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오랜만에 아침에 일찍 얼굴이 마주쳐 아침운동을 같이 나갔다.
본인이 맡은 청소년 주일학교 교사활동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아빠, 요즘 애들은 우리때와는 다른 것 같아요”하고 말했다.
아! 21살 아들 입에서 요즘 애들(젊은 것들)... 이야기가 나오다니!!
6월 들어 범농협 상생교육의 일환으로 지역농협을 대상으로 신규조합원 또는 대의원 대상 교육 신청을 받아 해당지역 교육출장을 가보면 교육장에 모인 어르신들(신규 조합원 또는 대의원)께서 최소 6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하게 앉아 계신다.
이분들과의 소통에서 가장 공감되는 부분이 “요즘 젊은 것들”에 대한 반응이다.
교육전에 어르신들, 요즘 젊은 세대 어떤 것 같아요? 마음에 쏙 드시나요?
하고 물으면 대부분 웃음을 터트리시다 정색을 하시면서 “아이쿠 요즘 젊은 것들” 표정이 굳어 지신다.
“요즘 젋은 것들”에는 젊은 세대에 대한 공감과 소통보다는 이해하기 어렵고 불편하고 서운한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게 묻어 난다.
그럼 “젊은것들”에 대한 걱정과 불만은 “요즘”에만 있는 특별한 현상일까?
한비자 오두(五蠹) 편을 보면
〈부족한 젊은이가 부모가 화를 내도 고치지 않고, 동네 사람들이 욕해도 움직이지 않고, 스승이 가르쳐도 변할 줄을 모른다. 이처럼 '부모의 사랑', '동네 사람들의 행실', '스승의 지혜'라는 세 가지 도움이 더해져도 끝내 미동도 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있다.
한비자는 기원전 280여년 전, 지금으로부터 2300년 이전의 역사적 인물이다.
유구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한비자 시대의 젊은이들에 대한 인식은 요즘 젊은이들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과 다름이 없다.
조지 오웰은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라고 세대간의 갈등의 원인을 진단했다.
흔히 직장에서 선배가 후임에게 “나때는 말이야”를 연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연발하면 꼰대로 낙인찍히고 소통이나 심리적 거리는 조금씩 멀어진다. 오죽하면 젊은 세대가 가장 싫어하는 커피가 라떼 (라떼는 말이야) 라는 농담이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요즘 젊은것들”에 대한 불만과 걱정 등 은 시대를 초월해 항상 있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바탕으로 요즘 젊은것들이 기성세대가 되어도 마찬가지로 “요즘 젊은 것들은”을 연발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요즘 젊은것들”의 부족한 부분을 크게 보기보다는 “젊은이들이 그럴 수 있지”
“그런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는거지”하고 생각한다면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젊은 것들과의 거리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