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조觀照 contemplation; meditation; (Am. E.) intuition.

논설위원 유태희 | 기사입력 2017/08/03 [14:11]

관조觀照 contemplation; meditation; (Am. E.) intuition.

논설위원 유태희 | 입력 : 2017/08/03 [14:11]

 

관조觀照 contemplation; meditation; (Am. E.) intuition.

 

관조(觀照)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를 비추어 본다는 불교 용어다. 또한 관조는 주의 깊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을 뜻하는 철학 용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깊은 뜻은 그것을 바라보다가 바라보는 자기를 잊어버리는 것을 말한다. 즉 동일한 사물이나 사람을 깊이 응시하고 자신이 사라지는 상태로 진입하는 단계를 우리는 ‘관조’라고 한다. 이것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리스어로 ‘테오리아(theoria)’, 즉 ‘인간의 최선’이라고 했다. 이 ‘theoria’로부터 ‘이론’을 뜻하는 영어 단어 ‘theory’가 파생했다. 이론이란 고착된 편견이나 굳어진 도그마가 아니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본다. 고대 그리스 문명의 기반은 비극 경연에서 출발한다. 비극 경연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참여한다. 후원자, 배우 그리고 관객이다. 후원자는 비극경연을 주관한 도시나 그 도시가 선정한 경제적 후원자이다. 배우는 자신의 영광과 명예 또는 경제적 이윤을 위해 참여한다.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도 공적으로 인정받는 ‘존경’이 그 사람에 대한 가치의 척도였다.

    

관객은 연극의 존재 이유다. 관객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성공과 실패는 바로 이들의 인정에 달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은 그 어떤 것에도 자유롭다. 그들은 명예나 이윤을 위해 관람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연극을 자유롭게 관조한다. 이 관조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눈앞의 연극에 몰입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몰입도는 우선 후원자와 배우들의 실력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그들이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면 기적이 일어난다. 관객들이 배우의 움직임에 기꺼이 몰입하는 순간에 그들 자신은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리고는 마치 자신이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듯 울고 웃으며 불안과 희열을 표현하는 것이다.

    

배우는 관객과 자신의 몰입을 돕기 위해 어떤 물건으로 목소리가 나오는 입과 얼굴을 가린다. 이 물건을 ‘가면’이라고 한다. 이 가면을 라틴어로 가면이라는 뜻의 ‘페르소나(persona)’라고 한다. 여기서 인간이라는 영어 단어 손님이라는 뜻의 ‘person’ 파생했다. 원래 인간을 가면을 쓴 존재라 했다. 이는 가식적인 존재라는 말이 아니라, ‘우주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유일한 배역을 알고 있는지, 그것을 알았다면 최선을 다했는지를 묻는 존재’라는 뜻이다.

    

배우는 가면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몸짓과 목소리만으로 극중 인물을 표현하고 배역에 집중해 무아 상태에 진입하게 되면, 관객들 역시 한 순간 가면 뒤의 배우로 변모한다. 배우의 공포와 연민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객은 무대 위의 배우나 극중 인물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을 제 3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바로 이때 감정이입과 관조, 몰입과 성찰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을 관조라는 하는 것이다.

 

 

연극의 비극을 통해 함께 공포와 연민을 느끼면서, 동시에 나를 제 3의 눈으로 관조하게 된다. ‘극장’이라는 뜻의 영어 시어터(theatre)는 ‘무대에서 비극적인 상황에 빠져 고민하는 자기 자신을 관조하는 장소’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리스 시대에 그리스 비극이 상연되던 극장은 인류가 최초로 자기 스스로 제3자가 되어 자기 자신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대상의 본질과 주관을 떠나 냉정히 응시(凝視)하는 것, 즉,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바라보는 태도를 말한다. 객관적인 대상물인 산유화를 통해 한발 떨어진 자리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을 진리의 눈으로 바로 볼 수 있으며 창조의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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