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다섯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다음 달 12일 예비후보 등록신청을 앞두고 벌써 지역별로 선관위는 입후보예정자를 대상으로 예비후보자등록 안내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설명회는 입후보예정자와 정당 관계자를 대상으로 △후보자 등록 신청서류 준비 등 후보자 등록신청에 관한 사항 △선거법 위반 사례 예시 및 시기별 제한·금지행위 △선거비용 수입·지출 등 정치자금에 관한 사항과 관련해 후보자가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총선 주요 일정을 보면 내년 3월 21일과 22일은 후보 등록신청을 하고 3월 28일부터는 선거기간이 개시된다. 내년 4월 5일과 6일은 사전투표가 실시되고 4월 10일(수)은 본투표가 실시된다. 내년 총선을 향한 정치 시계가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21대 국회의원들에 대한 심판의 날이 다가오면서 바짝 고개 숙인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지역구마다 펼쳐지고 있다.
각 지역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여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기득권 정치 세력들을 향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물론 중진들의 출마포기 선언도 등장하고 있다. 지역 위원장들도 긴장하는 정치 분위기다. 이른바 공천 혁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당은 여당대로 혁신을 내세우며 청년 정치를 주창하고 나서는가 하면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거론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거대 야당은 이른바 친명계와 비명계를 둘러싼 암투가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일부는 탈당을 거론하고 있어 역시 그 귀추가 주목된다. 거대 야당의 균열이 가져올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신당 출현도 예상되어 12월에는 정치 지형이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신인들이 얼마나 등장해 새로운 바람이 불 것인지 아니면 기득권 세력들의 철밥통이 그대로 유지되며 구태를 답습할 것인지는 총선의 정치 일정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12월이 추운 겨울이지만 정치판은 뜨겁게 달아오를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각 정당의 셈법과 유권자의 셈법은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각 정당에서는 기존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고수하며 양보 없는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구 위원장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위원장이라고 해서 공천을 확보했다고 생각하면 안 될 상황이다. 아마도 이번 총선의 등장인물들을 보면 춘추전국시대 군웅할거 양상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21대 국회의원에 대한 실망감이 큰 유권자들이 새로운 인물의 등용을 바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량감이 큰 인물이 나설 때 지역은 물론 수도권의 공천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유권자들은 정당의 셈법과는 아주 달라져 있어서 새로운 변화를 가볍게 생각하면 22대 총선에서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분명한 것은 21대 국회처럼 소모적이고 대립적인 국회 모습이 재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 질서를 회복하고 건전하고 생산적인 의정 모습과 품격있고 수준 있는 의원의 모습이 정립되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것이 바로 유권자의 셈법이고 바람이기도 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출판기념회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출판기념회 현장에서는 선관위 직원들도 출동해 선거법 위반행위가 없는지 살피고 지적도 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세몰이 성격이 짙다. 혹자는 선거 재원확보를 위해 개최할지는 모르지만, 선관위의 감시 눈초리로 인해 현장 분위기가 녹록지 않다. 신진 후보들에게는 출판기념회를 통해 자신의 평소 소신을 밝히고 사실상 내년 총선 출사표를 던지게 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긍정적 의미를 던져준다. 기존 출판기념회를 진부한 방식을 떠나 참신한 토크 방식으로 품격을 높이는 예도 눈에 띈다. 새로운 인물의 출현은 정치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다. 나름대로 준비한 비전이나 철학을 짚어볼 수 있는 정치신인의 출판기념회는 기득권 세력들의 출판기념회와는 차별화되고 울림이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출판기념회의 성시는 이제 정치무대가 다시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에 담고 있는 내용들이 국민을 위하는 올바른 인간 정신으로 투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글이나 말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현실정치에서 국민 감동의 정치로 실현될 때 그 빛을 발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 신망을 받는 인물들이 입성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 과제가 되고 있다. 검증한다면서 문제투성인 인물을 내세우며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행태는 이제 종식되어야 한다. 최소한 결격 요건을 가진 인물을 등장하거나 이른바 정상모리배들이 창궐해서는 정치발전은 요원하다. 겸손하고 덕망이 높은 인물이 절실하다. 교만하고 군림하는 자세로는 유권자를 대변할 수 없다. 자신들을 뽑아준 유권자인 국민 위에서 일꾼의 자세를 망각하고 망동을 일삼는 자들은 과감히 솎아내야 한다. 표리부동하게 선거철에만 지역에 내려와 고개를 숙이며 겸손지덕을 보이는 정치인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이다. 갖은 특권을 다 누리면서 정쟁에만 혈안이 되어 국민 고통과 실망을 가중한 정치꾼들은 이제 퇴출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를 유권자들의 혁명이자 선거 혁명이라 일컫는다. 개혁과 혁신의 시대에 기존 정치 틀에 안주해서는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는 제22대 국회에 과연 얼마나 많은 훌륭한 선량들이 입성하느냐에 달려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대한민국을 키워나갈 동력을 뒷받침하며 나라의 명운을 짊어질 진정한 일꾼들이 정치 시즌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등장하고 많이 눈에 띄길 모두가 한결같이 바라고 있다. 총선을 향한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는 주인인 유권자인 국민을 바로 섬기기 위해 성실하고 유능한 일꾼이 되고자 하는 의지와 각오를 먼저 가다듬는 마음가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