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민생, 표결에선 반대…공주시 민생회복지원금 조례안 부결

“찬성한다더니 부결” 시민 삶보다 선거 셈법이 앞섰나

강승일

2026-02-09 16:59:42

 

 

 

 

 

[세종타임즈]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공주시민들에게 숨통을 틔울 수 있었던 민생회복지원금 논의가 결국 공주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의 제도적 근거가 될 「공주시 민생회복지원금 지원 조례안」이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되며, 관련 논의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공주시의회는 9일 열린 제26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재석 의원 12명 중 찬성 6표, 반대 6표로 가부 동수를 이루며 조례안은 최종 부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표가 그대로 갈리면서 조례안은 통과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논란이 커진 이유는 표결 전후 의원들의 발언과 실제 표결 결과가 정면으로 엇갈렸기 때문이다. 본회의 질의·토론 과정에서 일부 의원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는 적극 찬성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놨다. 그러나 정작 그 발언이 나온 직후 진행된 표결에서는 조례안에 반대표가 던져졌다.

 

특히 민주당 소속 구본길 의원은 “최원철 시장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계획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지급 시점은 선거 이후인 9월쯤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례안은 지급 시기나 금액을 확정하는 내용이 아니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여부를 검토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조례안이 통과됐다면 지급 시기와 규모는 추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조정할 수 있었다. 더구나 해당 조례는 올해 말까지 효력을 갖는 한시 조례로, ‘9월 지급’ 역시 제도적으로 검토 가능한 선택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급에는 찬성하지만 시기는 나중에”라는 발언과 달리, 논의의 출발점이 되는 조례안 자체가 부결되면서 말과 행동이 어긋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부결로 공주시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논의는 제도적 토대를 상실했다. 시민 체감 경기를 회복하기 위한 지원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검토할 것인지조차 다시 처음부터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권경운 의원은 “이번 제안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시민들의 절박한 삶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가스비조차 부담스러워 하루를 버텨야 하는 시민들이 이 작은 지원이라도 있으면 숨을 고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지급을 강행하자는 것도 아니었고, 필요할 때 책임 있게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 토대부터 만들자는 취지였다”며 “말로는 찬성하면서 손으로는 반대하는 선택이 과연 시민 앞에서 정직한 정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충북 보은·괴산·영동군과 전북 남원·임실·정읍시, 대구 군위군 등은 설 명절을 전후해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을 결정했거나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금산군 역시 지급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공주시의 민생회복지원금 논의가 좌초되며, 지역 정치권이 시민의 삶보다 선거 시기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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