이제 코로나19 사태는 국민정신건강까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욱이 국민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어 경제난에 따른 많은 부작용마저 우려된다. 실제 지난 18일 부산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되어 충격을 주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은 물론 중소기업 대기업할 것 없이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IMF경제 위기에서도 많은 비극이 탄생하였던 기억이 새롭다. 작금에 코로나19 사태로 치명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은 한 두 곳이 아니다. 수출업계, 자동차업계, 항공업계, 여행업계, 심지어 문화예술분야에도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전시회도 취소되고 모든 축제와 공연도 취소되었다. 그러다 보니까 지방연예인들도 어려움이 극심하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긴급자금을 지원하고 심지어 생존자금이란 이름의 지원도 하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코로나 대불황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어렵지 않은 곳이 없다. 코로나 대공황이 다가오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정신건강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불행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과 국민정신건강은 따로 때어 볼 수 없는 시급한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긴장감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래저래 모든 것이 힘들지만 극복하는 것도 이 시대 우리 모두의 몫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 또한 모두가 지나갈 것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