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가 시행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원점으로 돌아갔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가 부랴부랴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하면서 연말 분위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마디로 초비상이다. 19일 신규 확진자가 6,236명, 사망자 78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1,025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신규 발생자가 5,567명에서 15일 7,850명으로 하루 새에 무려 2,283명이나 폭증했다. 추이를 보면 16일 7,622명, 17일 7,434명, 18일 7,314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18일에도 7천명이 넘는 신규 발생자를 기록해 좀처럼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19일 의심신고 검사자수도 5만 4,156명, 임시선별검사자수 13만 3,774 명 등 하루 19만 7,930명이 검사를 받았다. 정부는 현재 방역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특별방역 강화 추가조치 시행이라는 방역대책을 내놓으며 사실상 위드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18일 0시부터 내년 2일 24시까지 한시적인 조치다. 이후 상황이 호전될 것인지는 두고 볼일이다. 사실상 모든 연말 모임과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1차 백신접종률 84.5%, 2차 접종 81.8%으로 요즘 부스타샷이 진행 중인데도 코로나19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K방역의 초라한 성적표다.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중중병상을 확보하는데도 비상이고 일반 환자의 진료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다 확진자 가운데 코로나로 숨지는 비율인 치명률도 빠르게 치솟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출입 상황이 통제되어 왔는데도 이런 상황을 맞고 있으니 무엇인가 꼬인 듯하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제주도 등 관광지는 마치 코로나가 종식된 듯이 인파로 붐비기도 했다. 너무 한꺼번에 억눌렸던 마음들이 풀어지면서 코로나에 대한 만심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신을 2차 이상 맞은 사람들이 전 국민의 80% 이상이니까 당연한 현상이다. 여기에다 부스타샷까지 접종하고 있어 코로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던 듯하다. 유명 식당이나 맛집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붐볐다. 언제나 우려했듯이 지하철 인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여서 코로나 전파의 사각지대가 아닐 수 없다. 종교단체에 집중되던 집단감염 우려가 사실상 다원화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위드코로나 시행에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달 11월 1일 위드코로나가 시행되자 많은 기관 단체들이 연말연시 모임이나 행사를 계획하고 이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문제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갖는 의미인 중소상인들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진 것이다. 일상회복이 갖는 의미는 경제회복이라는 점에 있다. 사라진 일상을 되찾고자 한 위드코로나가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 자영업자들의 실망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연말연시 장사를 망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이 밤 9시로 제한되고 사적 모임도 4명까지만 허용이 되고 있다. 여기에다 식당 카페 이용 시에 방역패스는 기본이고 미접종자는 혼자서 이용해야 한다. 여러 가지 제한이 수반되기 때문에 가는 곳마다 출입상황이 복잡해졌다. 미접종자들이 설 곳이 없을 정도다. 위드코로나 1단계 특별조치지만 사실상 위드코로나의 포기처럼 들리는 이유는 강화조치가 위드코로나 이전보다 더하기 때문이다. 송구영신의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의 세태가 되어 버렸다.
당연히 이런 위중한 상황까지 이르게 된 책임이 어디에 있냐를 짚어보아야 할 시점이다. 모든 사태는 그 책임 소재가 따르기 마련이다. 1차적인 것은 위드코로나를 시행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치 기록을 갱신하면서 엄중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K방역을 자랑하던 정부가 늑장을 부리며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점이다. 위중증 환자들의 병상마저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병상대란을 겪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방역행정의 허상을 보여주고 있다. 뒤늦은 백신 접종이 마치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양 호들갑을 떨어온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같이 80% 이상의 2차 접종률에다 부스타샷 접종까지 하고 있다면 이른바 집단면역 세상이 다가왔어야 한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가 연일 7천명 대를 넘기고 심지어 8천명을 육박하는 상황까지 도래했으니 국민들의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지 않을 수 없다. 위드코로나 시행이 마치 코로나 종식처럼 생각했던 국민들의 오판도 분명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단계적 일상회복이라고 하니까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통제를 벗어나 여행지, 식당, 다중시설 등 곳곳에 인파로 넘쳐났다. 전파력이 강한 남아프리카 코로나 변이 종인 오미크론이 등장하면서 위드코로나는 그야말로 위기를 맞게 됐다.
코로나 사태가 2년이 다되어가는 상황에서 코로나 탈출이 이렇게 힘들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치료제 이야기도 나오지만 여전히 비상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K방역을 자랑하던 정부도 이제는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상황이 악화되면 허겁지겁 늑장 대책을 내놓는 정부의 방역행정을 보면서 졸속행정과 무능함을 엿보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이후 누적 사망자는 4,711명이고 누적 확진자는 무려 56만 5,100명에 이른다. 요즘에도 일주일에 하루 평균 67명의 확진자들이 사망하고 있다. 이 책임을 누가 져야 한다는 말인가 묻고 싶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해외입국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코로나를 들여왔으니 정부는 그 책임으로부터 두고두고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뿐만 아니라 메르스 사태 등도 경험한 바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할 정부가 K방역을 내세우며 자화자찬의 매너리즘에 빠져 장단기적인 대책을 소홀히 한 책임을 져야 한다. 코로나 방역 행정 선상에 있는 공직자들은 모두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사태를 악화시키고 국민들이 죽어나가는 작금의 상황은 비극이자 불행이다.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넘어갈 일이 아니다. 청와대에 앉아 있건 질병청에 앉아 있건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하며 차제에 방역전반에 대한 새로운 대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다시 돌아간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는 무엇인가 단추를 잘못 낀 듯한 코로나 방역행정의 허상을 보여주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더욱 커지는 연말연시 국민들에게만 고통을 감내하라는 대책은 한마디로 ‘아니올시다!’이다. “코로나19 방역책임자 모두를 문책하라!”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