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현 의병장 의복 등 5점,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조선 후기 복식사와 공예 기술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

강승일

2024-09-03 07:00:32

 

 
항일의병장 최익현 관복 일괄 국가민속유산 지정


[세종타임즈] 충청남도는 항일의병장 면암 최익현의 의복 등 5점의 유물이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물은 최익현이 직접 착용했던 의복으로, 단령과 사모, 삽금대, 호패, 목화 등이 포함된다.

 

국가유산청은 최익현의 역사적 중요성과 함께 19세기 후반 복식사 및 공예 기술 연구에 있어서도 실증적 자료로서 가치가 높아 이번 지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단령은 최익현이 당하관으로 재직할 당시 착용한 공복으로,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형태와 제작 양식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사모는 최익현이 1870년 이후 당상관으로 승진한 시기 착용했던 관모로, 두 개의 뿔이 좌우에 달려 있는 특징적인 디자인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이 사모는 양쪽 뿔이 얇고 성근 평직 원단이 겹으로 씌워져 있으며, 어른거리는 무늬가 나타나는 점이 독특하다.

 

또한 대나무와 한지로 모자 틀을 만들고 양쪽 뿔의 테두리에 가늘게 쪼갠 대나무를 사용한 점은 조선시대 사모 제작 기술과 기본 재료를 잘 보여준다.

 

삽금대는 관복 착용 시 허리에 두르던 허리띠로, 개항기 조선에 소개된 셀룰로오스 나이트레이트로 추정되는 신소재로 만들어진 모조 대모 재질의 띠돈이 부착되어 있다.

 

이를 통해 19세기 말 공예 기술의 변화 양상을 엿볼 수 있다.

 

목화는 신 밑창이 앞코까지 올라오는 형태에서 평평한 형태로 변화한 1870년대에서 1880년대에 걸친 과도기의 유물로, 이 시기의 목화 제작 기술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오늘날 주민등록증과 유사한 역할을 했던 호패는 을묘년과 최익현의 이름이 한자로 새겨져 있어, 착용자와 제작 시기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이다.

 

김재균 충남도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면암 최익현 관복 일괄 지정은 도내에 있는 많은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당시 복식과 공예 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면암 최익현은 1900년부터 청양 정산에서 거주하다가, 1906년 일본의 침략에 맞서 전북 태인에서 의병을 창의해 항일의병운동을 이끌었던 의병장이다.

 

충남도 내에는 최익현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모덕사 외에도, 최익현 초상, 압송도, 면암 고택 등이 도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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