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폭등세 정상이 아니다

김헌태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0/11/22 [16:36]

아파트값 폭등세 정상이 아니다

김헌태논설고문 | 입력 : 2020/11/22 [16:36]

 

  © 세종타임즈

대한민국 아파트에 이른바 ‘폭등 광풍’이 불고 있다. 몇 달 새에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정부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새 임대차보호법 3법 시행 이후이다. 서울에는 전세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가격도 2억 원이 14억 원으로 뛰어오른 사례도 있다고 한다. 서울에 인접한 파주와 김포 등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인다. 대전을 비롯해 대구와 부산 등 지방 대도시의 아파트도 몇 달 새 수 억 원이 폭등했다. 세종특별자치시도 예외가 아니다. 그 오름세가 예사롭지 않다. 세종시 청사 입주 초기에 공무원들에게 특별 분양했으나 전매자들은 그동안 배 이상이나 올라 아마도 지금쯤 후회막급일 것이다. 대전도 일부 아파트의 경우 분양 즉시 배나 오른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 부동산 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대전도 어김없이 과열 양상을 보인다. 전북 전주에서는 117.9㎡(45평) 모 아파트 매매가 지난 7월 7억 원에 거래됐으나 11월 5개월 만에 11억 원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이런 비정상적인 아파트 폭등세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집 없는 서민들은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상대적 박탈감과 상실감이 우리 사회를 엄습하고 있다. 정상적이지 못한 대한민국 사회상이자 경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남의 아파트에서 전세나 전·월세를 사는 서민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값에 앞날을 걱정하며 한숨을 짓고 있다.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알다가 모를 지경이다. 대한민국 이곳저곳이 참으로 우려스럽다.

 

세종시는 2016년 11월 투기 과열지역 조정대상지역에다 2017년 투기 과열지역으로 지난 8월 2일 부동산종합대책에서도 다시 투기 과열지역과 투기지역으로 중복으로 지정되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거래규제의 칼날이 세종시를 겨누었다. 주택담보비율도 40%가 적용되고 1가구 2주택 이상 양도세 기본세율도 상향조정되었다. 물론 무주택서민들의 담보대출비율을 50%로 여유를 주어 차별화를 둔다고 하지만 이 역시 기존보다 크게 낮아져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택청약자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고 투기와 불법행위를 좌시하지 않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관리한다고 하지만 안정화는커녕 폭등세만 부추겨놓은 결과를 빚고 말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들은 이제 아파트 마련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어버렸다. 주요 도시마다 주택담보대출비율을 크게 떨어뜨려 놓았으니 절반 이상의 자기 돈을 마련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이 짊어지게 되었다. 주택청약 저축을 들어놓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던 서민들은 마치 주식시장에서 막차를 탄 기분을 느끼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다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들도 아파트값 폭등세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는 서민들은 IMF 경제위기 때와는 정반대로 가는 주택시장 과열 양상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과거에도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내 집 마련 정책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대도시지역이건 중소도시이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정부의 대책은 언제 어디서나 선행되어야 한다. 지금 같은 부동산 과열은 수요공급의 균형을 잃은 기형적인 부동산 주택정책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삶의 터전인 아파트가 투기의 장으로 전락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여 대처해야 한다. 무조건 전근대적인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는 애꿎은 서민들만 고통을 배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1가구 2주택 이상의 수요자들은 그렇다 치더라고 집 없는 서민들에게도 주택담보대출비율을 하향시켜 내 집 마련기회를 박탈하여 버린다면 이는 실수요자 정책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집 없는 서민들이 돈 쌓아 놓고 내 집 마련을 늦추며 살지 않기 때문이다. 전세자금도 대출해 주는 마당에 내 집을 마련하겠다고 나서는 무주택서민들에게 절반 이상의 자기 돈을 만들어 아파트를 사라고 하면 여력이 없는 수요자들은 사채시장이나 높은 이자의 제 2금융권을 기웃거리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는 무주택서민들에게 자칫 또 다른 부작용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사회문제화 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파트시장의 과열 양상을 반드시 진정되어야 한다. 거래가 없는데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값은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지방도시의 아파트값의 폭등세는 지방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수도권 등 자금 여력이 넘치는 투기세력들의 농간임이 분명하다는 지적도 많다. 임대차 3법을 내놓고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생색을 내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왜 굳이 비싼 아파트를 선호하냐는 말로 서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때는 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아파트가 남아돌아 미분양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혜택을 주며 임대사업자들을 찾는 때도 있었다. 주택시장의 과열 양상이 투기성이라고 한다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파트건설을 크게 늘려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200만호 아파트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된 적이 있다. 폭등하던 아파트값을 잡았던 정책이다. 이후에도 아파트 반값공급 등 무수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파트값의 폭등세와 과열 현상을 규제로만 잡으려고 한다면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만약 해법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면 과거 사례를 찾아 타산지석을 삼아 보면 어떨지를 권하고 싶다. 투기 과열 등 비정상적인 부동산시장의 문제는 그동안 늘 경험해 오던 일이고 해결해 온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꼬여도 한참 꼬인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구호만이 아닌 합리적인 해법과 장단기 전략이 시급하다. 코로나19 경제난 속에 널뛰는 아파트값 폭등세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베네수엘라처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돈 가치가 휴지조각처럼 되어 버린 그런 상황이 아닌 바에는 그렇다. 이건 정말 아무리 보아도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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