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대입수능시험이 무사히 끝났다. 전국 84개 시험지구 1천265개 시험장에서 응시한 수험생은 45만477명으로 당초 50만5,133명이 예정 인원보다 5만4,656명이 줄어 전체 10.8%의 결시율을 보였다. 충남이 15.2%로 결시율이 가장 높았고 충북 13.4%, 대전 12.9% 순이었다. 다른 지역보다 충청권의 결시율이 두드러지는 현상을 보였다. 이번 시험의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시험보다 국어와 영어는 대체로 쉬웠고 수학은 비슷한 수준으로 어려웠다는 입시업체들의 분석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2~29일 심사를 거쳐 확정된 정답을 29일 오후 5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수능시험 성적은 다음 달 9일 통지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동안 얼마나 노심초사하며 수능시험을 대비했는지 당사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이제는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시험이 끝나 긴장감이 풀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요즘 주요 거리마다 크게 붐비고 있다.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자유로움을 만끽하고자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사회적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들떠 있기에는 조금은 녹록하지 않은 분위기다. 이태원 참사나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무겁다. 사우디 왕세자가 내한해 네옴시티 건설사업에 40조 원 규모의 MOU를 체결해 제2의 중동 붐의 기대감을 주고 있는 것이 가뭄에 단비처럼 다가오고 있을 뿐이다. 서울 도심에는 집회와 시위가 끊이질 않고 정쟁은 멈추질 않고 있는 나라 상황이다. 여기에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고 긴장감을 조장하고 있다. 도발 이유가 무엇인지도 분명치 않다. 경제제재를 지속하고 있어 어려움이 클 텐데도 돈은 어디서 났는지 그 비싼 미사일을 펑펑 쏘아대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이니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이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수능이 끝나면서 대학가도 벌써 난리다. 신입생 유치전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입학 희망자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대학입학정원이 54만9,701명으로 고교졸업생 67만3.79명 중에 56만9,845명이 대학입학희망자였다. 하지만 해마다 고교졸업생이 줄어들어 대학입학정원마저 51만2,036명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9년부터는 대학입학희망자가 대입정원보다 줄어 대학마다 비상상황이다. 내년도는 더욱 심각하다. 46만6,807명의 졸업생 중 대입을 희망자는 39만8,157명으로 대입정원 51만2,036명보다 무려 11만3,879명이 미달이다. 역대 최저로 미달학과 속출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학의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벌써 대학마다 신입생 모셔오기 전략을 마련하고 대학의 특장점을 소개하며 유치전에 들어갔다. 취업과 4차산업 등 미래 생존전략이 없는 대학들은 이제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미달사태로 인해 폐과는 물론 폐교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고교졸업인구와 대입 희망자 변동추이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감소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바로 알 수 있다.
이제 수능을 끝난 수험생들은 다소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능 이후 과연 어떤 진로를 통하여 삶을 개척하고 미래를 대비하느냐는 계획이다. 짜임새 있는 입시계획을 통해 4차 산업 시대를 대비하고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새 시대 일꾼으로 우뚝 서고자 하는 준비자세가 필요하다. 수능 이후에 해방감에 젖어 자칫 일탈 행위도 우려된다.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청소년들의 지도가 과거처럼 쉽지 않은 시대이지만 무엇인가 건전한 프로그램을 통해 수능 이후의 진로에 대해 지도편달이 요구된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취업을 고려한 진로지도도 필요하다. 이를테면 폴리텍대학이나 2년제 대학들도 기능인력양성과 취업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되고 있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나름대로 진로를 고민하겠지만,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졸업 곧 실업‘인지 ’졸업 곧 취업‘인지도 냉철히 살펴야 하는 입시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요구하는 반도체 분야랄지 AI분야 인력양성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것저것 살필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분명 내일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성적표를 받아들고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달려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진로 탐색과 자기계발을 위해 주어진 참으로 천금 같은 시간을 결코 허비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수능 이후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