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코로나 발생이후 처음으로 지난 11일 현재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2천 명을 넘었다. 2020년 1월 최초 발생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주 만에 직전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이후에도 1,900명을 넘는 신규확진자가 연일 발생했다. 기존 코로나에 이어 델타변이의 확산세가 날로 심해지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백신접종률이 저조한 가운데 델타변이가 이른바 우세종으로 등장한 상황이어서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코로나에 관한 한 기존의 코로나이건 델타변이건 모두 해외유입종이라는 점에서 방역당국은 분명 이를 미리 차단하지 못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권의 대전, 충주와 경남의 부산, 김해, 창원, 함안 등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최고 강도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비수도권도 대부분이 3단계다. 물론 1, 2단계 지역도 있지만 전국 주요도시가 3∽4단계가 적용되어 고강도 규제가 지속되고 있다. 자영자들이 난리가 아니다. 코로나 확산세를 막는다는데 어쩔 수 없이 따르지만 그 여파는 심각하다. 이는 복불복상황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산세가 심해진 탓이다. 무엇보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가 됐건 델타변이가 됐건 국내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고 그 후속대처가 미흡한 때문으로 방역당국과 정부가 1차적 책임이 있다. 오히려 국민은 코로나는 물론 델타변이 국내유입에 따른 피해자라는 사실을 먼저 상기해야 한다.
최근에 델타변이가 창궐하고 있는데도 코로나 변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델타변이는커녕 기존 코로나 퇴치에도 늑장대응을 일삼고 있으니 방역당국이나 정부의 체면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K-방역타령으로 자화자찬에 급급하던 정부는 코로나백신접종에 관한 한 잦은 수급차질로 국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백신 확보 초기에서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꿰더니 접종이 한창인 중요시점에서도 우왕좌왕하며 실언을 일삼고 있다. 이 때문에 접종 간격이 늦춰지는 등 한마디로 가관이다. 이는 미국 등지에서 발표하는 접종간격과는 동떨어진 궁여지책의 K-백신접종이 아닐 수 없다. 공급물량이 차질을 빚다보니 생긴 현상이다. 국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모더나 측에서는 8월 계획된 공급 물량으로 당초 850만 회분보다 절반 이하인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 생산라인의 문제라고는 하지만 모더나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16일 이후로 2차 접종이 예정된 경우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6주로 늘렸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2차 접종일이 2주 뒤로 밀리게 된 것이다. 백신수급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지난 9일부터 또다시 예약을 받고 있으니 과연 제때 접종을 받을 수 있을지 국민 불신이 팽배하다. OECD국가 중 접종률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질병청장이 코로나 사태에 관한 대국민 사과만 그동안 무려 18번이나 했다고 한다.
물론 코로나 펜데믹은 전 세계적인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 발원지가 중국의 우한이다 아니다 하면서 아직도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초기에는 우한바이러스라는 말로 접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 11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했다는 바이러스가 2020년 1월 등장하게 된다. 중국으로부터의 유입이었다. 이후 신천지의 집단감염사태로 전국이 초비상에 들어갔다. 15일 0시 현재 누적현황을 보면 무려 22만 3,92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만도 2,156명에 달한다. 해외유입자만도 1만 2,800명을 넘고 있다. 하루에도 많게는 70명 넘는 해외유입자가 들어오고 있다. 이렇게 감염 원인균을 받아들이면서 국내에서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애꿎은 국민 탓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모기가 들어오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왜 모기에 물리냐는 식이다. 처음부터 문을 닫고 모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도 나온다.
올 가을 집단면역을 기다리던 국민들은 이제 포기를 하고 말았다. 그나마 이제나 저제나 하던 백신마저 수급에 차질을 빚자 가득이나 불안하던 마음이 이제는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2학기에 전면 개학을 천명하던 교육당국의 후속대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모더나 백신의 공급 차질이 가져온 국민 불신은 좀처럼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불신을 넘어 분노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남의 나라 사례를 들지 않더라고 정부의 백신수급과 대처자세는 참으로 안이하고 국민 기만이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미국에서는 백신이 남아돌아 폐기처분을 하고 멕시코에 무료로 공급해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얀센 40만 회분을 동맹차원에서 제공한다고 한다.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이 텔타변이에 맞서 부스터샷, 이른바 세 번째 접종까지 실시하고 있다. 참으로 부러운 나라이자 국민이다. 우리나라는 2차 접종은커녕 1차 접종조차 받지 못한 20대, 30대, 40대가 즐비하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이다. 백신접종을 하고 있는데도 신규확진자 기록경신이라는 이 특이한 코로나 펜데믹 상황을 단순히 델타변이 탓이나 국민 탓으로 돌려서는 그 논리가 맞지 않다는 지적을 되새겨야 한다. 돌파감염도 일단을 코로나 백신을 접종을 하고 나서 따질 일이다. 2차 접종일이 1차 접종일로부터 6주가 넘어갈 경우 과연 그 효과가 어떨지 더욱 궁금하다. 예고도 없이 슬그머니 접종 간격을 늘려 구렁이 담 너머 가듯이 하지 말고 백신확보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정부가 못하면 해외에 영향력이 있는 유력 기업인들을 총동원해서라도 백신 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 와중에 18세에서 49세 국민들의 코로나19 백신 사전 접종 예약이 지난 9일부터 시작됐다. 백신이 제때 확보되지 못해 접종에 차질을 빚을 경우 엄청난 저항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의 불신을 해소하는 길을 오로지 차질 없이 백신을 확보하는 길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정부나 방역당국이 불신의 늑대소년이 되지 않는 길이다. 백신수급차질을 해소하지 않으면서 초가삼간 태우는 식이자 피로감을 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거센 작금의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