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표는 섰다, 이제 민심이 말한다

김헌태논설고문

2026-05-02 06:57:49

 

 

 

 

여당 압승이냐, 야당 선전이냐 —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판세와 그 너머
6·3 지방선거 대진표가 사실상 완성됐다. 전국 16곳의 광역단체장 선거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재·보궐선거까지 겹쳐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인 정치적 함의를 품고 있다. 캠프 개소식이 속속 열리고 선거 운동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면서 D-35의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런데 이 활기찬 외양과 달리, 지금 선거판을 지배하는 것은 정책 경쟁이 아니라 여론조사 숫자를 둘러싼 신경전과 비방전의 열기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들은 공통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한국갤럽이 올해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라는 여당 승리론이 46%,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라는 야당 승리론이 30%로 집계됐다.

두 진영의 격차는 지난해 10월 3%포인트에서 올해 1월 10%포인트, 3월 16%포인트로 지속적으로 벌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판세 분석도 민주당 우세 10~12곳, 국민의힘 우세 1곳, 경합 3~4곳으로 수렴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이 경합으로 꼽은 지역은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들은 공통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한국갤럽이 올해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라는 여당 승리론이 46%,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라는 야당 승리론이 30%로 집계됐다.

두 진영의 격차는 지난해 10월 3%포인트에서 올해 1월 10%포인트, 3월 16%포인트로 지속적으로 벌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판세 분석도 민주당 우세 10~12곳, 국민의힘 우세 1곳, 경합 3~4곳으로 수렴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이 경합으로 꼽은 지역은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이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선거의 결과가 아니라 현재 시점의 민심 단면일 뿐이다.

역사는 여러 차례 '여론조사의 역습'을 목격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보수 결집'이라는 변수가 막판 판세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지방선거 투표율은 낮은 반면 보수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높다'라는 구조적 특성을 지적하며, 부산·울산·경남 등 영남권에서 거여 견제론이 불붙을 경우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이자 다주택자 중과 유예 만료 시점과 겹쳐, 부동산 이슈가 서울시장 선거 등에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이 자만으로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것' 자체가 가장 큰 패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판세는 투표함이 닫히는 6월 3일 오후 6시까지 열려 있다.

 

비난과 비방의 선거전 —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네거티브만 넘친다

선거 대진표가 확정되자마자 비방전이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는 이 장면은 대한민국 선거 문화의 고질적 병폐다.

여당에서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선거 국면 미국 방문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무책임한 지도부'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고, 야당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경제 실정과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을 집중하여 거론하며 정부 심판론에 불을 붙이려 한다.

문제는 이 모든 공방이 지역 주민의 삶과 직결된 공약 경쟁이 아니라,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네거티브 전략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선거 과열 양상은 이미 도를 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왜곡하거나 사실무근의 의혹을 제기하는 흑색선전이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허위사실 유포 및 비방 사례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디지털 공간에서의 악의적 정보 확산을 완전히 막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유권자들은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허구를 구별하는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축제가 아닌 진영 간 전쟁터로 변질될 때,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다.
이 비방전의 근저에는 정책 경쟁력의 빈곤이 있다.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이 지역 현안을 파고드는 구체성이 부족하다 보니, 상대를 깎아내리는 것이 가장 손쉬운 선거 전략으로 기능한다. 에너지 위기로 신음하는 소상공인 지원 방안이 무엇인지, 지방 소멸을 막을 청년 정착 정책이 어떻게 실행될 것인지, 지역 교통 인프라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를 두고 공개 토론이 벌어지는 장면보다, 상대 후보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 기자회견이 더 빈번하게 열리고 있다. 이 선거를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이 냉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방은 표를 얻는 전략이 아니라, 정치 혐오를 키우는 독소임을 후보들은 깊이 자각해야 한다.

 

부산·대구·평택 재·보궐의 향배 — 중도층 표심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축인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초미의 관심사다. 부산, 대구, 평택 등 주요 격전지에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는 지방선거 결과와 별개로 국회의 힘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 여야는 이들 지역에서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민주당은 '원칙적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파급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판을 뒤집으려 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지역 기반을 내세운 경쟁력 있는 인물을 통해 고지 수성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진보-보수 진영 내 단일화 논의가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최소 5파전의 복잡한 구도가 형성됐다.

중도층의 표심이 이번 재·보궐선거의 최대 변수다.

중도층은 이번 지방선거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야당(24%)보다 여당(48%)으로 기우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도층은 선거 막판 분위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권자 집단이기도 하다.

정부·여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거나, 야당이 정책 대안으로 이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한다면 판세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권역에서는 여당 승리론과 야당 승리론이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이 지역 중도층의 최종 선택이 재·보궐 결과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재·보궐선거 후보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재·보궐선거는 기존 국회의원의 공백을 채우는 선거다.

당선 이후 임기가 1년 남짓에 불과하더라도, 그 짧은 임기 안에 중동 에너지 위기 대응 입법, 지방 소멸 방지 특별법, 민생 안전망 강화를 위한 의정 활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를 유권자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

'국회 의석을 얼마나 더 확보하느냐'를 목표로 삼는 당략적 재·보궐이 아니라, 지역 민심을 국회에 정확히 전달하는 책임 있는 재·보궐이 되어야 한다.

유권자는 이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다.

 

소외된 교육감 선거 — 1,400만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택에 눈을 돌려라
이번 선거에서 안타깝게도 가장 주목을 받지 못하는 선거가 있다. 바로 교육감 선거다. 광역단체장과 재·보궐선거의 높은 관심 뒤에 가려져, 교육감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꼼꼼히 따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교육감은 단순한 행정직이 아니다. 해당 지역 유·초·중·고 교육 행정 전반을 총괄하며, 교육과정 운영, 교원 인사, 학교 환경 개선, 교육 예산 편성 등 우리 아이들의 교육 환경 전반을 4년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경기도 교육감 한 사람이 움직이는 교육 행정 대상 인구만 해도 1,400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지금 교육감 선거판에서도 선거 과열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서울 교육감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 과정에서는 선거인단 대리 등록과 참가비 대납 허용이 확인되며 '유령 선거인단' 논란이 불거졌다.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 과정에서 대리 등록 및 대리 납부 의혹이 제기돼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됐다.

이 논란의 공통점은 '민주주의와 공정성'을 내세우는 진영에서 정작 내부 경선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것이다.

'1,400만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에서 학교 반장 선거만도 못한 과정을 보여줬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유권자들은 교육감 선거에 더욱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감은 당적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하지만, 사실상 진보와 보수 진영이 지지 후보를 달리하며 대리 경쟁을 벌이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판단해야 할 기준은 진영 논리가 아니라 후보의 교육 철학, 교원과의 소통 능력, 학교 현장 이해도, 그리고 구체적 교육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어야 한다.

AI시대, 저출생·인구 감소 시대에 지역 교육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를 가장 명확하게 제시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이 시대 교육감 선거의 핵심이다.

투표용지를 받아 교육감 선택에 잠시라도 더 시간을 쓰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4년을 위한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국민에게 고한다 — 비방전에 지지 말고, 정책으로 후보를 선택하라
지방선거가 3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유권자들이 진지하게 후보를 살펴볼 시간이다. 지금 이 나라의 정치는 그 어느 때보다 냉철한 유권자의 판단을 필요로 한다. 비방전과 네거티브 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후보 개인의 능력과 도덕성, 지역 이해도,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차분하게 검증하는 눈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선거는 중동 에너지 위기라는 국가적 비상 상황 속에서 치러진다. 에너지 대란과 물가 불안이 현실인 이 시점에, 지역 경제와 민생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답을 가진 후보를 찾아야 한다.

5월 21일 선거 기간이 공식 개시되면 후보들의 공약과 토론 발언이 쏟아진다.

이 시기를 허투루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

각 후보의 공약집을 펼쳐보고, 과거 이력을 확인하며, 토론회에서 어떻게 지역 현안에 답하는지를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현명한 유권자의 자세다. 5월 29일과 30일 사전투표, 6월 3일 본투표 — 이 세 차례의 투표 기회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되,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다짐을 지금 이 자리에서 해두기를 권한다.

투표를 포기하는 순간, 내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권리를 다른 누군가에게 양도하는 것과 같다.

마지막으로 출마자들에게 한마디를 남긴다.

비방과 네거티브로 얻은 당선은 모래 위에 세운 집이다.

주민의 신뢰 없이 얻은 권력은 오래가지 않는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공약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반복하면서, 당선 이후 그 약속을 저버리는 정치가 반복돼 온 것이 이 나라 지방자치의 씁쓸한 자화상이었다.

이번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그 자화상을 바꾸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대진표는 섰다.

이제 남은 것은 후보의 진정성과 유권자의 선택이다.

그 두 가지가 만나는 순간,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간다.

여론조사는 현재를 보여주지만, 투표함은 미래를 결정한다.

비방이 넘치는 선거일수록 정책으로 말하는 후보가 역사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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