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서면서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만 2년을 넘기면서 진정은커녕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려 7,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7,630명으로 역대 최고치도 경신했다. 23일 0시 기준으로 백신 2차 접종률이 85%를 넘어서고 3차 접종도 50%를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빚어지고 있다. 심지어 16세에서 18세 1차 접종 79.7%, 13세에서 15세 2차 접종 71.8% 인데도 확산세가 심각하다. 주말인 22일 무려 7,008명, 23일 7,630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해 연말인 12월 22일에 7,454명이 발생한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7,000명대로 올라섰고 23일 최고 발생자를 기록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지난 18일부터 수직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오미크론이 신규확산의 주범이 되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문제다. 감염자 1명이 5∼9명을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감염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6∼19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47.1%로 벌써 절반에 육박했다. 지난 12월 4주차부터 주별로 1.8%→4.0%→12.5%→26.7%로 한주에 두 배씩 증가했다.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설 연휴가 지나면 전국적으로 80∼90%에 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외유입 확진자도 이미 94.7%를 넘어섰다. 오미크론이 델타변이를 제치고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해 11월 1일 위드코로나로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완화조치가 시행됐다. 이제 한숨을 돌리나 해서 제주도를 비롯해 관광지는 인파로 붐볐다. 비행기가 만석이 될 정도였다. 하지만 12월 들어서 새로운 코로나 확산세를 가져오자 연말연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백신패스 적용으로 긴장감이 고조됐다. 연말연시에 적용됐던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적 모임 6명으로 완화되고 백신패스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학원 등지에서 일부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식당 등지에서는 규제가 심하다. 방역대책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고 있지만 신규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급증하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국민들이 방역당국의 강제적 지침을 따랐는데도 그렇다. 뭔가 K-방역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참으로 답답하고 졸작 수준의 방역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방역불신이 새롭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금 코로나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방역패스가 적용되고 있는 매우 엄중한 시점이다. 2차 백신접종률이 90%를 향하고 있고 3차 접종도 50%에 육박하고 있다. 이쯤 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되어 마스크를 벗어던져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방역당국의 당초 예측대로라면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물론 방역패스도 사실 무의미한 시점이 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돌파감염이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점이 방역체계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마스크를 집어던지는 위드코로나 시대, 말로는 단계적 일상회복이지만 ’코로나와 함께‘라는 의미로 긍정적 변화를 갈망하던 국민들에게 지난 2020년 1월 20일부터 시작된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대확산시 하루 10만 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보고 있을 정도니 공포감이 확산되지 않을 수 없다. 3월 9일 중차대한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참으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오미크론 대응책을 전국에서 전면 실시하기에 앞서 오미크론이 이미 우세종이 된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4곳에서 26일부터 선제 대응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들 지역에서는 '고위험군'만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광주 등 4곳에서의 선제 조치 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오미크론 방역체계 완전 전환 시점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여러 가지 새로운 대비책이 준비되고 있지만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오는 3월부터 청소년들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패스 적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1월 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641명, 총 누적 확진자 수는 6만 3,244명이었다. 하지만 2022년 1월 23일 상황은 신규확진자 7,630명에 총 누적확진자 73만 3,902명에 달하고 있다. 모두 12배 가까이 폭증했다. 지난해는 백신접종이나 방역패스가 없던 시절이다. 신규확진자를 놓고 볼 때 무려 12배가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신을 맞았으면 감염 속도가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더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백신을 맞았어도 돌파감염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백신에 대한 불신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그저 규제 일변도로 코로나방역대책을 추진해온 방역당국의 문제점이 드러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놓는 것마다 그렇다. 쉽게 말해 막고 품는 식이다. 그래도 국민들은 이를 따랐다. 결과가 과연 무엇이냐를 놓고 볼 때 7,000명이 넘는 신규확진자 발생의 성적표다. 주말인데도 7,630명으로 역대 최고치도 경신했다. 누구 탓인지 책임소재를 가려본다면서 국민 탓으로 치부한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다. 방역당국이 델타변이에 집중하다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발 오미크론변이를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채 확산세를 막지 못하고 뒤늦게 허겁지겁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한심한 K-방역이 아닐 수 없다. 부끄러운 방역자화상이다. 2년여에 걸쳐 사투를 벌인 의료진들의 노력이 허망할 정도이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게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하고 사적 모임을 제한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영업시간을 규제한 결과가 이렇게 이어졌다면 한마디로 실패작이다. 방역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상태라면 사회적 거리두기나 방역패스도 무의미할 뿐이다. 치료제만이 해법인 시대를 맞고 있다는 여론도 팽배하다.
무엇보다 지금 국민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속에 있다. 규제 피로감도 커지고 자영업자들의 인내도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24시간 영업을 강행하는 카페도 나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상적인 생업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병상이 부족해 암환자들을 모두 내보내고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곳도 생겼다. 환자들이 갈 곳을 몰라 헤매고 있을 정도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형국이다. 지금의 방역대책의 현주소다. 지금의 상황은 단순히 국민들의 인내심만을 요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K-방역 타령의 교만함을 버리고 선진국들의 모범 사례를 살펴보고 그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가 비단 우리나라 일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된 오미크론 확산공포를 어떻게 조기에 차단할 것인지 명쾌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날이면 날마나 신규확진자 수만 집계하며 방역패스타령과 규제타령만 하는 방역자세를 벗어나야 한다. 지금까지 방역이 실패작이라고 한다면 방역패스나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역시 실패작이 아닐 수 없다. 국민고통의 원인제공이 여기에 있다. 이를 주도한 방역책임자들을 전원 교체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방역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작금의 방역대책은 대책을 위한 대책이지 해결책을 위한 대책이 되질 못하고 있다. 상기해야 할 것은 델타변이건 오미크론이건 해외로부터 유입됐다는 사실이다. 델타변이에 이어 이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오미크론 확산공포를 통해 정부의 방역대책이 국민의 심판대에 올랐음을 직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